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청훈
2020.08.31
스포일러 주의!
과거와 현재 그 사이를 걷는 방랑자
후쿠오카 2020.08.27. 과거와 현재 그 사이를 걷는 방랑자 극 중 캐릭터의 이름을 잘 짓지 못하는 장률 감독은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 ‘야마모토 유키’ 각각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 캐릭터로 만든다. 그렇기에 어쩌면 친근하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극 중 가상의 인물이 서로 실제 배우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게도 친근하면서도 낯설다. 소담은 중국인과 서로 다른 언어로 아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참 차분하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연출과 함께 복강(福岡)이란 행복의 언덕을 후쿠오카(福岡)라는 장소에 빗대어 4명의 인물의 기괴하지만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나간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후쿠오카>라는 영화를 감상하며 참 꿈같은 불투명한 이야기구나 싶었다. 익숙하면서도 어색하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 우리가 꿈을 꿀 때 그것도 아주 생생한 꿈을 꿀 때 참으로 편안하고 이게 현실인가 싶기도 하다가 불현듯 현실과 다른 어색하면서도 의문점이 생기는 특정 부분을 인식할 때 우린 이게 꿈이라고 인식하며 꿈을 꾸거나 잠에서 깬다. <후쿠오카>는 참으로 편안하며 어딘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이국적인 느낌이 강한 미장센과 인물과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카메라 연출과 함께 영화에 이미 소개된 배경을 왜곡시키면서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부분을 일부러 연출시킨다. 마치 꿈만 같다. 이는 동시에 ‘장률’ 감독의 오래된 버릇이 아닌가 싶다. ‘소담’, ‘제문’은 ‘해효’가 운영하는 ‘들국화’라는 술집을 찾는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가수 ‘들국화’의 노래다. 어쩌면 황혼에서 아침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모호한 세상인 꿈을 그린 것은 아닐까... [인도(引導)] 장률 감독의 영화는 참으로 시인 ‘윤동주’와 연이 깊다. <후쿠오카> 역시 ‘자화상’, ‘사랑의 전당’과 같은 시가 영화를 전반적으로 관통하며 시인 ‘윤동주’와 깊은 유대를 형성한다. [순아 너는 내 전(殿)에 언제 들어왔던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에 들어갔던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은 고풍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 순아 암사슴처럼 수정 눈을 내려 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르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윤동주 – 사랑의 전당 中 극 중 ‘해효’와 ‘제문’은 28년 동안이나 서로를 미워할 만큼 동시에 처절하게 사랑했던 여자 ‘순이’를 향해 시를 낭송한다. 이 도시에서 ‘윤동주’의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인 ‘윤동주’를 위로하는 것은 아닐까... 영화 <후쿠오카>가 시인 ‘윤동주’ 앞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