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씨에이
2025.11.20
6.7/보다 거창하게 '아시아 프린스'의 꿈을 이뤄낸 평행세계 속 이광수의 로코 단독 주연작.
6.7/보다 거창하게 '아시아 프린스'의 꿈을 이뤄낸 평행세계 속 이광수의 로코 단독 주연작. / 장르가 코미디와 로맨스로 돼있길래 그냥 국제적인 스타 역할을 맡은 이광수가 베트남에서 국제 미아가 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 소동극으로 흘러가고 로맨스는 찔끔 거들기만 할 줄 알았음. 실제로도 전반부까진 통째로 그렇게 흘러가서 그냥저냥 식상한 코미디나 보여주다 말겠구나 싶었음. 허나 이후로 주인공이 커피 내리는 타오를 보며 반하는 듯한 클리셰 연출이 펼쳐지더니 슬슬 본격적인 둘의 로맨스 전개가 펼쳐짐. 사실 로맨스 장르로서 크게 눈에 띌 만한 그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산뜻하면서 무난한 로맨스 연출을 보여주긴 했고, 대부분의 장면이 베트남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전개되기에 어부지리로 시너지가 나기도 했음. 또한 그 로맨스의 주체가 예능캐로서의 이미지를 메타적으로 가져다 쓴 이광수 배우란 점도 제법 흥미로웠음.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등으로 익숙한 이광수가 예능에서의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품은 채 로맨스 전개의 주인공이 돼서는 무려 신데렐라 스토리 속 왕자님의 포지션으로 등장하고 있는 데다, 그가 로맨스 장르의 원톱 주인공을 맡았다는 것 자체도 꽤나 생소한 광경이기에 여러모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음. 한편으론 평행세계 속에서 아시아 프린스의 꿈을 좀 더 거창하게 이뤄낸 또다른 이광수의 모습을 보는 느낌도 들어서 더욱 흥미로웠고, 차라리 극중 캐릭터의 이름을 그냥 이광수로 하는 것도 괜찮았겠다 싶었음. /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영화의 유머는 전반적으로 상투적이고 유치한 편이라서 좀 아쉬웠음. 강준우가 국제 미아가 되는 과정이나 홀로 베트남 현지를 떠돌며 벌어지는 소동들은 별다른 맥락없이 그저 웃기기만 하려는 일차원적인 개그들 일색인 데다 타율도 좋지 못해서 별로였음. 타오의 친구 캐릭터들이 오두방정을 떨며 보여준 유머들도 다소 유치했으며, 잠깐씩 얼굴을 비춘 음문석 배우의 능청맞은 코믹 연기는 나쁘진 않았으나 좀 뻔하긴 했음. 그나마 실제로 예능에서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이 있었던 이광수의 이미지를 메타적으로 활용한 캐릭터와 유머는 조금은 식상하다 싶으면서도 내심 반가웠음. 스타병에 걸린 듯한 모습과 잘생김, 멋짐 등을 연기하는 이광수를 보며 예능캐로서의 본체가 떠올라서 이게 은근 웃음 포인트였음.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막판의 극적인 키스씬 역시 이광수 배우의 캐릭터를 의식한 듯 키스씬임에도 묘하게 노골적이고 우스꽝스러워 보이도록 연출한 듯했고, 그 덕에 로맨틱보단 웃음이 터져나와서 얼렁뚱땅 대책없는 로맨스 전개로 마무리되는 엔딩을 그나마 웃음으로 얼버무려주며 나쁘지만은 않은 끝인상을 남겼음. / 아시아 프린스라 불리는 국제적 스타라서 허름한 숙소에서도 사람들이 무더기로 알아보고 본인도 겁나 의식하는데, 또 평상시엔 얼굴 내놓고 거리를 활보해도 아무도 못 알아보고 본인도 신경을 안 씀. 아시아 프린스라는 유명 스타 강준우를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알아보고 있으니 당연히 베트남 현지의 누군가가 강준우를 찍어서 인스타 등에 올린 걸 매니저가 발견하고 강준우를 찾아낸다든지 하는 뻔한 그림도 없었지만, 대신 충분히 그럴 수 있음에도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 딱히 없으니 찝찝함이 남긴 했음. 한편 강준우가 유명하다는 것도 알았고, 본인이 돈을 갚겠다고 하는 데도 타오가 굳이 강준우에게 일을 해서 돈을 벌라고 하는 것도 좀 납득이 안 됐음. 준우가 타오에게 반하도록 만드는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도 굳이 그런 식으로 의문을 남기는 게 좀 작위적으로 느껴졌음. 후반부엔 폰을 고치고 매니저와 연락이 닿았음에도 준우가 응급 상황의 타오를 따라다니면서 한동안 굳이 폰을 꺼놓고 다시금 연락 두절 상태가 되는데, 둘의 막바지 감성 로맨스를 편리하게 전개하기 위해 작위적인 느낌과 찝찝함을 남기는 선택으로 보였음. 후반부 들어서는 두 주인공이 서로 자기나라 말로 대화를 하는 데도 슬쩍 진심 어쩌구 하면서 될 대로 되란 식의 이심전심 소통법을 써먹기도 함. 어쨌든 아무리 코미디 장르라고 해도 웃음 및 편리한 전개를 위해 개연성이나 디테일들을 희생시킨 경우가 적잖이 보여서 좀 아쉬웠음. / 강준우의 폰과 타오와의 스캔들을 빌미로 빌런 역할을 할 줄 알았던 조우진의 캐릭터가 딱히 별다른 악행을 저지르지 않은 채로 몰래 찍은 사진만 제공하고서 퇴장했음. 그마저도 폰 안에 있었을 사적인 내용은 건들지 않고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만 활용하는 나름 신사적인(?) 야비함을 보여줬고. 물론 뻔한 빌런의 뻔한 빌런짓을 볼 필요가 없다는 건 좋았지만, 결국 그 빌런짓은 강준우의 소속사 대표와 베트남 현지의 유튜버들이 대신해줬고, 그냥저냥 대충 두 사람을 갈라놓는 계기 정도로 비교적 평화롭게 소모될 뿐이어서 조금은 싱겁게 느껴지긴 했음. / 타오의 친구 역할을 맡은 배우 꾸 티 짜랑 한국의 김소은 배우가 살짝 닮아보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