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도 여행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럼, 백여 년 전의 사람들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분명 단순한 설렘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통신은 물론이고 교통수단도 여의찮았던 시대에, 먼 나라의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마법처럼 신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지구의(地球儀)를 빙글 돌려 어느 한 지점을 찍어 보자. 파리에서 가까운 영국이나 이탈리아, 아니 미국보다 더 먼 곳을 생각해 보라. 윌리엄 백퍼드나 샤토브리앙의 소설을 통해 그려 봤던 오리엔트의 이미지, 실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극동의 왕국까지 전부 앉은자리에서 내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환상이라는 이름의 현실이, 벌써 영화 속에 깃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