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2018.01.06
'스릴러'라는 장르를 논하기 전에 영화는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그 영화가 잘 만들어지지 못하였더라도 재미가 있어서 관객들이 많이 볼 수 있다면 우선은 그 의미를 둘수는 있다. 관객들이 많이 본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이 <추격자>는 아주 아주 격조있게 재미있고, 영리하며 잘난척 하지 않는 - 그래서 한국영화의 고질병인 낮 간지럽거나 웃기지 않는 - 아주 아주 잘 만들어진 좋은 영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면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스릴러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영화의 눈높이를 한껏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추격자>는 신인감독의 입봉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깜짝 놀랄만한 데뷰작이다. 최고의 한국 스릴러 영화를 꼽으라면 주저 하지 않는 <살인의 추억>과 논하기는 힘들지만, 결코 <살인의 추억>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없다. 주연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는 그 어떤 배우보다, 그 어떤 캐릭터 보다 멋들어지게 연기 한다. 둘다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써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첫 영화를 오리지날 각본에 이렇게 힘든(?)영화로 만든 나홍진 감독의 이름이 오래 오래 각인 될 것 같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부터 끈적하게 이어지는 밤의 냄새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스크린을 진동 시킨다. 하루동안에 벌어지는 이 희대의 살인극 무대를 벗어나고 싶어 스크린을 향해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 진다. '스릴러'를 보면서 이렇게 무서웠던 적이 언제 였던가~! 얼마전에 봤던 '무시무시한'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살인마 못지 않다. 어릴적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보았던 '프레디 크루거'를 다시 보는 듯하다. 꼼꼼하게 짜여진 어두운 밤의 미장센과 이야기의 흡인력은 첫 메가폰을 잡은 생초짜 감독의 실력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관객들의 숨통을 마음대로 쥐락벼락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신이 연쇄살인범의 피의자가 되어서 소리라도 지르고 사람들에게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어떨때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야비한 전직 퇴폐형사가 되어 그 소름 끼치는 살인범 얼굴을 한대 갈겨주고 싶다. 무섭다. 끔찍할 만큼 무서워서 보는 내내 오금이 저려 올지도 모르겠다. 두시간 동안 불편한 자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엔딩 자막이 올라가면 높은 온도의 사우나에서 간신히 버티고 나온 듯 몸이 축축해 질 정도다. 임산부나 심장이 약하신 분은 참아 주시길~! <추격자>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고, 오랫만에 맛보는 제대로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다. 두시간 내내 희대의 살인마와의 게임에 많은 분들이 동참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