리뷰

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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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3

속박과 의무에서 벗어나길 꿈꾸던 그녀들만의 유토피아

낯설고 어색한 그녀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한 건 남편에 대한 이야기와 아이에서 비롯되었다. 아이를 잃은 애비게일과 아이가 생기지 않는 탈리는 서로의 상황이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좋은 친구였다. 여기에 각자의 남편 다이어와 피니를 향한 섭섭함 등이 상대방과 더욱 친밀하게 만들었다. 남편 욕을 하기보다는 서운한 부분에 대해 말하며 서로에게 공감했고, 그렇게 다져진 우정은 애틋해져만 갔다. 두 사람의 우정이 다른 감정으로 변모하기 전까지 말이다. 그녀들이 살던 시대는 여성이자 아내의 역할이 분명했던 시기였다. 여자로 태어나 직업을 가지는 건 말도 안 되는 시대였고,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결혼과 출산의 의무를 져야 했다. 그러고 나면 집안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 건 천편일률적이었다. 경제권을 쥐지 못하기에 원하는 게 있어도 가질 수 없었으며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키우며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살아야 했다. 애비게일은 그런 시대에 조금은 저항적인 마음을 갖고 있었으나 다이어에게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적극적인 탈리가 그녀 앞에 나타나면서 눈이 트이게 된 것처럼 여겨졌다. 애비게일은 욕망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무채색이었던 삶이 탈리로 인해 색채를 갖게 되었다. 구시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피니의 아내가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탈리였다는 점이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여겨져 그녀의 삶이 가여웠으나 탈리 역시 애비게일로 인해 삶의 새로운 기쁨을 맛보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선 생각은 시대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나마 행복했던 그들의 유토피아가 '언젠가'가 아닌 '과연'이라는 의문으로 결말을 맞이한 게 애처로울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은 완전한 끝이 아님을, 다가올 유토피아를 염원하는 엔딩이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 <다가올 세상>은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감독의 이름은 낯설었으나 주연 배우가 익숙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여성 서사가 짙은 시대극이라 답답하기도 하고 조금은 해방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시대극이기에 당연했던 엔딩으로 안타까웠지만 희망의 불씨를 심어 놓아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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