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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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1968년에 시카고에서 있었던 폭력 시위와 그 주동자들이었던 사람들이 기소된 재판에 대한 실화 바탕의 영화다. 아론 소킨은 연출 데뷔작 '몰리스 게임'에 이어 다시 한번 법정물로 돌아왔으며, 다시 한번 그의 천재적인 각본에 감탄하면서도 그보다도 그의 발전된 연출력에도 놀랐다. 아론 소킨 각본은 특유의 속도감과 재치로 유명하다. 그의 대사들에는 어떤 리듬감이 있으며, 대화에서는 배우들 간의 현란한 티키타카를, 독백에서는 속도와 함께 고조되는 감정선으로 감정적인 방점들을 찍는다. 아론 소킨 각본의 이런 특성들과 장점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자는 아무래도 소킨 본인일 것이다. '몰리스 게임'에서는 그 각본의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절제된 연출을 보여준 반면, 이 영화에서 그는 편집을 통해 그의 스토리텔링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그의 현란하고 속도감 있는 대사들은 여전하지만, 그 대사들의 속도에 따라 편집을 통해 그 대사의 내용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더욱 더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을 한다. 안그래도 주연급 캐릭터가 대여섯명 이상인 복잡한 인물 관계도 와중에 과거와 현재를 자주 오가는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데도, 사전 지식 없이도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점이 그저 놀랍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법정물의 장르적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는다. 아주 힘든 법정 공방 때문에 관객의 피를 끓게 하다가도 '어 퓨 굿 맨' 스타일로 정의를 실현하는 순간에는 청량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소킨은 관객들에게 매순간 감정적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끔 해준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 7 사이에 있는 이념적, 사고적 차이들을 통한 드라마와 유머도 보여주며 매우 역동적인 인물 관계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공도 크다. 정말 굉장한 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이며 모두가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두 배우는 마크 라일런스와 사샤 바론 코헨이다. 마크 라일런스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변호사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그가 조금씩 뜨거워지고 감정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섬세한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관객을 열광시키기도 절제시키기도 하는 인물이었다. 코미디 배우로서 유명한 사샤 바론 코헨의 정극 연기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정말 훌륭한 캐스팅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든다. '보랏' 같은 영화에서 그가 쌓은 도발적이고 유쾌한 이미지는 그의 캐릭터와도 딱 맞아 떨어지는 동시에, 무거운 펀치들을 때릴 때는 정색하고 세게 칠 줄 아는 완급조절도 훌륭했던 연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