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J 이스라엘, 에스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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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85.3% (42명 평가)

별점 3.2/5 (11건 리뷰)

시청 정보 업데이트: 2026년 10월 19일

로만 J 이스라엘, 에스콰이어

로만 J 이스라엘, 에스콰이어

12+
·2017
·영화
·129분
·서사/드라마

8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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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고집있는 진보 변호사 로만 J. 이스라엘은 착한 변호사로 싸워왔다. 로펌의 대표인 그의 파트너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지자 이스라엘은 회사의 대표직을 겸하게 된다. 그러자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돕는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반대되는 회사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출연진/제작진

리뷰 & 평점

3.2

리뷰 평점

-

로튼토마토

6.5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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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평론가가 만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이 영화는 ‘몰락의 에티카’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신형철은 좋은 문학의 조건으로 ‘인물이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곳까지 걸어가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지점에서 몰락을 선택해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를 요청한다. 왜냐하면 그 때 ‘우리의 사고의 좌표가 있을 수 없는 일에 의해 흔들리게 되’면, 정치, 사회, 문화적인 통념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윤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에게 ‘몰락’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있을 수 없는 길’을 끝까지 걸어가 바닥까지 추락하는, ‘몰락의 에티카’를 체현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의 결단에 의해 세계의 좌표가 흔들리고, 끝내는 변한다. 단순히 권선징악이나, 절대권력에 의해 약자가 패배하는 이분법적인 세계를 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미국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로만. J. 이스라엘. 흑인이자 인권 변호사다. 법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에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 깊이 천착해온 그였다. 그러나 밥을 먹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려면 돈이 벌리는 일을 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로만을 둘러싼 세계에서 ‘돈 버는 일’이란 강자가 약자를 합법적으로 겁박해 돈을 짜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로만은 딜레마에 빠진다. 약자의 피가 묻은 돈으로 약자를 위해 사회정의를 외치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헌법은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지만, 모든 소송의 95%가 심리를 못 받는데 어떻게 공정해요?” 검사는 가혹한 형량으로 피고인을 겁박하여 소송을 포기하게 만들고, 성과를 챙긴다. 변호사는 피고인의 공포에 편승해 돈을 챙기거나 될만한 사건만 찾아다니며 승소율을 관리한다. 그러나 “불의에 분노하되 그로 인해 파멸하진 맙시다”라는 대사가 무색하게, 오히려 로만의 세계를 흔들어 버리는 사건은 불의한 외부가 아니라 같은 편으로부터 찾아왔다. 그는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사회운동 시민단체로부터 ‘시위 현장에서 필요한 법’에 관련된 강연을 부탁 받는다. 물론 ‘노페이’로. 환대로 시작된 강의는 서두도 끝내지 못한 채 사소한 표현 때문에 말싸움으로 번지고 결국 박대로 끝나고 만다. 심지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적선 해달라며 다가온 거지로부터 강도를 당하기도 한다. 그는 분노한다. “배은망덕한 사람들.” 무엇을 위한 사회정의를 외치고 있는 것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쳐 있던 그에게 던져진 돌은 마음 속 파문을 일으키고, 그는 변하기로 결심한다. 영화 초반, 한 의뢰인이 로만의 허름한 차림새를 보고 ‘원래 이렇게 입으시냐’고 묻는다. 그는 “저는 의상 대신에 헌신적 변호사란 명성을 택했죠”라고 대답한다. 이제 그는 개인적 보복을 원하는 이에게 의뢰인의 정보를 팔고 10만 달러의 현상금을 받는다. 값비싼 양복을 사 입고, 휴양지에서 내키는 대로 쇼핑하고, 비싼 아파트를 계약하고, 호텔에서 값비싼 식사를 대접한다. 일 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이 믿어온 정의와 어긋난다며 들어가기를 주저했던 로펌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단숨에 중책으로 올라선다. 그 변화는 너무 순식간이라서 그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반면 로만은 자기가 지금까지 챙겨야 할 것을 챙길 뿐이라는 식의, 너무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180도 변해버린 로만. 그 때 영화의 흐름을 뒤집어 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위법 사실을 고발하겠다는 사람이 등장한다. 기밀로 유지해야 하는 의뢰인의 정보를 로만이 팔아 넘겼다는 사실이 새어나간 것이다. 여기서 로만이 제시하는 선택지가 이 영화의 핵심이자 전부다. 소피스트는 변론을 도구적 이성으로서 사용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러 칸트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행위의 의도가 도덕적이도록 행동하라고 했다. 결과와 의도, 그 메워질 수 없는 간극의 벼랑 사이로 다이빙 하는 주인공. 감독은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제시하고, 그 두 가지 선택지가 모두 불구적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길이 끊긴 자리에서 로만은 철저히 몰락하고, 막다른 길에서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윤리가 탄생한다. 어쩌다보니 정작 핵심적인 내용이 뭔지에 대해서는 쏙 빼먹어버린 글을 써버렸지만 영화의 결론부를 직접 보는 것보다 더 나은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몰락’에 포인트를 맞추고 이 영화를 감상하면 보다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코멘트 정도는 덧붙이고 싶었다. 감독은 먹지 않고서 싸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먹는 일과 싸우는 일 사이에 우위를 따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것도 한 쪽의 우위에 설 수 없는 이 딜레마와 법적 한계 속에서 정의를 어떻게 외칠 것인가에 대한, 주인공의 선택에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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