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Lion Kid
2018.03.08
<소박하지만 찬란한 기적> '어기의 미래를, 그리고 미래의 어기를 응원해.' "큰 틀에서의 세상은 바뀔 수 없겠지만, 선한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과 노력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빛날 수는 있다. 영화의 주인공 어기가 앞으로 '꽃길'만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그에게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괴롭고 슬프면서도 외로운 순간들이 끊임없이 찾아올 테고, 남들도 한 번 쯤은 마주하게 되는 그것들이 유독 어기에게는 더욱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다. '으레 겪어야 할 것'이, 누군가에게는 무척이나 벅차고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기는 자신의 외모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라고, 투쉬맨 선생님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 줄리안과 그의 부모를 앞에 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줄리안의 부모는 뻔뻔스럽게도 자신 아들의 과오를 인정치 않았다. 어기가 앞으로 마주할 세상에는 줄리안의 부모같은 이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인 줄리안은 머뭇머뭇 투쉬맨 선생님에게 잘못을 구한다. 자신의 부모로 대표되는 기성 세대의 폭력적인 선입견과 뻔뻔함을, 아마도 줄리안은 더 이상 답습하지 않을 테다. 우리는 이를 '희망'이라고 부른다. 기적을 이루는 주요한 재료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으로 빛날 수 있다는 희망, 다시 그 희망이 모여서 세상이 조금씩 변할 수 있다는 희망. 추측이지만, 영화 말미에 어기의 어머니가 어기에게 '너는 기적같은 아이'라고 한 것은, 비단 그녀가 어기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했던 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어기는 단순히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게 아니라, 그들과 상호작용했고 함께 자랐다. 세상에 내딛은 어기의 첫 발은 따뜻한 진동으로 주위에까지 퍼졌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기와 함께 성장한 어기 및 주위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기적'이라는 말을 꺼내었을 테다. 정확함에 근사하려고 애썼던 노력과, 그 노력에 화답한 희망. 기적의 다른 이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