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로화기운을채우자
2026.06.02
몇 년 전부터 ‘관계’라는 주제에 몰두해 있다.
몇 년 전부터 ‘관계’라는 주제에 몰두해 있다. 건강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인생의 목적인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불안정하고 건강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여지를 주지 않고 관계를 멀리한다. 특히 애인이 있으면서 은근히 접근하는 사람들, 기존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책임을 다 하지 않고, 좋은 게 보이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욕망을 보면 그 마음이 너무 징그럽고 파괴적이라 뒤도 안보고 도망친다 . 가까운 몇명의 친구들도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며 파트너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서 투박한 방식으로 관계를 정리했다. 주말에는 본가에 가서 엄마와 침대에 누워 대화했다. 엄마는 누나가 본인한테 너무 함부로 하는 게 원망스러운 것 같았다. 나는 누나가 엄마가 미워서가 아니라, 가까스로 획득한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 소중하고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자기 삶을 지키고 싶은데 엄마가 또 누나의 삶을 흔들까봐 무서워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빠의 감정 폭력에 지쳐 바람을 피며 우리를 너무 쉽게 놓아버려서 , 우리를 지키기 보다는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도망쳐서 나도 상처가 있다고 했고. 엄마는 이야기를 피하고 싶어했고, 나는 엄마가 누나의 상처를 봐야 누나가 덜 원망스러울 거라며 피하지 말라고 했고,엄마는 수동적으로 나를 공격했고, 나는 이런 여인에게 자란 내 어린 시절이 다시 보여서 눈물이 났다. 엄마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만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울었다. 나는 잠이 안 왔고 아침이 되자마자 엄마의 상처를 헤집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내가 엄마여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진심이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인간적인 욕망은 너무너무 이해한다. 그럼에도 ‘정말 그거 외에는 선택이 불가한 상황이었나’ 생각한다. 더불어 ‘내가 상처를 받더라도 사람 간의 최소한의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 왜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는지 생각한다. 나도 연애를 하며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어서 이 질문이 가깝게 느껴진다. 몇가지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아마 이 질문을 피하고 싶었을 것 같아서, 정말 중요한건 운인가 다시금 생각하고. 넷플릭스에서 대충 평점 높은 영화를 골라 이걸 봤는데 엄마가 바람피는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인 아들이 힘들어하는 게 너무 쉽게 공감되고, 또 오늘 이걸 본 게 신기하기도 해서 영상을 멈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