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물들래
2020.07.15
14년간 함께, 또 엇갈리며 닮아가던 두 사람!
열셋, 운명처럼 칠월과 안생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일곱, 두 소녀 모두에게 첫사랑이 시작됐다. 스물, 어른이 된다는 건 이별을 배우는 것임을 알게 되고... 스물셋, 서로를 자신보다 사랑할 수 없음에 낙담하면서... 스물일곱, 칠월과 안생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했다. 14년간 함께, 또 엇갈리며 닮아가던 두 사람, 인터넷 문학에서 스크린 문학으로 펼쳐지는 칠월과 안생의 이야기, 그 두 소녀의 애틋하고 찬란한 청춘 앞에서 여러 가지 정서를 맛볼 수 있는 영화! 영화는 두 소녀의 열셋에서 스물일곱까지를 다루는데 숨차게 그들의 삶을 따라가면서 관객의 한 사람인 나는 희로애락애오욕 그 이상의 정서를 마주하게 됐다.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 속 대사가 많았다. 내 십대와 이십대를 반추하면서 안생과 칠월의 젊은 날의 초상을 만나 볼 수 있는 영화다. 인상 깊은 대사: 이 세상에서 널 사랑하는 건 나밖에 없어 - 칠월이 안생에게 그런 철학적인 질문은 하지 마 -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앞에서 안생이 늘 하는 말 안생아 넌 내 최고의 친구야 난 널 미워했지만 그래도 나한텐 너뿐이었어 - 칠월이 안생에게 내일 결혼식엔 오지 마, 난 날 완전히 사랑하지 않는 남자랑 평생을 살 수 없어 - 칠월이 가명에게 - 엄마 아빠가 원하던 그런 삶은 이젠 다 없어졌어. 미안해. - 조금 굴곡진 삶을 산다고 해서 불행해지는 건 아냐, 좀 많이 힘들 뿐이지. 어차피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항상 힘들 거란다. 다만 우리 딸은 안 그랬으면 좋겠어. (칠월의 엄마의 이 대사가 참 아프지만 고맙다) 칠월은 안생이 자기를 떠나서 슬펐던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었다. 타인을 자기 자신만큼 사랑할 수 없다는 것과 타인과 삶의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였다. 마지막 장 27살, 길 위에서. 칠월은 분명히 알았다. 그 순간부터 자신과 안생은 철저히 다른 삶을 살 거란 걸. 안생은 마치 안정된 칠월 같았고. 칠월은 떠도는 안생처럼 변해갔다. 칠월은 어디서 얼마나 있을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유롭게만 다니고 싶었다. 칠월은 닿았던 모든 곳에서 안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두었다. 그녀의 삶이 소설이 될 차례였다. 13살 때 안생을 만난 후의 모든 일을 소설에 담기로 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떠돌던 칠월은 알았다.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자기 그림자를 밟고 있는 이는 분명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안생일 거라는걸" 완결 거의 마지막 장면, 감독의 연출이 단연 돋보였던 장면/ 사진출처: 영화 관람 중 캡처 누군가의 그림자를 밟으면 그 사람은 평생 떠나지 않는단다. 영화 속에서 안생이 한 얘기다. 그 얘기를 칠월은 자신의 첫사랑 가명의 그림자를 밟으며 되뇐다. 결국 소설 속 칠월이 얘기했듯 자기 그림자를 밟고 있던 안생이 행복한 삶을 살 거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인가? 증국상, 이란 내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의 감독에게도 관심이 갔다. 최근에 그의 작품 <소년 시절의 너>라는 작품도 개봉했다는데... 그 영화 속에서 주동우의 연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이미 그 영활 관람한 사람들이 그녀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던데... 여배우로서의 특별하게 느껴지는 개성은 물론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이니 그녀의 미래가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작품의 원작은 실제 인터넷 문학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작가 '칭산'의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떠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될 거라는 걸 말이야. 내 몸이 증오스러워서 나 자신을 괴롭혔어. 나는 왜 칠월이 될 수 없는지, 왜 안생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거든. 칠월, 넌 많은 걸 가졌지만 나한테 그걸 줄 수는 없어. 난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고, 가질 수도 없었어. ... 가명은 우리가 사랑하는 남자야. 그리고 난 너를 사랑해, 칠월.” 59쪽 “아이를 낳고 나면 계속 떠돌아다녀야 할지 아니면 이제 멈춰야 할지, 모르겠어. 더 이상 너한테 상처를 줄 수는 없어. 아마 네 인생에서 난 가장 후회스러운 선택일 거야. 그때 운동장을 같이 돌자고 했을 때, 넌 날 따라오지 말았어야 해.” 61쪽 그날 밤 칠월은 안생에게 자신이 떠날 거라고 말했다. 그녀를 사랑해서, 그래서 그녀를 위해 죽을 때까지 떠돌아다니겠다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7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