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전쟁이 어떻게 개인의 인생을 파괴하는가를 보여주는 영화. 시골 마을에서 두 아이와 사는 엄마, 길라네라는 여성 캐릭터의 삶을 다룬다. 이란-이라크 전쟁 중, 아들은 징집되어 군대로 떠나고 군대에서 도망쳐 나온 남편을 찾으러 포화 속을 뚫고 테헤란으로 가는 딸과 엄마의 목숨을 내놓은 여행과 15년 후 이란-이라크 전쟁은 끝나고 미국이 바그다드를 공격하려는 즈음, 화학전으로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온 아들을 노구의 길라네가 힘겹게 돌보는 과정, 이렇게 두 부분으로 이야기는 구성되어 있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녀 가족의 삶에는 어떤 희망도 긍정도 없다. 오히려 더욱 악화될 뿐이다. 딸은 소식이 끊겼고 병든 아들을 결혼시켜 평범한 집안을 꾸려보겠다는 길라네의 끊임없는 희생은 보는 이에겐 일종의 고문이다. 전쟁을 보도하는 텔레비전을 꺼버리며 주술을 걸 듯 과장된 경쾌함으로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그녀는 온 몸과 정신으로 전쟁을 거부한다.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코멘트는 사양하고 고통스런 그녀의 시간을 잡아내는 고집스런 방법으로 전쟁이 남긴 황폐한 풍경과 전쟁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는 두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고통이 절절 흐르는 화면을 대하는 가슴이 뻐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