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항빈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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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교: 디텐션'은 비 내리는 밤에 황폐화된 학교에서 깨어난 두 학생이 그곳의 귀신들을 만나게 되는 호러 영화다. 원작 게임을 안 해본 사람으로서 호러 장르와 대만의 현대사가 조화된 이 영화의 주제는 상당히 신선했다. 얼핏 보기에는 그저 또 하나의 학교 배경 공포 영화처럼 보였지만, 금새 영화는 시대적 배경과 밀접히 연관된 이야기임을 밝힌다. 대만의 현대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얼핏 봐서는 우리나라의 70~80년대 독재 정권 시절과 비슷한 환경인 것으로 파악했다. 주인공들의 심리와 트라우마를 공포적인 요소들로 표현하는 이 영화는 한편으로는 현실과 악몽이 공존하는 '사일런트 힐'스러운 면모도 있었다. 억압적인 환경 속에 갇힌 고교생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역사적 맥락과 그 안에 사는 인물들의 심리를 호러 장르로 표현하며, 밝은 대낮의 학교와 어둡고 음산한 기운이 맴도는 밤의 학교를 잘 대비하며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미스터리를 전개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호러라는 장르적 정체성과 독재 정권의 잔인함이라는 메세지를 아주 잘 조화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원작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너무 잦고 많은 분량의 플래시백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영화는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역사 드라마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귀신들이나 괴물이나 배경 같은 호러 요소들의 미스터리나 의미들이 너무 빠르고 쉽게 해소되며, 더 이상 공포 영화로서의 장르적 오락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뒤로 갈수록 공포 영화라는 영화의 장르적 정체성이 애매하게 붕 떠버리게 됐다. 인물들의 사연과 그로 인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은유이며 상징인 이 영화의 호러에 대한 많은 것을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털어 놓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