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2026.10.08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우리의 꿈을 향해 걷다
꿈이라는 건 참 묘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스스로를 연마하고 자신이 정한 어느 정도까지의 기준에 이르렀을 때 남은 건 이제 꿈이 현실이 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기회를 잡든 스스로 기회를 만들든 꿈은 머지않았을 거라 여긴다. 그러나 같은 꿈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그 꿈은 어느새 멀어지곤 한다. 상대의 월등한 면이 눈에 들어온 후 나의 꿈에 닿지 못할 듯한 기분이 들어서 전보다 더 열심히 애를 쓰는데도 라이벌에게는 발끝도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로 인해 결국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꿈을 포기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 속 후지노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뻔했다. 쿄모토는 학교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그렇게 멋진 그림을 그려 꿈에 부푼 후지노를 땅으로 끌어내리고 말았으니, 후지노 입장에서는 쿄모토가 미우면서도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다 정작 마주쳤을 때 쿄모토는 자괴감을 느끼던 자신과는 달리 후지노의 그림 실력을 칭찬하는 순수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쿄모토의 말로 인해 후지노는 자신이 없던 스스로의 꿈을 다잡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쿄모토에게도 후지노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한 동반자이면서도 그녀를 다시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교 거부를 하고, 많은 사람이 있는 곳을 어려워하던 쿄모토는 밝고 긍정적인 후지노 덕분에 집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스스로 세우는 등 능동적인 사람으로 거듭났다. 둘의 관계가 그렇게 서로에게 긍정적이기만 했다면 좋았을 테지만, 한순간의 오해로 같이 걷던 꿈은 이제 함께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사건으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사실은 여전히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가슴이 무너지게 만들었다. 따로가 아닌 함께 걷는 꿈이었는데 후지노와 쿄모토는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느라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너무나 사무쳤다. 그럼에도 꿈을 향해 여전히 함께 나아간다고 말하는 듯한 뒷모습이 짙은 여운을 남겼다. 앞으로도 두 사람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꿈을 이룰 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