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타잔

타잔

2018.01.06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는 사실 영화적이지 않아서 더 반가웠다. 독립영화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아니 그 장점을 "훌쩍" 넘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 영화가 좋았던 것은 신인감독의 열정과 패기 였다. 누구나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행하고 이뤘다는 것이 가장 놀랍고 멋있었다. 그 이후로 이 멋진 감독이 또 다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영화쪽 일을 하는 와이프와 목숨걸고 영화를 또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 영화의 만듦새를 떠나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 이후로 "류승완"은 내 영화 데이터에는 지워지지 않는 기대의 감독이였다. 그 기대는 서른이 채 되기도 전에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갔고, 그 꿈들이 다른 입봉작으로 반짝 하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신인감독들과는 다르게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이 내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영화를 볼때 마다 좋기는 했지만 십분 아쉬움도 많았다, 아직 다듬어야 하는 투박함들이 보였고, 조금 더 세련된 시각이 아쉬웠다. 쉽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아직 미흡해 보였다. 그럼에도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했던 것은 순전히 '다음' 때문이다. 그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진일보"라는 표현은 맞지 않지만 하나씩 하나씩 앞으로 나아가는모습들이 눈에 찼다. 그래서 그 모습들은 그에게 미흡한 영화적인 것들을 모두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지금의 영화 보다 다음에 만들어질 영화가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더 기대됐다. <부당거래>는 그래서 류승완의 필모에서 아주 중요한 영화가 될 것이다. 혹자는 류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하지만, 그 표현 보다는 류승완의 본색이 서서히 드러난다고 말하고 싶다. 황정민과 류승범, 그리고 유해진까지 이 환상적인 세 배우들이 만드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기존의 류승완 영화중 영화적으로 가장 '잘' 만들어졌다. 류승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액션키드" 라는 말은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는 애시당초 성룡을 좋아하는 헐리우드 키드로 만족한 인물이 아니였다. 장담 컨데 몇년의 시간이 지난 후 그의 이름은 박찬욱 이나 봉준호의 이름과 버금가는 위치가 될 것이라고 나는 굳게 굳게 믿는다. 이제 그는 젊음과 패기로만 승부하는 마구잡이 신인감독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스크린을 통해서 확실하게 할 수 있는 힘 있는 감독이다. 그가 만들 '다음영화'가 벌써부터 여지없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