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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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은 인생 최대의 기회를 앞두고 사고를 당하게 되며 영혼들의 세상에 가게 된 재즈 피아니스트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픽사의 영화, 그것도 피트 닥터의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기대가 된 이 영화는 다시 한번 픽사가 왜 현존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중 하나인지를 증명했다. '소울'은 분명 '인사이드 아웃'과 비슷한 계열의 픽사 영화다. 가족 영화로서의 귀엽고 톡톡 튀는 분위기가 분명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주는 주제와 소재로 재미있는 모험을 전개한다. 영화는 제목처럼 우리의 영혼, 삶의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을 사는 목적, 지구에 있는 동안의 한정된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영화는 이야기한다. 꿈과 현실, 운명과 열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 조 가드너와 이를 차근차근 배워가는 22의 시선을 통해 탐구된다. 이들이 함께 만나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영화는 주인공들과 함께 상당히 심오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건낸다. 이야기 자체는 '인사이드 아웃' 같은 영화에 비해서는 깔끔하진 않고 전개도 가끔씩 너무 빠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가 주는 감성과 메시지에 심취하면 그렇게 방해되는 요소는 아니다. 픽사 애니메이션의 최고 장점 중 하나지만 의외로 충분히 언급되지 않는 부분은 애니메이션 그 자체다. '굿 다이노'쯤을 기점으로 특히나 픽사는 극사실에 근접한 엄청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이는 가상 카메라의 능숙한 활용과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사실적이라고 해서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이 스토리텔링과 결합하며 더욱 더 강력한 결과를 이끌어낸 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삶의 아름다움, 그저 한순간 한순간을 살아가는 여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며 주변 세상과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만끽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니메이션과 음향이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뉴욕 시내의 풍경과 소음은 컴퓨터 속 가상 공간에서 구현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실제 도심 속에 집어 넣는 듯한 효과를 주며 어느 순간부터는 애니메애션 속의 동화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굉장히 강렬하고 온기가 느껴질 법도 한 조명 연출, 물체 표면부터 동물들의 털과 사람들의 피부의 선명한 텍스처, 흙과 바람의 섬세한 움직임을 세세하게 재현한 시뮬레이션 기술 등 할리우드의 최첨단 3D 애니메이션이 총동원하며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느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한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신선한 애니메이션을 시도하기도 한다. 2D 스케치처럼 보이는 비주얼이나 피카소 그림에서 따온 듯한 묘한 캐릭터 디자인도 인상적이며, 현실 세계와 대비되는 색감과 분위기를 가진 동화적인 영혼들의 세상의 컨셉도 재미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더욱 더 새롭게 느껴지게 한 것은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음악이었다. 신스 사운드로 유명한 이들의 음악적 스타일은 픽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느껴본 적이 없는 분위기를 자아내며 몽환적인 SF 판타지와도 같은 느낌을 만들어내다가도 재즈 전문가로 섭외한 존 바티스트는 현실 세계의 익숙하면서도 에너제틱하고 다양한 감성으로 가득찬 분위기를 표현한 듯한 재즈 음악을 통해 대비시킨다. 다양한 비주얼과 음악과 사운드로 가득찬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는 분명 이곳 저곳에 약간 아쉬운 점들이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픽사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상상력, 유머와 감동을 선사하면서 실험적인 시도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