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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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89.5% (354명 평가)

별점 3.5/5 (49건 리뷰)

시청 정보 업데이트: 2026년 11월 5일

죽여주는 여자
죽여주는 여자
19+
·2016
·영화
·111분
·서사/드라마

89.5

%

·

기본정보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입 소문을 얻으며 박카스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트랜스젠더인 집주인 티나, 장애를 가진 가난한 성인 피규어 작가 도훈, 성병 치료 차 들른 병원에서 만나 무작정 데려온 코피노 소년 민호 등 이웃들과 함께 힘들지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한 때 자신의 단골 고객이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송노인으로부터 자신을 죽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진짜 '죽여주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부탁이 이어지고, 소영은 더 깊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관전 포인트

30대가 선호해요

출연진/제작진

리뷰 & 평점

3.5

리뷰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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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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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서울로 쳐들어왔었고 왜장 가토 기요마사는 자신들의 부하를 이끌고 운종사를 침입해 비구니들을 탐했다. 그들은 며칠 머물다가 떠나면서 절을 불태웠고, 그때 왜장과 관계를 가진 비구니들은 오갈 데 없어 융경산 부군당 밑 토막을 짓고 살았고, 아이를 낳게 되었다. 이웃 마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다를 이(異), 태반 태(胎)을 써서 '이태원'이라고 동네이름을 붙였다. 오늘날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동네 중 하나인 이태원의 이름의 유래 중 제법 설득력 있는 학설 중 하나이다. 현재 이태원은 한국의 색채가 전혀 없는 이방인 공동체 성격이 매우 강한 동네인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의 주요군사기지였으며, 광복직후에는 미군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오늘날까지 주한미군기지가 머물고 있다. 서울에서 사는 외국인들 태반 이상이 이 곳에서 터를 잡고 있으며, UV의 '이태원 프리덤'을 통해 젊은 층에는 핫플레이스다. 하지만 이태원의 다른 이면에는 과거 미군 때문에 생겨났던 해방촌이 이 곳 이태원과 옆동네인 삼각지 일대에 자리잡고 있었고, 국내에서 차별당하고 있는 이슬람교를 믿는 외국인들과 성소수자들이 그나마 마음 편하게 살고 있는 곳이 이 곳 이태원이다. 극명하게 나뉘는 양면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에 이재용 감독이 영화의 주 배경무대 중 하나로 이태원을 설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개봉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었다. 소재부터 매우 파격적이었는데, 실제로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 할머니, 이른바 '박카스 할머니'들이 모티브가 되었다. 종묘가 유네스코로 지정되면서 그녀들은 파고다 공원에서 종로 3,4가 등지로 쫓겨나듯이 번져나갔고 그것이 BBC에서까지 보도되기도 했었다. 그래서 극 중 주인공인 소영이 노인들에게 소문난 '죽여주는 여자'로 알려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박카스 할머니라는 불편한 진실로 찌르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더 깊숙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면서 관객들에게 공개했다. 소영의 주 고객들이었던 노인들이 겪는 문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는 문제(질병 등)와 죽음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자존감과 자괴감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노인들 또한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서 매우 가슴아팠다. 멋쟁이 신사였던 세베르 송 노인 또한 중풍이라는 벽에 무너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무기력함에 '죽고 싶다'라는 말까지 꺼냈고, 병실에 누워있는 세베르 송 노인을 바라보는 그의 며느리의 버거워보이는 표정과 손주들의 관심없어하는 태도는 그를 더욱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세베르 송 이외에 치매로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노인 종수, 그리고 부인과 자식이 먼저 떠나 삶에 미련이 없어진 노인 재우까지 그들의 괴로워하는 고독의 고통을 보면 한국이 노인 자살률 1위라고 하는 슬픈 타이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소영은 진짜 살기 힘들어하는 노인들의 소원대로 그들을 위해 그들을 '죽여주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이재용 감독이 2009년에 '여배우들'로 호흡을 맞춰왔었으며, 매 작품마다 연기력의 정점을 찍고 있는 윤여정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가 시사회에서 말한 것처럼 윤여정은 박카스 할머니와 노화, 그리고 죽음이라는 3개의 교집합을 완성시켜줄 수 있는 배우였고, 만약 이 영화를 윤여정이 아닌 다른 배우가 소화가능했을까 생각이 들만큼 연기인생 50년 내공으로 러닝타임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고 가는 역할을 했다. 111분 동안 영화를 보면 영화의 주요 흐름인 노화와 죽음을 감싸고 있는 주위환경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소영이 살고 있는 이태원, 용산구 보광동 어느 주택에 같이 살고 있는 식구들 하나하나의 상징성이다. 집주인이자 트랜스젠더인 미나, 비록 다리 하나 잃었지만 착한 성인피규어 작가 도훈, 성병 치료 차 병원에서 만나 데려온 코피노 소년 민호. 모두 단지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 한국사회의 소수자이자 약자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 약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을 일부로 외면한 게 아닐까하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마치 소영이 남산에서 만났던 자신의 과거 동두천 동료였던 복희가 그녀를 부를 때 외면해려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재용 감독은 이 영화를 본격적으로 촬영하기 이전에 소재에 관련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함부로 이 소재를 써도 될까 갈등을 많이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PD가 어설프게 손님으로 가장해서 소영에게 접근하고, 인터뷰를 따내는 모습이 마치 이 영화를 만들 때 감독의 모습 같았다. 막상 이 소재를 가지고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말해놓고도 어떻게 해야할까 망설여지는 것처럼 보이는 PD에게 "PD면 돈 되는 것을 해야지, 왜 이런 걸 찍어요."라는 소영의 한마디는 실제 할머니들이 말하는 것마냥 너무나도 강한 비수처럼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취재가 끝나고 받은 거액의 돈도 자신이 아닌 절에다 성금으로 낸 소영의 모습까지 상업영화로만 접근하지 않겠다는 이재용의 태도가 드러났다. 일부 관객들이 이정현의 주연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노년버전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불편한 현실을 끌어내어 우리에게 다시 보여주고, 우리에게 먹먹함과 반성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소영이 했던 대사 한 구절이 생각난다. "지난 겨울에는 엄청 추워서 고생 많이 했는데, 올해 겨울엔 따뜻하겠죠?" 사회적 약자를 죽여주는 사회 속에서 이들은 올해 겨울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까? 그들의 마음은 사계절 내내 시린 겨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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