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트별
제트별
2021.01.20
믿음의 끝에서 떠오르는 낙
단 하나의 믿음이 아니면 배척받는 세상, 쫓겨 나와 울타리를 친다. 꾸려가는 삶이 순탄치 않아도 최소한 우리 안의 믿음은 제법 견고할 것이기에, 주를 향한 기도 뭉치를 발판 삼아 하루하루의 마침표를 찍어나간다. 겉으로만 다소 유별나 보일 뿐 보통의 가구와 크게 다르지 않을 우리, 독실함으로 무장된 우리, 그렇게 믿어온 혹은 그렇게 믿고 싶었을 틀이 서서히 부서진다. 파보면 추악하기 그지없는 속. 하나하나 신경질 나지 않을 수 없는 구성원들의 민낯이 불쾌한 내음과 함께 엄습한다. 팽배된 믿음의 고리 아래, 눈 깜짝할 사이의 기폭제를 시작으로 균열은 가속화된다. 불신과 의심을 위시한 책임의 잣대는 앞서서 답을 정한 뒤 쉴 새 없이 파고들고, 그러한 기류는 몹시 우거진 방아쇠가 되어 두 번째 기폭제를 탄생시킨다. 더블 스코어로 벌어진 믿음과 상실 간의 격차. 하지만 위태로이 균형을 잡고 있던 추들의 소거는 오히려 평평한 흐름으로 귀결되어 한바탕 깔끔한 청소를 낳는다. 사라진 브레이크가 전형적인 절망의 색채를 뒤집어 펼친다. 마침내 어둠에 깃든 속삭임이 닿아, 무아(無我)이자 유아(有我)로의 역설적인 비상이 짙은 환희를 뻗어낸다. '왜 그러한가'가 아닌,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의 산뜻한 표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