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말보다 몸으로 감각하는 창작자 미야케 쇼.

'영화에 관한 영화'를 말할 때 눈을 빛내며 열변을 쏟아내는 시네필들을 보면, 역시 나는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한 발짝 멀어지는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야케 쇼는 시네필 감독이고, 나는 '우표 수집형' 영화팬인 것이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서도 두드러졌던 미야케 쇼의 '감각하는 쇼트'들은 특히 여행이라는 소재를 만나 관객을 스크린 안으로 퐁당 빠뜨려 놓는다. 슬럼프, 혹은 그보다 큰 무언가에 사로잡힌 각본가는 언어를 탈출해 보려고 하지만 결국 필요했던 것은 한바탕 몸을 움직이는 것, 그리고 생활의 먼지를 청소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김태리보다도, 박소담보다도 어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심은경의 연기와 존재감, 무엇보다 어느 나라 어떤 감독의 세계에도 분명히 녹아드는 테크닉이 놀랍다. 양국의 명감독들과 일하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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