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이트시네마
나이트시네마
2025.12.03
굳어버린 관계를 깨뜨리는 도발적이고 시끄러운 망치질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을 원작으로, 층간소음 문제로 얽힌 두 부부의 기묘한 저녁 식사를 그린 작품입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오직 네 사람의 대화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독특한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권태기에 빠진 아랫집 부부가 매일 밤 격렬한 소음을 유발하는 윗집 부부를 초대하면서 시작된 식사는, 예의라는 가면을 쓴 탐색전에서 점차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설전으로 변해갑니다. 쏟아지는 대사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삽입된 자막 연출은 텍스트의 타격감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대화극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영화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연출이 혼재하지만, 침묵하는 평화보다는 시끄러운 소통이 낫다는 메시지를 통해 현대 인간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결혼 생활의 권태와 모순을 겪어본 관객이라면 하정우 감독이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과 성숙해진 연출력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