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평점

엔젤 스틸컷

엔젤

85.7

%

2008영화멜로/로맨스, 서사/드라마

내가 쓴 리뷰

이 작품 어떠셨나요?

리뷰 작성하기

모든 리뷰

프랑소와 오종은 한때 ‘천재 감독’으로 불렸다. 지금은 그 특별함이 많이 죽었지만 초창기에 그가 보여준 재능은 정말 남달랐다.(오종 단편선을 보면 젊은 시절 그가 가졌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감탄하게 된다.) 그의 작품 <엔젤>은 프랑스에서 개봉했을 당시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이후 잊고 살다가 DVD로 발매된 것을 보고 보게 된 영화다. 거의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잊고 살았던 영화다... <엔젤>은 엔젤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여성작가의 이야기이다. 가난한 동네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엔젤은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 여긴다. 그녀의 글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성숙하며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 위해 과감한 묘사들로 가득하다. 편집장 테오는 그녀의 글에 끌려 수정을 거부하는 엔젤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리고 엔젤은 한 편의 책으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파티장에서 가난한 화가인 에스미와 그의 동생이자 시인인 노라를 만나게 된다. 엔젤의 팬이라며 그녀의 집에서 일하게 해달라 간청하는 노라. 엔젤은 노라를 받아들이고 에스미에게 관심을 보인다. 에스미는 어두운 영국의 거리를 회색과 검은색을 통해 그려내는, 당시의 화풍에는 맞지 않는 비주류 화가다. 하지만 그녀는 에스미의 그림에 끌리며 동시에 바람둥이인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결국 에스미와 결혼하게 된 엔젤. 많은 부와 뛰어난 재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까지 했으나 그녀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이기적인 성향의 엔젤을 거부하듯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이 하나 둘 곁을 떠나가기 때문이다. 가난이 싫어 도시로 올라왔던 그녀는 그곳에서 ‘마음의 가난’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엔젤 본인이 가지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있다. 작품의 초반, 엔젤은 학교에 지각을 하고 자신의 글을 지적하는 교수에게 따박따박 대든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이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자면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다. 그녀는 테오와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글에 자신감이 넘치며 남의 글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다 보니 사회에 대해 배우려 들지 않았고 그런 미성숙한 태도를 테오의 부인인 헤르미온은 지적하나 엔젤은 듣지 않는다. 이는 후에 그녀가 에스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된다. 그녀는 그가 바람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를 만나면 다를 거야’라고 생각하듯 에스미를 대한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다 보니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 그 남자가 하는 행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해석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감정에 따라서만 움직인다. 글도 마찬가지다. 후대에 결국 에스미는 남겨진 그림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으나 엔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빠르게 잊혀진다. 에스미의 사랑에만 갇혀 살던 그녀는 반전 로맨스를 쓰고 이는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다. 결국 소통 없는 재능은 처음에는 독특해보이나 발전 없이는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이런 엔젤의 모습은 이기적이고 허영에 가득하나 동시에 사랑스럽고 처량한 면모가 있다. 배우 로몰라 가레이는 엔젤이라는 캐릭터 표현에 있어 약간의 지나침조차 매력으로 포장한다. 큰 포인트가 없는 극임에도 불구 집중력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연기가 꽤나 인상적이다. 특히 화장에 따라서 어린 소녀부터 광기에 어린 중년의 부인까지 폭 넓은 캐릭터 표현에 성공하였다고 본다. 프랑소아 오종 감독에게는 그 독특한 아이디어와 색다른 표현법이 생략된, 비록 쉬어가는 영화라는 소리를 들을 작품이겠지만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작품이었다. 오히려 최근에 보았던 오종의 실망스러웠던 영화들보다 훨씬 좋았다고 할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