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항빈
20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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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행자'는 국내 최고의 장난감 수집가이며 장난감 박물관을 열었던 손원경 감독이 어머니인 방행자 할머니에게 바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는 요즘 심심찮게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중에서 안 좋은 사례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과 가족과 연관된 상당히 사적인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로 담는 영화들은 요즘 꽤 자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은 단순히 감독의 브이로그가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주제의식을 꺼내며, 감독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의 삶에서 느끼는 그 개인적인 감성들이 더 보편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개인적인 감성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어서, 자신을 위한 영화는 만들었을지 언정, 관객을 위한 영화가 되지는 못한다. 이에 가장 큰 이유는 내용 구성이 너무 난잡하다는 것이다. 영화의 초점이 방행자의 삶인지, 손원경의 삶인지, 아니면 두 모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면 대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며, 무엇보다 주제의식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디어 마이 지니어스'는 여동생과 어머니의 관계에 집중하며 한국의 교육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들리나요?'는 부모님과 자신의 관계를 통해 알아보는 김창옥이라는 사람에 대한 분석이었으며, '웰컴투X-월드'는 어머니의 독립과 부활을 기념하는 모험담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명확한 메시지나 목적성이 안 보인다. 그나마 일관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권력에 맞서 투쟁한 가족의 역사라는 점인 것 같은데 이마저도 영화 내내 강조되는 점도 아니다. 어머니의 삶을 기념하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관점에서는 감독 본인인 손원경 감독과 토이키노와 연관된 사연을 거의 탐사보도 영화처럼 너무 비중있게 끌고 가며 뭔가 애매해진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그 이야기를 빚어낼지에 대한 고민을 별로 안하고 그냥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듬지 않고 마구 집어넣은 듯하며 영화는 감독 개인의 사연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팽창시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