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규원
2021.03.18
장황하지만 그래도 극장판보다는 나은 결과물.
<<왓치맨>>도 그랬고, <<배댓슈>> 때도 그랬고, 잭 스나이더 감독님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극장판과 감독판의 퀄리티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납니다. 물론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극장판 제작 도중 하차한 탓에 본인 명의로 내놓긴 했어도 실상 조스 웨던의 재촬영 분량이 상당수였기에 예외라고 볼 수 있지만요. 확실히 극장판 <<저스티스 리그>>와는 굉장히 많은 차이가 나는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볼거리의 스타일도 그렇고, 결말의 분위기도 그렇고요. 확실히 극장판과 비교하면 이 작품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우선 극장판과는 달리 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유머 장면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시종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과 이 극장판에서 처음 등장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굉장히 자세하게 풀어나가더군요. 특히, 사이보그와 스테픈울프의 경우는 극장판에서 나온 동명의 캐릭터들과는 아예 별개의 인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다만, 이야기는 세세하게 풀어나갔지만, 의외로 이야기 자체는 그리 특별한 구석이 없더군요. 거기에 호흡이 길어서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을 뿐, 이야기가 꽤나 난잡하게 편집되어 있기도 합니다. 확실히 영상미 부분에서 극장판과의 큰 차이를 갈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저 물량빨로 밀어붙였던 조스 웨던의 극장판과는 달리, 잭 스나이더 특유의 미쟝센과 더불어, 슬로우 모션과, 12세 이용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수위 높은 액션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거기에 공간적 배경이 극장판과는 다르게 어둡고 음침하고, 스테픈울프나 다크사이드를 비롯한 빌런들의 캐릭터 디자인이 강렬하게 다가온다는 점도 그렇고,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부분에 있어선, 극장판과는 수준을 달리합니다. 확실히 이 작품은 스나이더의 인장이 확실하게 찍힌 작품인 것 같네요. 즐길거리는 분명히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4시간이라는 긴 호흡을 가져가기엔 이 영화의 이야깃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스티스 리그에 속한 모든 인물들의 배경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제외하면, 의외로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극장판의 그것하고 커다란 차이를 보이진 않습니다. 여러 편에 걸쳐서 캐릭터를 구축했던 마블과는 달리, 한 영화에 주요 캐릭터들의 이야기들을 다 담아내려 했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이렇게 길어지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이건 이 작품의 실패라기 보다는 DC 유니버스 자체의 한계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 싶습니다. 인물들을 설명하는 분량만 어떻게 했어도 충분히 극장 개봉으로도 승산이 있었을 법한 영화였는데 말이죠.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여러모로 극장판보다는 우위에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VOD로 공개되는 탓에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들을 온전히 감당해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 영화 내에서 모두 풀어내려 한 탓에, 맘놓고 시청하기엔 꽤나 부담스러운 러닝타임을 갖추게 된 것 같네요. 확실히 잭 스나이더 극장판을 맡았어도, 편집될 법한 부분들을 고려하면 썩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