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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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92.3% (1838명 평가)

별점 3.9/5 (175건 리뷰)

시청 정보 업데이트: 2026년 10월 17일

문라이트
문라이트
15+
·2017
·영화
·111분
·서사/드라마

92.3

%

·

기본정보

마이애미의 빈민촌. 마약에 빠진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흑인 소년. 마음 둘 곳 없는 그에게도 따뜻한 햇살 같은 존재가 없는 건 아니다. 마음 여린 게이 소년이 흑인, 빈곤, 성 소수자라는 굴레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성장담.

출연진/제작진

리뷰 & 평점

3.9

리뷰 평점

98%

로튼토마토

7.4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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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리틀. 소년(알렉스 R. 허버트)은 괴롭힘을 당한다. 아주 작은 소년이다. 이름이 있지만, 리틀로 통한다. 친구 케빈은 왜 당하고만 있느냐고,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라 한다. 그럼에도 소년은 묵묵부답이다. 소년은 어른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알리)을 만난다. 후안은 소년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도 하고, 대가없는 호의를 베푼다. 아마 소년에게 있어 가장 ‘어른스러운’ 어른이 아니었을까. 2부, 샤이론. 소년은 자라 학생이 된다. 이름은 샤이론(에쉬튼 샌더스). 샤이론은 여전히 또래들에게 놀림감이다. 유년시절부터 끊임없이 그는 외롭다. 여전히 친구라고는 케빈뿐. 어른 친구였던 후안은 사고로 죽고, 그의 아내(혹은 전 여자친구)인 테레사(자넬 모네)만이 그의 편이 되어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의 편은 없다. 샤이론은 한없는 고독을 누린다. 3부, 블랙. 흔한 선입견에 의하면 ‘게이 같은’ 샤이론은 성인이 되었고 지금의 이름은 블랙이다. 일견 어린 시절 그를 도와주었던 후안과 같이 강인한 어른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혼자다. 어릴 때부터 그는 늘 외로웠다. 힘이 생겼고, 동네를 주름잡는 건달이지만 여전히 그는 외롭다. 마음 한 구석에서 그는 늘 돌아갈 곳을 찾지만, 어디에도 그를 온전히 받아주는 곳은 없다. 인생은 본디 외롭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샤이론은 흑인 커뮤니티에서도 소외당한다. 그의 편은 있지만 그에게 안식을 주지는 못한다. 다르다는 것.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던가. 격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도, 종일 어둡거나 창백한 화면도 모두 샤이론의 심경을 나타내는 듯하다. 영화는 정체성으로 고민하며 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넨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 당해야하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할지라도, 그 친구에게 본인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어도, 자신의 잘못이며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가 제목처럼 포근한 달빛이 되기를 바란다. 달빛 아래서 우리는 모두 같은 색인걸. 평점은 7/10.

7

'넌 누구야'라는 질문... '문라이트'(감독 배리 젱킨스)를 소수자의 이야기로 한정하면, 이 작품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 우리는 대부분 다수다. 그렇다면 흑인인데다가 동성애자이고, 그래서 학교에서는 괴롭힘 당하고,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아빠는 없고 엄마는 마약중독자인 '샤이론'은 그저 안타까운, 불쌍한, 지독하게 불운한 존재로 머문다. 다시 말해 우리는 주인공 샤이론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결국 동정(同情)하는 데 그칠지 모른다. 동정과 감동은 같지 않다. 중요한 건 배리 젱킨스 감독이 샤이론을 통해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다. 어린 샤이론(알렉스 R 히버트·애쉬턴 샌더스·트레반테 로데스)의 삶은 고달프다. 그는 갈 곳이 없다. 학교에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다. 집에는 마약에 중독된 엄마가 있다. 어딜 가나 고통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후안(마허샬라 알리)을 알게 된다. 후안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 그는 샤이론을 아껴준다. 그에게 밥을 주고 돈도 준다. 후안의 여자친구 테레사(저넬 모네이)도 후안만큼 따뜻하다. 샤이론은 두 사람과 함께 할 때 평안을 느낀다. 하지만 샤이론은 엄마에게 마약을 파는 사람이 후안이라는 걸 알게 된다. 미국 흑인 사회를, 마이애미를, 동성애를, 마약을 알면 '문라이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걸 경험할 수는 없고, 영화도 그걸 원하지 않는다. 젱킨스 감독은 대신 샤이론의 첫 등장을 통해 영화의 방향을 암시한다. 샤이론은 도망치는 중이다. 왜소한 체구의 이 아이는 필사적으로 달리다가 문이 열린 어느 집으로 들어가 숨는다.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떠나기를 기다리는데, 한 남자가 벽을 뜯고 들어온다. 마약상 '후안'. 잔뜩 겁먹은 초식동물 같은 얼굴을 한 샤이론에게 그가 묻는다. "너 누구야?"(Who is you, man?) '문라이트'는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담는다. 고민과 고뇌 없이 저절로 형성되는 정체성은 없다. '나'는 자기 내부와 싸워야 하고 사회가 규정하는 기준들에 대항해야 한다. 그러니까 샤이론에게는 투쟁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아 자칫하다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 영화를 구성하는 세 개 장의 제목이 각각 사람들이 샤이론을 부르는 이름인 건 필연적이다. '리틀' '샤이론' '블랙', 세 이름 모두 스스로 지은 게 아니다. 후안은 말했다. "언젠가는 네가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해.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말거라." 후안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샤이론의 20년, 이것은 일종의 고군분투기다. '보이후드'가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방식으로 세월을 담아낸다면, '문라이트'는 순간의 감각으로 샤이론의 시간들을 그린다. 처음 수영했던 바다, 첫키스 순간 움켜쥐었던 모래, 잊고 지냈던 친구의 전화 목소리, 어둠 속 파도소리와 달빛. 후안의 말처럼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 그 결정이 주어진 사건을 통해 저절로 도출될 리 없다. 반영하고 성찰한 후의 내 모습이 곧 결정이 될 것이다. 젱킨스 감독이 샤이론이 받는 고통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그에게 가해진 아픔 전후 '생(生)의 감각'을 우선하는 것은, 마음 속에 남아 삶을 반복해서 흔드는 게 결국 찰나의 감정들이라서다. 사건이 생략된 곳을 채우는 건 눈빛과 뒷모습이다. 차마 하지 못한 말이고 끝내 내뱉어진 말이다. 음악과 빛이다. 샤이론은 도망치던 초식동물에서 잡아 먹으려는 육식동물로 변모하지만, 눈빛은 그대로다. 그의 눈은 여전히 슬프다.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달빛에 푸르러진 샤이론은 때로 당당하지만 자주 고달프고 애달프다. "나는 너무 많이 울어서 때로는 내가 눈물이 될 것 같아"라고 말할 때, "나를 만져준 건 너밖에 없었어"라고 고백할 때, 샤이론의 마음 속에서 쉴 새 없이 휘몰하치던 지난한 고민의 시간이 특별한 첨언 없이도 와닿을 수 있다. '문라이트'는 그렇게 시(詩)가 된다. 이 시를 완성하는 건 세 명의 배우, 알렉스 R 히버트·애쉬턴 샌더스·트레반테 로데스다. 이들은 샤이론을 통해 한 사람이 된다. 이건 마법이다. 그들은 각자 다르게 생겼지만, 모두 샤이론의 눈과 눈물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 관객이 그 눈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건 그들이 샤이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샤이론'으로서 마허샬라 알리와 나오미 해리스의 존재는 아름답다. 그들은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연기하는데, 그건 아마도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덕목이다. 특히 알리에게 쏟아진 찬사는 합당하다. '문라이트'는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을 그리지만, 성장을 담은 작품은 아니다. 이건 오히려 방황의 기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샤이론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강해지기만 한다. 희미하던 성정체성은 또렷해질수록 그를 짓누르고, 엄마는 점점 더 견디기 힘든 존재가 된다. 믿었던 친구는 배신하고, 아마도 샤이론이 일련의 사건들을 지나며 내린 가장 중요했던 결정 또한 다른 방식으로 그에게 중압감을 줄 것이다. 이 모든 게 그의 몫이다. 이젠 그 짐을 다 짊어지고 후안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너 누구야?' 샤이론이 여전히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건 쉬운 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서다. 소년 샤이론은 후안에게 묻는다. "엄마가 약을 하나요?" 후안은 "그렇다"고 말한다. 샤이론이 또 묻는다. "아저씨가 엄마한테 약을 파나요?" 후안은 "그렇다"고 답한다. 후안은 샤이론에게 아버지였다. 샤이론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발견한 후안은 스스로 '유사 아버지'가 돼 그를 돌봤다. 그러나 후안은 동시에 마약상이었고, 후안의 존재가 샤이론이 받는 고통의 일부분이었다. 샤이론을 보내고 후안은 홀로 흐느낀다. 그 역시 "너 누구야?"라는 말에 관한 답을 찾고 있다. (글) 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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