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샤일록
2026.06.11
기회는 거칠 게 없는 지금뿐, 그러니 뒤돌아보지 말고 훔친 듯이 달려
존 카니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이 영화만의 개성을 만드는 가장 큰 차별점은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10대라는 점이다. 아직 자아가 완전히 확립되지도, 세상의 쓴맛을 충분히 맛보지도 않았기에, 여기 주인공 '코너'는 무엇이든 쉽게 흡수하고 즉흥적으로 시도한다. 그래서 듀란 듀란의 음악을 들을 땐 화려한 화장과 세련된 팝 사운드를 차용하고, 더 큐어를 접하고 나서는 거칠고 반항적인 고스 룩을 입는 등, 영감받는 밴드에 따라 코너와 그의 밴드 '싱 스트리트'의 추구미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이 재미를 주었다. 코너의 첫사랑이자 뮤즈인 '라피나'의 입을 통해 언급되는 'Happy Sad(행복한 슬픔)'는 영화 전체의 톤앤매너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코너가 처한 현실은 전반적으로 암울하다.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 아일랜드는 극심한 불황으로 미래가 불투명했고, 많은 청년이 꿈을 찾아 영국으로 탈출하던 시기였다. 가정은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위기로 인해 불안한 상태이고, 학교 역시 폭력과 권위적인 시스템으로 코너를 짓누른다. 이렇듯 어두운 현실은 경쾌한 음악들과 대비되며, 슬픈 인생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아 노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의 대표곡인 'Drive It Like You Stole It' 시퀀스는 이러한 Happy Sad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압축하고 있으며, 엔딩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10대 록밴드라는 그릇의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원스>와 <비긴 어게인>만큼의 여운을 느끼진 못했다. <원스>의 'Falling Slowly'와 'When Your Mind's Made Up'이 품은 애틋함과 체념, <비긴 어게인>의 'Lost Stars'가 가진 처연함은 이미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깨져본 어른들이 불렀기에 비로소 가능했고, 심장을 파고들었다. 반면 <싱 스트리트>의 음악은 치기 어린 열정과 저항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인물들이 짊어진 인생의 무게가 다르다 보니, 영화가 남기는 잔상 또한 상대적으로 얕고 가볍게 다가왔다. 물론 <싱 스트리트>에는 어른들에게는 없는 청소년만의 활기와 무모함이 있지만, 전작의 감성을 대체하기에는 체급의 한계가 확연히 드러났던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