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2026.05.28
근미래의 관점으로 본 공존의 방향
휴머노이드 카케루가 집에 왔을 때 오토가 '어린 왕자'를 읽어주며 상자 속의 양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초반에 등장했다. 원하는 양을 그려달라고 하는 어린 왕자의 요구에 지친 조종사가 상자를 그려주며 그 안에 네가 원하는 양이 들어있다고 하는 부분이었다. 그걸 보며 오토와 켄이 원하는 아들 카케루는 저마다 다른 게 당연하고, 휴머노이드 카케루는 그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일깨우는 거라 여겨졌다. 그건 카케루가 제작된 휴머노이드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토의 엄마가 원하는 첫째 딸과 둘째 딸, 그리고 오토 자매가 원하는 엄마의 역할이 저마다 다르다는 걸 말하고 있기도 하다는 걸 영화가 어느 정도 흘러간 뒤에 알 수 있었다. 상자 속의 양은 그 상자 안에 있을 때에만 어린 왕자와 같은 한 개인에게 만족을 주는 건데, 오토와 켄은 상자를 열고 카케루라는 양을 꺼냈기에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일상의 반향으로 점점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영화가 흘러가면서 상자 속의 양이 카케루일 뿐만 아니라 오토와 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었다는 걸 보여주며 놀라움을 안겼다. 인간이 주체가 되었을 땐 휴머노이드는 당연히 객체지만, 자연이라는 거대한 주체를 놓고 보면 인간이며 휴머노이드며 모든 생명체가 객체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객체인 이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를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며 살아갈 게 아니라 융화되어, 유기적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건축가인 오토가 유리와 나무로 융합한 집을 만들기를 원하는 것처럼, 죽은 나무도 살아 있는 소리를 낸다는 가르침을 받은 켄처럼, 그리고 휴머노이드와 인간 아이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상자 밖을 나온 양들은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마음을 품고 함께 살아가기 마련이었다.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이해는 됐다. 공존하는 세상에 대해,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을 지닌 AI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과정과 방식이 공감하기 어려웠다. 전조도 없이 캐릭터의 감정이 완전히 뒤집혀 의아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 있었고, 휴머노이드와 관련된 몇몇 장면은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카케루 관련 부분까지 등장해 영화의 설정이 번다하게 보였다. 그로 인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