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번 켈러의 여행

《모번 켈러의 여행》은 현재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키노라이츠 지수 80.0% (13명 평가)

별점 3.4/5 (3건 리뷰)

시청 정보 업데이트: 2026년 10월 19일

모번 켈러의 여행

모번 켈러의 여행

19+
·2002
·영화
·97분
·서사/드라마

80.0

%

·

기본정보

스코틀랜드 북부 외딴 항구마을의 크리스마스. 슈퍼마켓 점원인 21살의 모번 켈러는 자살한 남자친구의 시신을 발견하지만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가 떠났다고 말한다. 남자친구의 시신을 벽장 안에 숨긴 후 그녀는 남자친구가 쓰던 소설의 작가명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어 출판사로 보내고 그가 남긴 돈을 가지고 친구인 라나와 함께 남부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 도중 화가 난 라나는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혼자가 된 켈러는 런던의 출판업자와 샴페인을 마시며 엄청난 고료가 걸린 신작 소설에 대해 논의한다.

출연진/제작진

리뷰 & 평점

3.4

리뷰 평점

-

로튼토마토

6.8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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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다 모튼은 톰 크루즈가 나왔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정말 인상적으로 본 배우인데, 그 묘하고 강렬한 느낌을 쉽게 잊을 수가 없었다. 한 십년은 하드에 모셔두었다가 이제야 열어 보게 된 사만다 모튼 주연의 '모번 켈러'. 우연과 충동으로 보게 되었는데, '케빈에 대하여'의 린 램지 감독이었다! (감독이 누군지 이제야 알았다.) 그러니까, 어쨌든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봤을까. 무척 좋아하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 생각도 살짝 났는데, 아마도 선곡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다 큰 소녀 감성을 너무 멋지게 표현해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소녀 감성이라는 것은 그저 예쁘고 섹시하게만 보이려는 것이기 보다는 방황하는 소녀의 마음에 기한 것이다. 여기도 저기도 아닌 어디에 마음을 두면 좋을지 추운 길거리에서 얇은 자켓에 손을 찔러 넣고 마냥 걷는 소녀의 마음. 그러다 친구의 장난에 키득키득 웃고, 술에 취해 깔깔 거린다. 그러다가도 파티의 한 복판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그런 소녀의 마음. 천진하다가도 잔인하고 대담하다가도 머뭇거리는. 소녀는 연약한 존재가 마땅히 받아야할 사랑의 힘으로 여지껏 살아왔다. 가난하고 춥고 외로웠지만 사랑의 힘으로 보호받을 수 있었다. 사실 죽고나서도 그녀를 챙기는 남친(엎드려 누운 시체만 나온다..) 덕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두꺼운 쟈켓, 엄선한 음악 테이프, 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워크맨(테이프넣는 작은 오디오! 워크맨 맞나? 2002년 영화다)을 남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다 큰 소녀가 움직여야 할 때다. 어른은 본인의 결정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 그녀가 내린 결정들 중에는 입이 떡 벌어지는 것들도 있지만 어쨌든 그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이제 다르게 살기로 결정한다. 영화에서 모번 켈러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살던 곳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죽은 남자친구의 덕이다. 그는 유언에 사랑한다고, 용기를 내라고(Be brave.) 한다. 너를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정말 사랑한다면 살아서 곁에 있으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는, 이해하려고 하지말라는 말을 남기고 그녀를 영영 떠난다. 모번 켈러는 작가 이름에 남자친구의 이름을 지우고 본인의 이름을 써넣은 후 출판사에 보낸다. 그 소설이 무슨 내용인지는 힌트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출판사에서 무척 좋아해, 큰 돈을 주고 사려한다는 것. 모번 켈러는 그 돈으로 하고싶은 걸 하며 살기로 동네를 떠난다는 것. 그 정도만 영화에서 보여진다. 남자친구가 왜 죽었는지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남자친구의 환영처럼 보이는 남자가 1022호에 묵고 있었고, 그녀는 단짝 친구와 떠난 여행에서 그 남자와 이야기하고 춤추고 뒹굴며 회포를 푼다. 그 남자는 모번의 귓가에 속삭인다. 떠나라고. 다시 떠나야한다고. Be brave. 그녀는 점점 용감해진다. 깜깜한 밤 황무지에서 길을 잃어도 허허 웃을 수 있고, 마음을 탁 먹으면 얼른 짐을 싸서 바로 떠날 수도 있다. 친구도 살던 곳도 떠날 수 있다. 어떤 행동은 뜨악스럽지만 어쨌든 용감하긴 한거다. 영화의 마지막 모번 켈러는 단짝 친구에게 함께 떠나자고 한다. (이 장면에서 모번켈러는 남자처럼 옷을 입었다. 그냥 내 기분탓일까. 스타일이 묘하게, 달라졌다.) 하지만 친구는, 꿈 깨라고. 어디나 여기랑 똑같다고 짜증섞인 화를 낸다. 모번 켈러는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는 그 길로 기차역으로 간다. 내가 이 영화에 반한 지점은 영화의 첫 장면, 시작하고 몇분 되지 않아서이다. 아마도 경찰에 신고하려고 혹은 무서워서 어쩔줄 몰라 기차역에 앉아있던 모번 켈러가 기차역 플랫폼에 놓인 공중전화에서 벨이 울리는 걸 듣는다. 의아해하면서도 가서 받는 모번 켈러. 누군가가 어느 소녀를 찾는가보다. 혹시 거기서 어느 여자를 보지 못했느냐고 묻는가보다. 모번 켈러는 여기 아무도 없다고, 그런 사람은 없다고 순진하게 대답한다. 나는 모번 켈러라고 이름의 스펠링까지 불러준다. 이제 끊으려는데,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찾고있는 소녀 걱정을 또 했나보다. 모번 켈러는 "걱정하지 마세요, 그 여자분 분명 괜찮을거에요." 라고 친절히 말해준다. 그 말을 하는 표정과 특히 조금 구겨진 미간이 그녀가 본인의 말에 조금은 위로 받았음을 짐작케한다. 다시, 영화의 맨 끝. 모번 켈러는 같은 기차역, 같은 의자에 앉아있다. 아마도 제일 빠른 기차를 기다리는 듯하다. 영화에 벌써 두번이나 이 역이 나왔는데 기차의 꼬랑지도 보인적이 없다. 기차는 오긴 하는걸까. 조금 고개숙인 모번켈러가 아까 밤부터 앉아있는데, 새소리가 들린다. 그 새소리는 여태껏 영화와 모번 켈러를 감쌌던 플레이리스트보다 더 기운차고 시끄럽게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내 귓속까지 꽉 채운다. 마치 온동네 새들이 온 힘을 다해서 아침을 열고 있는 것 같다. 사랑해. 용기를 내. 도망 말고 여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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