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하늘에 묻는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현재 넷플릭스와 티빙 등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키노라이츠 지수 68.9% (1043명 평가)

별점 3.0/5 (183건 리뷰)

시청 정보 업데이트: 2026년 10월 18일

천문: 하늘에 묻는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
12+
·2019
·영화
·132분
·서사/드라마

6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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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세종이 탄 가마가 허물어진 사건. 제작 책임자 장영실이 곤장을 맞고 파직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한다. 그 유명한 사건에 숨겨진 이야기. 대왕 세종과 관노 장영실이 신분을 초월해 함께 꾸었던 큰 꿈이 지금 펼쳐진다.

관전 포인트

40대가 선호해요

출연진/제작진

리뷰 & 평점

3.1

리뷰 평점

88%

로튼토마토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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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대왕과 장영실에 대한 사극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과학자이면서도 당대에는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장영실과 그의 재능을 높이 산 한국의 대표 위인 세종대왕이라는 두 천재, 그리고 이들을 연기할 최민식과 한석규의 만남으로 나름 기대된 영화였으나,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억지스러운 관계 설정과 과한 감정선에서 나는 실망하기 시작했다. 신분을 초월한 재능, 우정과 꿈이라는 구심점을 가지고 이 영화는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한다. 왕으로서 이상적인 국가를 꿈꾸는 세종과 그 꿈을 이뤄줄 재능을 가진 장영실의 관계는 그 자체로도 세종대왕의 리더십과 장영실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두 위인들의 만남을 어떨까? 영화는 여기서 다소 모순적인 묘사를 한다. 우선 이야기의 전개나 내용 상으로는 이 둘의 관계는 임금과 신하, 후원자와 피고용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장영실이 무언가를 만들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세종,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함으로 더 열심히 일하는 장영실과 이를 기특하게 여기는 세종. 러닝타임의 상당수동안 세종이 장영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재능을 유용하게 생각해서, 그리고 장영실이 세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줘서로 느껴진다. 다시 말해, 이들의 관계는 사업적이고 공무적으로 잘 맞아서 그에 따라 가까워진 것으로 보이지, 인간 대 인간으로 교감을 하고 관계를 쌓아가는 관계로 보이진 않는다. 반면에 두 배우의 연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석규는 근엄하고 인자한 임금으로 세종을 묘사하며, 다른 신하들한테는 엄격하지만 장영실에게는 거의 아버지나 형 같은 존재가 돼준다. 한편 최민식은 장영실을 그야말로 세종바라기, 오로지 세종대왕만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그린다. 이 두 배우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굉장히 긴밀한 브로맨스, 거의 퀴어의 영역에도 근접하는 엄청난 우정과 사랑을 보여준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이야기 상으로는 두 인물의 관계는 개인적이라기보단 공적인 느낌이 더 강한데, 배우들의 연기는 심히 개인적이다. 각본과 배우의 캐릭터 묘사에 모순이 생기며, 배우들의 연기는 감정 과잉으로 느껴지게 된다. 특히 최민식이 그러했다. 하지만 신분 초월이라는 주제 의식을 고려하면 사실 배우들의 해석이 더 적합해 보이긴 했다. 배우들이 묘사하는 두 인물의 관계는 신분을 초월했지만, 이들이 말하는 대사와 이야기상으로는 여전히 너무나도 일방적인 관계로 보였다. '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과 관련해서 논란이 있을지언정, 이 영화에서 장영실과 비슷한 역할이라고 볼 수 있는 신미와 세종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놓으면서 이들 사이의 지적이고 이념적인 토론, 대립과 타협을 그린 모습이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두 천재의 만남으로 느껴졌다. 감정 과잉은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정말 틈만 나면 이 씬에는 이 감정을 느껴야한다고 관객들에게 지시해주는 음악 연출은 과했다. 중요한 순간에 감정적 방점을 찍기 위해 음악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이 영화는 웃긴 씬에는 웃긴 멜로디, 슬픈 씬에는 슬픈 멜로디, 긴장감 넘치는 씬에는 긴장되는 멜로디, 희망적인 씬에서는 희망적인 멜로디를 매 순간에 틀었다. 미술과 의상과 분장 쪽은 역시나 사극답게 상당히 훌륭했다. 다양한 기기들을 재현한 미술팀의 노력, 젊은 시절과 달리 정치적 압박과 견제로 인한 피로감에 가득찬 두 인물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분장이 훌륭했다. 누가 어떤 의상을 입느냐가 권력 관계와 신분 변화와 상태를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에 의상은 언제나 사극에서는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세종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한 의상은 기억에 남았다. 다른 사극들에서도 나오는 의상이긴 하지만, 딱 첫 등장에서 의상의 짙고도 뭔가 녹이 슨 듯한 색채와 문양에서 나오는 음산한 아우라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5

12월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한 편인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상대적으로 기대가 덜한 영화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동>이 포스터부터 단발머리를 한 대세배우 마동석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백두산>이 이병헌X하정우 콤비에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대규모의 블록버스터를 선보일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 반면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는 큰 재미를 주기 어려운 소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시사회로 먼저 접한 입장에서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입소문을 기대하게 만드는 재미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영화는 세종대왕과 장영실 사이에서 뽑아낼 수 있는 모든 소재를 버무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영화는 관노비인 천민 장영실이 세종의 도움으로 종3품 대호군에 오른 건 물론 자격루, 천문 의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이런 전개의 핵심은 도입부에 있다. 임금이 타는 가마인 안여(安與)가 부서지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 있는 세종 사이로 '죽여주시옵소서'를 외치며 바닥에 엎드린 신하들의 모습은 안여를 만든 장영실과 그 안여에 탔다 사고를 당한 세종 사이의 관계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박진감 넘치는 시작은 이후 과거로 향하면서 세종과 장영실, 조정 관리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이런 긴장감이 와 닿는 이유는 그들의 모습이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신분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선의 관리들은 장영실이 관직을 받는 걸 반대한다. "천한 것에게는 천한 본성이 남아있어 관직을 주면 안 된다"는 대사헌 정남손의 말은 신분제를 통해 자신들의 조직을 공고히 하고자 했던 사대부들의 정신을 보여준다. 특히 그들은 일반 백성들이 글을 익히면 신분제가 무너진다며 한글에 반대하는데, 이 역시 씁쓸함을 안긴다. 세종은 이런 조선의 분위기에서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정치를 펼치고자 하는 이상주의자이다. 그의 이상은 장영실을 만나며 현실을 꿈꾸게 된다. 세종에게는 꿈이 있지만 이를 이룰 재주가 없었다. 반면 장영실에게는 뛰어난 재주가 있었지만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를 만나지 못했다. 세종은 자격루(물시계)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며 '이를 조선의 실정에 맞춰 만들 수 있다'는 장영실의 말을 통해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믿음을 보낸다. 세종은 정남손의 말에 "천한 본성을 바꿀 수 없다면 그대들은 왜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백성을 노예처럼 여기고 그들을 부려먹을 생각만 하는 공고한 정치권의 카르텔에 한 방을 날린 것이다. 장영실을 향한 세종의 믿음은 관직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친구처럼 영실에게 다가가고 자신의 꿈을 나눈다. 이 '꿈'이라는 키워드는 제목 '천문'과 연결된다. 하늘에 묻는 질문을 의미하는 '천문'에는 함께 하늘을 보며 각자의 꿈을 말한 세종과 영실의 바람이 담겨 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은 세종과 그런 세종을 끝까지 곁에서 도와주고 싶어 하는 영실의 마음은 애틋한 브로맨스를 형성한다. 두 중년배우는 눈빛만으로 서로의 진심을 전하는 연기를 통해 가슴 한 구석을 따뜻하면서도 아리게 만든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은 세 가지 장점을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첫째는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플롯이다. 세종과 장영실 사이에 굵직한 사건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하며 너무 새로운 느낌의 낯선 것과 너무 익숙한 느낌의 낡은 것 사이의 균형을 이룬다. 둘째는 긴장감과 따뜻함, 유머를 적절히 배합해 다양한 감정을 준다는 점이다. 긴장 뒤에 감동을, 감동 뒤에 웃음을 배치해 리듬감을 보여준다. 셋째는 구멍 하나 없는 완벽한 캐스팅이다. 세종 역의 한석규와 장영실 역의 최민식의 완벽한 브로맨스 호흡은 물론 신구, 김홍파, 허준호, 김태우, 오광록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눈을 즐겁게 만든다. 또 김원해-임원희-윤제문으로 이뤄진 감초 3인방은 적절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 8월의 크리스마스 > <봄날은 간다>에서 <덕혜옹주>로, 감성적인 로맨스 영화에서 시대극으로 노선을 바꾼 허진호 감독은 현대에 어울리는 감성으로 장영실과 세종의 우정을 표현해냈다. 현대사회의 계급사다리와 카르텔 문제를 보여주면서도 두 중년배우에게서 브로맨스의 감성을 끌어낸다. 무엇보다 정적인 장르라 여겨졌던 사극에 과한 픽션을 더하지 않아 관객들의 거부감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긴장감과 흥미, 감동을 담아낸 점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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