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항빈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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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일본의 제국주의에 맞서 70년대에 전범 기업들을 대상으로 폭탄을 터뜨린 무장 단체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이런 조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꽤나 새롭고 놀라웠기 때문에 이들이 어떤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가 상당히 궁금했으나, 안타깝게도 영화는 그러한 정보들을 허술하게 전달한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일원들을 만나서 취재하는 이 영화는 그들이 그 당시에 갖고 있던 사상들과 이념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다시 되돌아보는 그들의 활동들과 생각들을 보여주며, 전쟁의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는 일본 사회와 일본인들이 충돌하는 광경을 담는다. 2차대전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된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침략에 대한 일본의 미화와 동경에 대한 비판을 하는 그들이 왜 폭력적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영화는 그들의 목소리로 들려주며, 그들이 치룬 희생과 고통과 후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상당히 흡입력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구성이다. 인터뷰들을 루즈하게 편집하기도 했지만, 보이스오버를 통해 무언가를 읽어주는 씬들이 너무 많아 내가 지금 영화를 보는 것인지 오디오북을 듣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 였다. 구조적으로도 영화의 첫 부분과 가운데 부분과 끝 부분을 대충 뒤죽박죽 섞어도 지금의 모습과 흐름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을 정도로 영화는 횡설수설하는 듯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좋은 이야기가 끔찍한 스토리텔링으로 망쳐진 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