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뻔하지만 진부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쉽게 읽히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기분 탓인지 스스로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이라 그런지 따뜻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보고 싶었다고 할까. 그렇게 해서 선택한 영화가 <담보>였다. 하지원 배우를 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아역배우 박소이 양을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한 결정적인 요소는 다름 아닌 아역배우 박소이 양이였다. 지난 7월 개봉한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던 배우였기 때문에 <담보>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_ <담보>의 간단하게 줄거리를 추려보자면, 떼인 돈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게 된 두식과 종배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_ <담보>는 일반적인 가족의 서사가 아니라는 점과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 오가는 따뜻한 소통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특별하다. 오로지 세상에서 돈밖에 몰랐던 두식과 종배가 돈보다 더 소중한 인연을 만나 하나씩 변해가는 모습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마음이 더 뭉클해질 것이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승이의 모습은 덤. 영화 내내 힐링이 된다. 정말 대성할 배우임을 확신한다. _ 하지만 다소 아쉬웠던 점은 두식과 승이의 관계를 너무 부드럽게만 그려내려고 했던 점이다.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만 전하고 싶은 영화의 의도는 너무 잘 알겠으나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9살 승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더 세세하게 짚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그에 부딪히는 두석과 승이의 갈등을 조금 넣어주었다면 현실적이고 더 마음에 와닿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_ 서로를 향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남기며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 추석 시즌에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 개봉 시기가 정말 좋았다고 본다. 그동안의 JK필름의 작품들 중에서는 생각 외로 꽤 자연스러운 감동을 주었던 영화. _ (번외) 극장 밖을 나오면서 정(情)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고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줘도 닳지 않는 유일한 감정. 가끔 세상에 정나미가 떨어져도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가장 아름다운 암묵적인 대화. 정(情)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받기 위해서, 때로는 확인하기 위한 과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