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시코기
영시코기
2021.07.20
로맨스릴러라는 장르
영화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오프닝 시퀀스는 기괴한 분위기를 띠며 시작부터 장르 영화의 분위기를 풍긴다. 니나와 매들린 두 사람의 애틋한 로맨스를 다소 잔잔하게 보여주던 영화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비밀리에 함께 보내온 두 사람의 관계를 매들린의 딸이 알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장르를 바꾼다. 특히나 매들린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녀와 격리되다시피 된 후 펼쳐지는 니나의 불굴의 도전 과정은 상당한 서스펜스와 스릴을 안긴다. 이 영화는 노년의 여성을 주연으로 한 퀴어 로맨스 영화임과 동시에 명백한 스릴러 영화다. 소위 말로 '로맨스릴러'라고나 할까. 이 영화가 훌륭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그런 스릴러 장르를 유지하면서도 두 사람의 오랜 사랑을, 그리고 그런 그들을 저지하는 세상의 편견을 매들린 딸과의 관계를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이다. 둘의 관계를 타인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아이러니. 두 사람의 그 애틋하고도 사랑이, 서로에 대한 감정이 가슴 깊이 와닿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건 이 영화의 엔딩이다. 두 사람, "우리, 둘"이 함께하는 장면. 아마도 당신은 마지막 장면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La ferra(Chariot)"를 들을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