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2026.04.22
블룸하우스의 구토 유발 가족 호러
케이티가 돌아온 후 가족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케이티가 기도를 하는 할머니의 얼굴을 들이받는 정도의 해프닝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휠체어를 벗어나 혼자 움직이다 못해 네 발 걸음으로 기괴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케이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역겨운 짓을 하거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보여 질겁하게 만들었다. 나는 비위가 강한 사람이라 그런 걸 봐도 그저 구역질 난다는 생각만 할 뿐이지만, 비위가 약한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중간에 뛰쳐나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간식 따위를 먹으면서 볼 생각은 아예 접는 게 낫다고 본다. 케이티의 가족이 미이라의 가정 파괴에 당하고 있을 때 카이로에서는 자키가 수사를 진행하며 진실에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진실을 알게 된 자키가 미국에 와서 케이티의 가족에게 자신이 본 걸 알리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절정에 다다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헛웃음이 났다. 케이티에게 무엇이 씌었든 그 목적은 가정 파괴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전개에서 영화는 제작사인 블룸하우스가 몇 년 동안 추구하고 있는 가족 호러로 향해 한숨이 나오게 했다. 최근 블룸하우스의 영화를 모두 챙겨 본 건 아니지만, 감상한 작품들은 대체로 가족 호러이고, 그중에서 2년 전에 개봉해 욕을 바가지로 했던 모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전개로 이어져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나마 결말에는 한 번 더 비틀어서 그 식상함이 조금은 덜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좋은 감흥을 남긴 건 아니었다. 자극적인 부분에만 집착해 구역감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여느 B급 호러와 다를 바가 없는 영화였다. 브렌던 프레이저와 레이첼 바이스가 출연했던 <미이라>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진 않지만, 그래도 어릴 때 꽤 재미있게 봤던 어드벤처 영화라는 걸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2017년에 개봉했던 톰 크루즈의 <미이라>와 거의 동급으로 보인다. 2017년의 <미이라>와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분명 표방하는 목표가 다른 작품이지만, 나한테는 비슷한 감흥을 준 영화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별로라는 뜻이다. 차라리 1999년의 <미이라>를 다시 보는 게 훨씬 즐거울 듯싶다. 영화는 별로였어도 케이티를 연기한 나탈리 그레이스의 열연만큼은 대단했다. 너무 고생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