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8.7/내 인생을 초라하게 만든 너의 미친 계획들이 그렇게 지겨울 수 없었는데 막상 못 듣는다 생각하니 여간 허전하고 그리운 게 아니어서 기어코 다시 들어야 될 것만 같.

<너바나 더 밴드 :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돌> 8.7/내 인생을 초라하게 만든 너의 미친 계획들이 그렇게 지겨울 수 없었는데 막상 못 듣는다 생각하니 여간 허전하고 그리운 게 아니어서 기어코 다시 들어야 될 것만 같. / 영화 초반부터 17년째 불발 중인 고작 동네 공연장에서의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360m 높이의 초고층 빌딩에서 돔 경기장 안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는 미친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 드는데, 당연히 제지당할 줄 알았지만 정말로 점프를 뛰어버림. 그리고 이후엔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보고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타임머신이 진짜로 작동해 버려서 17년 전의 과거로 갔다가 많은 것들이 바뀌어버린 현재로도 오는 등의 괴랄한 시간여행을 성사시키기도 함. 또한 재차 시간여행을 시도하기 위해 그 동력인 번개를 끌어오고자 고층 빌딩 꼭대기의 피뢰침에서 길거리의 캠핑카가 있는 곳까지 전기 리드선을 연결하는 미친 짓 또한 실천함.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과거의 자신들과 만나거나 과거에서 다투고서 홧김에 저지른 일로 미래를 크게 바꿔놓기도 하고, 겁나 유명한 락스타가 되기도 하고, 실수로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고 도망자 신세가 되거나 오비츠라는 단종된 음료에 정말 번개가 함유돼 있었음을 발견하기도 함. 솔직히 따지고 보면 개연성이고 현실성이고 무시해 가면서 제멋대로 설정하고 강행시킨 되도 않는 지랄맞고 괴랄한 이야기이긴 함. 허나 이를 모큐멘터리 형식을 십분 활용한 다채롭고 신박하며 뻔뻔하고 병맛스러운 아이디어 및 연출들을 통해 얼마든지 비틀고 극복해내며 구태여 묻거나 따지고 싶지 않은 유쾌한 웃음을 유발해냈고, 시간을 넘나들면서도 기어이 지켜낸 둘의 깊은 우정을 통해 감동까지 자아냈음. / 초반 스카이다이빙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을 묵묵히 따라다니던 카메라맨이 검색대에 잡히거나 점프를 뛰는 두 사람이 카메라에서 멀어지자 마이크 수음이 제대로 안 되며 뚝뚝 끊기는 상황이 그대로 담기는 등의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됨. 모큐멘터리 형식인 듯보이는데, 극중 인물로 인정되는 건지 잘 모르겠는 카메라맨들이 극 안팎을 넘나들며 수시로 등장하거나 주인공들의 질문에도 짧게 대답하는 등, 극 밖의 인물이어도, 극 안의 인물이어도 어이없고 황당한 연출을 보여주고, 그 병맛스러움에 절로 키득거렸음. 또한 섭외됐거나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합은 물론이고, 찐으로 실제 거리의 일반인들이 등장해서 주인공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찐텐 리액션을 보여주는 식의 연출이 펼쳐지기도 함. 한창 대사를 치다가 갑자기 카메라를 쳐다보며 대놓고 <백 투 더 퓨처>의 저작권 문제를 언급하거나 극장 안에서 보고있을 관객에게 말을 걸며 제 4의 벽을 서슴없이 넘나들기도 함. 하여튼 모큐멘터리 형식을 신박하게 잘 활용한 데다 병맛스러움까지 듬뿍 첨가한 유쾌하고 흥미롭고 재미난 연출들이었음. / 너저분하고 자유분방하게 제멋대로 흘러가는 듯보이면서도 생각보다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싶었음. 앞서 스치듯 보여줬던 장난감 총은 이후 총기 사고를 유발하며 제이 맥케럴이 과거로 가야만 하는 명분을 만들어줬고, 초반에 보여준 미친 스카이다이빙 씬 역시도 후반부 클라이맥스 속 맷의 극적인 스카이다이빙 탈출의 복선이 됐음. 또한 모큐멘터리 형식 하에서 광장 속 맷에게 헛소리를 중얼거리던 남성과 같이 찐 일반인처럼 보이도록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를 배치해놓는 등의 설계를 보여주기도 함. 이외에 CN타워와 돔 경기장, 토론토 시측과도 아마 긴밀하게 협의했을 것이고, 영화 <빽 투 더 퓨처> 측과도 저작권 관련 협의를 성공적으로 조율했을 것이며, 제이 맥케럴이 유명 락스타가 됐음을 어필하는 여러 패러디 및 까메오 출연 역시도 철저하게 준비를 해놨겠고, 길에서 마주친 라쿤과도 분명 협의를 진행한 상태였을 것임. 특히 제이가 유명 가수가 된 미래 속 연출들이 병맛스러우면서도 제법 그럴싸해서 '어떻게 한 거지?' 싶은 모습이 더러 보였음. 길거리의 전광판 광고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하는 모습, 아카데미 시상식 패러디에 잘은 몰라도 캐나다 쪽에선 유명한 듯보이는 유튜버나 팟캐스트 쇼 등을 통해서도 제이가 매우 유명한 톱스타임을 어필하고, 잠깐이지만 대규모의 투어 콘서트 상황을 리얼하게 연출해 놓기도 함. 보면서 잠깐잠깐씩 진짜 제이 맥케럴이란 배우가 캐나다에선 매우 유명한 탑급 스타인 건가 의심될 정도였음. / 제목 어그로로는 거의 끝판왕급인 영화라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음. 무려 106자나 되는 데다 애매한 지점에서 끊겨버리는 어이없는 패기까지. 영화 자체도 병맛스러운 감성의 코미디 장르라길래 원제도 이런 식으로 제목 어그로를 끄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으로 수입해 온 빠더너스가 지은 부제였고, 원제는 생각보단 평범했음. 뭔가 병맛 어그로 제목의 패기가 원조에서부터 쭉 이어져온 건가 하고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아서 살짝 아쉬웠음. / 제이 맥캐럴 역의 제이 맥캐럴은 뭔가 배우 팀 로스의 살짝 길어진 버전을 보는 듯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