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구보씨는 오늘 바쁘다. 좋아하는 혜진과 데이트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이발소에 들르고 양복을 빼입고서 부푼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원고료를 받으면 주머니도 두둑할 터다. 그런데 출판사에선 돈 대신 잡지 구독권을 주겠다고 하고, 친구 녀석들에게 돈을 빌리는 데도 실패한다. 이때 에로 소설 출판사 사장이 거액을 내보이며 구보를 유혹한다.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하던 유하 감독의 첫 번째 영화 연출작. 현실에 좌절하고 갈등하는 예술가의 자의식이 서울의 풍경 속에 경쾌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