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JH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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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일본의 억압적 문화와 그로 인한 양면성.

성인 지향 배우로 전향하며 무너지는 아이돌과, 아이돌의 이미지에 집착하는 스토커. 두 광기의 앙상블. 주인공도 관객도 어느 것이 현실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영화적 연출의 트릭들이 화려하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일본 대중문화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정신병적 감성의 영화이기도 한데, 일본의 억압적 문화와 그로 인한 양면성을 통해 그 기원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일본문화는 수많은 측면에서 양극단이 동시에 존재하는 기이한 문화다. 완전히 순수한 이미지의 아이돌과 누드 배우가 동시에 대중적으로 소비되면서 당연하게도 그 둘은 상호배타적인, 성녀와 창녀의 이분법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문화. 그 어느 문화보다도 사회적 가면이 철저하게 요구되는 억압적 문화이면서 동시에 뒤에서는 온갖 일탈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앞에서 누르면 뒤로 새어나오고, 그러다보면 터지기도 하기 마련. 그렇게 그어진 선의 한 쪽에 있던 자가 다른 쪽으로 넘어갈 때는(애초에 그 넘어감조차 사회적 억압에 의한 것이다)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이미지 변신을 부정하는 스토커와 같은 외적 형태로도 나타나지만, 이미지를 철저히 내면화한 개인의 안에서도 나타난다. 그 두 가지 형태의 반발은 개인의 존재를 이미지 속에 가두어 참된 주체로서 존립할 수 없게 하고, 결국에는 그를 붕괴시켜 버린다. 매번 느끼는 것은, 순수함에 집착하는 것이 가장 변태적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