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항빈
202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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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주 후'는 '28일 후'의 속편으로 분노 바이러스의 창궐 후 미군 통제 하에 꾸려진 런던의 격리 구역에서 다시 시작되는 악몽에 대한 호러 영화다. '28일 후'는 좀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작품이기에, 과연 그 속편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전편보다는 못하다는 말은 들었어도, 이 정도로 끔찍할 줄은 몰랐다. 첫 시퀀스부터 무언가가 이상했다. 호러물로서는 처음부터 화려하게 포문을 연 오프닝이었지만, 연출적으로는 최악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도저히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 편집은 초가 아닌 프레임 단위로 씬들을 쪼개는 듯 했으며, 분노 바이러스의 파괴성과 그 피해자들의 절박함을 표현하기보단 그냥 보는 입장으로서 어지럽고 짜증났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순간들이 한두번이 아니라 영화 내내 감독이 고수하는 스타일이다. 한 대화씬에서는 180도 법칙을 불필요하게 위반하는 동시에 교차 편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를 편집하는 도중에 편집실에서 분노 바이러스가 퍼졌나 싶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여기에 더해 좀비들의 습격이 일어날 때는 핸드헬드에 많이 의존하는 촬영 방식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 안 그래도 편집이 어지러운데, 짧게나마 있는 컷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으니, 이 영화를 보고 있는데도 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였다. 이야기 같은 경우도 우연적인 순간들이 너무 많으며, 허술한 개연성은 기본이다. 보는 내내 이해할 수 없는 전개들로 가득찬 최악의 각본은 대체 누가 왜 썼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이 영화는 전편의 성공을 등에 업은 상태로 고어와 스케일과 스펙터클만 늘렸을 뿐, 전작이 가진 스릴과 휴머니즘은 발뒷꿈치만도 못 따라온다. 아무리 빠른 좀비들이 등장하는 좀비물의 초기작 중 하나라고 해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부터 같은 시리즈의 영화인 '28일 후'까지 있는 좀비물의 카탈로그들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 연출과 이야기와 주제가 약한 것은 용서가 안 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배우로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필모그래피가 된 맥킨토시 머글턴은 현명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본인이 연기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다른 진로를 찾아간 점은 높게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