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윤수원
윤수원
2018.03.06
이 시대에 판타지가 필요한 이유.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것 없는 성과주의 사상,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잘못된 시선들. 성과를 중요시하는 사상에서 타인은 그리 중요치 않다. 백인은 흑인을 배척하고 성과는 과정을 배척한다. 그 과정의 결과물은 극중 흑인 여성 청소부인 '젤다'와 학대를 받는 괴생명체이다. 제목의 의미는 이쯤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해석하자면 물의 형태: 사랑의 모양이다. 물의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사랑의 모양과도 같다. 어떠한 관계에서 형태는 중요치 않다. 진실된 감정이 있는데 형태가 장애물이 될 필요는 없다. 영화의 인물들을 사회적 약자로 설정하여 이들끼리 소통하고 초월할 수 있는 무언가는 사랑을 뜻한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현실 세계에서 초월하기란 쉽지 않을 테니까, 영화에서만큼이라도 이룰 수 있도록. 냉전 시대로 영화가 텔레비전에 밀리고 사회적 약자가 여전히 세상으로부터 밀리며 유일한 이들이 소통하고 공존하기 위해선 판타지가 필요하고 이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다. 불가능을 생생하게 실현하고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며 우리를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게 만드는 마법이자 판타지. 어쩌면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