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blue
2020.10.27
나만의 지도
영화 <행복캠프>는 '행복'이 재단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다. 주인공 아비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보금자리와 규칙적인 생활, 그 안에서 맺어진 인연들을 보여주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이라 일컫는 모습들이 인위적으로 주어졌을 때 우리는 과연 그것을 행복이라 부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빅데이터는 쉴 새 없이 아비의 마음을 숫자로 정의하고, 행복지수를 올릴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비의 행복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갖춰진 집보단 재개발로 인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낡은 아파트가, 수없이 많은 사람과의 심리적/육체적 관계보단 하루의 끝을 소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존재가, 지난 추억을 통해 만들어진 오직 아비만의 행복의 기준이었다는 것을 삶이 아닌 죽음의 행복을 택한 이를 보며 점차 깨닫게 된다. 더한 행복을 위해 떠난 여정이, 오히려 지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게 된 것이다. 늘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을 맞추며 온기를 나눠주던 아비는 정작 본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모른 채 살았지만, 이제는 안다. 다수의 사람이 걷는 길을 보고 만들어진 표지판이 아닌, 자신만이 펼칠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는 걸. <행복캠프>엔 어두운 음모도, 거대하고 복잡한 세계도 담겨 있지 않다. 어쩌면 조금은 단순하고 착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행복에는 각자 다른 기준이 있고, 그것을 따라가는 방식 역시 모두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밝고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대칭의 구조와 톡톡 튀는 색감, 귀여운 고양이의 대거 등장(?)까지. 보는 재미 역시 충족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따뜻함을 얻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