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 형이상학적, 원시적... 브루크너의 교향곡 아홉 곡을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이런 표현은, 교향곡 제4번, "낭만적"에 특히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브루크너는 이 곡에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를 제목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혹자는 전통적인 해석을 무시한 채 이 곡에서 중세 도시의 모습이나 껑충 뛰어오르는 군마들의 모습을 찾으려 하기도 한다. 도입부에는 등장하는 단조로운 호른의 연주는 마치 최면을 걸듯 주변을 맴돌며 오랜 시간 동안 점점 고조되어 가고, 절정부에 다다른 순간에는 한 순간에 치고 나가는 느낌을 준다. 그리하여 교향곡 제4번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중에서도 획기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브루크너는 원래 이 곡을 1874년에 썼다. 하지만 1880년에 곡 전체를 수정하게 되고, 이듬해인 1881년 비엔나에서 열린 초연은 굉장한 성공을 거둔다. 이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이 곡을 수정했지만,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는 것은 1880년에 수정했던 버전이다. 바덴-바덴 페스티벌극장에서 열린 이 연주회에서 공연됐던 것도 바로 그 버전으로서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