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씨에이
2026.04.14
8.5/한국 공포영화계의 전투력 측정기이자 한국형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기준점.
8.5/한국 공포영화계의 전투력 측정기이자 한국형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기준점. / 개봉 후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2026년에 이르러선 어엿한 한국 공포영화계의 준수한 범작으로 평가 받으며 전투력 측정기의 위치를 꿰찬 듯함. 한국 공포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곤지암>보다 재밌는지 아닌지를 물으며 판단의 척도로 삼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임. 또한 <곤지암> 이전에도 파운드 푸티지 장르를 차용한 한국 공포영화들이 종종 있긴 했으나, <곤지암> 이후로 유사한 스타일을 띄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 영화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한국형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기준점이라 봐도 괜찮을 듯함. / 진짜로 기대 안 했음. cgv앱 둘러보다가 주말에 스크린x로 8000원에 볼 수 있다길래 그냥 한 번 본 것임. 다 보고서 드는 생각은 엄마랑 같이 볼걸. 엄마가 공포영화를 좋아하심. / 개인적으론 공포영화 별로 안 좋아함. 분위기나 아이디어, 보이지 않는 무형의 어떤 것으로 공포를 주는 영화는 거의 없고 그저 깜짝 놀래키는 것만을 업으로 삼는 영화가 대부분이니까. 내 돈 주고 제발로 놀라러 가는 게 돈 아깝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놀이동산도 안 좋아함. / 촬영장소는 곤지암이 아니라고 하던데 미술팀 칭찬 받아야 할듯. 상당히 그럴듯함. 귀신들 분장이나 등장도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해서 좋음. 그냥 무섭고 징그럽게만 나오지 않고, 주온이나 링의 귀신들처럼 이 영화만의 시그니처가 만들어진 느낌. 특히 그 눈 시커멓게 변하고 소소소소소거리는 귀신. 굉장히 인상깊다. / 중반부 직전까진 예상대로 별로였음. 일단 헐리웃 공포영화를 벤치마킹한 듯 젊은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과 흥겹게 이동하는 모습들. 좀 어설퍼 보였음. 그리고 방송같은 건 안해봤을 일반인 멤버들이 멘트를 너무 매끄럽게 잘 쳐서 오히려 어색하고 리얼함이 떨어졌음. 근데 중반부 이후부턴 완전 몰입함.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두려우면서도 은근히 공포를 기대하고 있는 나를 발견. 이렇게 몰입할 수 있는 공포영화는 진짜 흔치 않다고 생각함. 깜놀보다 깜놀 전후의 상황이 더 무서운 그런 영화야말로 진짜 무서운 영화임. / 영화 보고나서 누가 만들었나 찾아보니 정범식. 영화 <기담>은 못 봤어도 그 명성만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무서운 이야기2>의 <탈출>을 연출한 감독임을 알고는 역시! 했음. <탈출>은 공포와 웃음의 투 래빗을 제대로 잡아낸 수작이었기에 정말 몇 번은 돌려본 작품임. 진짜 사람들 말처럼 정범식 감독은 한국 공포영화계의 희망이라 할 수 있겠음. / 극중 인물명을 실제 배우들 이름으로 설정한 영화는 거의 처음보는 것 같음. 다큐멘터리 영화나 유명인사의 카메오로만 볼 수 있는 모습인데, 뭔가 감독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을 배려해 준 느낌이라 훈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