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박성현
박성현
2020.09.29
톰 행크스 만세. 자유 만세. 미국 만세.
영화는 크게 변호사 짐 도노번이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을 변호하며 법정 영화의 느낌을 주는 전반부와 그 이후 소련과 동독에 각각 억류된 미국인 인질을 루돌프 아벨과 교환하는 협상에 힘쓰는 후반부로 나뉜다. [스파이 브릿지]를 관통하는 가장 큰 힘은 톰 행크스가 갖는 상징성에 있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의 제임스 스튜어트나 [앵무새 죽이기]의 그레고리 펙 그리고 [12명의 성난 사람들]의 헨리 폰다를 합쳐놓은듯한, 조금은 소시민적이지만 양심적이고 미국적 정신과 원칙에 충실한 백인 남성의 이미지를 골수까지 우려내며 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과 공산권의 비인간성을 비판하는데 사용한다. 하지만 영화가 만들어진 2015년에 그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야할 필요가 있었을까? 냉전이 끝난지 20년도 넘었고 '이상한 베를린의 톰행크스'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헌법적 가치의 우월성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 구조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탓에 법정의 분위기도 냉전 첩보전의 분위기도 오래된 필름처럼 바래져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시대 배경으론 링컨이나 쉰들러 리스트보다 가까운 시대임에도 영화가 담고 있는 정신은 더욱 오래되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