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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액션 / 2019

개요
액션, SF, 미국, 182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04.24 개봉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조 샐다나
돈 치들
크리스 프랫
크리스 헴스워스
채드윅 보스만
마크 러팔로
톰 홀랜드
안소니 마키
스칼릿 조핸슨
제레미 레너
기네스 팰트로
조슈 브롤린
테사 톰슨
브래들리 쿠퍼
세바스찬 스탠
폴 러드
다나이 구리라
카렌 길런
톰 히들스턴
브리 라슨
엘리자베스 올슨
에반젤린 릴리
틸다 스윈튼
헤일리 앳웰
존 슬래터리
데이브 바티스타
폼 클레멘티에프
레티티아 라이트
테리 노터리
베네딕 웡
존 파브로
사무엘 L. 잭슨
마이클 더글라스
시놉시스
줄거리 :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 살아남은 어벤져스 멤버들은 타노스에게 반격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1분 정보 : <어벤져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22번째 작품이며, 페이즈 3의 10번째 작품이다. 인피니티 사가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실질적으로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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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B tv에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를) 볼 수 있으며 B tv에서 대여가 가능하며 네이버 시리즈온, Seezn, Google Play 무비, 티빙에서 유료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93.91%
4.03점
키노라이트 분포
18개
282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159

DaDaSi 님의 리뷰
2019.04.24 16:42:36
마블이 보여준 모든 것, 보여줄 모든 것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던 [엔드게임]이 개봉하면서, 더 많은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블이 보여줬던 모든 영화의 정점을 찍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블의 열정적인 팬이 아닌 제가 봐도 [엔드게임]은 상당히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마블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거대한 시리즈의 마무리를 짓는 영화로서 [엔드게임]은 상당히 훌륭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영화 역사상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은 영화입니다. 물론, 기존에도 시네마 유니버스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영화에서 크로스 오버식으로 잠깐 출연하는 식으로 그쳤고, 마블처럼 거대한 유니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제작된 프로젝트 자체는 처음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블의 11년을 정산해보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블이 그동안 보여준 영화에 대한 노하우들이 녹아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마블 영화 리뷰는 기존 마블 영화에 등장한 떡밥이나 유니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영화 자체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스포일러 거의 없는 순한맛 리뷰 시작합니다.





영상에는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특징적인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의 스포라고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길지 않은 3시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이 영화의 러닝타임입니다. 3시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물리적으로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블은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영화의 몰입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다 몰아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몰입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영화의 텐션 조절입니다. 대부분의 히어로를 다루는 영화에서는 뒤에 나올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이야기가 작용됩니다. 때문에 설명이 조금 길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액션의 배당한 시간을 제외하고, 다른 시간에 다양한 것들 것 설명해줘야 합니다. 영화 자체가 액션에 역점을 찍고, 영화에 모든 것이 그 액션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엔드게임]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듭니다. 액션신이 언제 나올지 예상도 안될뿐더러 전개가 상당히 빠릅니다. 관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과감한 생략으로 빠르게 결과를 보여주고, 인물이 중요한 순간에서 망설이는 것은 없습니다. 기존 히어로 영화에서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쓰는 장치들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엔드게임]은 액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의 감정입니다.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에는 과감하게 생략을 하면서, 인물의 감정 표현에 상당한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를 통해서, 기존 액션 영화를 통해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분들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액션 영화에서 보여준 전개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 자체에 완급조절이 생깁니다. 이야기 전개는 빠르게, 하지만 인물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만 보여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계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영화관에 들어가면, 1분만에 빠져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잘 챙기는 마블



영화를 보고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다 챙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블 전체 영화에서 등장했던 대부분의 인물이 언급 혹은 어떤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인물들을 다 챙길 수 있었는지 정말 대단합니다.



여러 인물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면, 누군가 주축이 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은 그 인물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엔드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인물의 거의 비슷한 분량으로 등장하고, 그들의 활약 또한 누군가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벤저스]인 샘이죠.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뜻을 이룬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물 뿐만 아니라, 과거에 나왔던 영화에 나왔던 것들까지 모두 영화에서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엔드게임]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과거 마블 작품의 설정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것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많은 분들이 여러 예상을 보여줬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서 맞는 예상들도 있지만,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고 조금이라도 예상하신 분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제가 정말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무엇을 예상하고 있건 간에 그 예상은 모두 빗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예상한 전개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습니다. 여튼,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굳이 마블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마블의 팬도 아니고, 마블의 모든 시리즈를 챙겨본 사람이 아님에도 영화는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예상했던 감정과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 모두 저에게는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 편으로는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엔드게임]은 많은 부분을 차지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라면, 빨리 달려가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빨리 극장으로 가서 보셔야 합니다.



​5 / 5 마블이 보여준 모든 것, 보여줄 모든 것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ZERO 님의 리뷰
2019.04.24 07:23:56
우리는 개념은 발명 하지만 결과는 발견한다
11년 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기획된 어벤져스 프로젝트는 영화 역사상 가장 비싼 프로젝트였고 이미 큰 성공을 이뤘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이제 막 개봉 했지만 마블이 기획한 프로젝트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대성공의 방점을 찍을 영화라 확신한다. 사실 확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미 성공이 보장된 영화이긴 하다만 그래도 11년간 개봉한 22편의 영화들을 총망라 하며 퇴장하는 영화로서 그 위엄과 품위를 잃지 않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낸 영화이기에 충분히 칭찬 받아 마땅하다.


문뜩 궁금해진다. 11년 전 마블의 기획팀은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제작하며 이 정도의 성공을 예상 했을까? 당시엔 별로 유명하지도 않았던 배우들은 언젠간 자기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월드스타가 될 것을 꿈 꿨을까? 11년은 꽤 긴 시간이고 그 과정에서 복잡한 일들과 수 많은 성공을 거쳐왔기에 답은 과거의 그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린 그저 그들이 세운 계획의 결과만을 마주 할 뿐이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11년 간 거쳐온 과거의 계획과 추억을 돌아본다. 이는 마블의 추억일 뿐만 아니라 관객의 추억이기도 하다. 이러한 플롯 구성과 기획은 관객의 완벽한 충성도를 담보로 하며 이 자체가 대성공한 프렌차이즈 영화의 특권과도 같은 연출 방식이다. 지금 눈 앞의 영화가 관객을 매혹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영화들이, 추억들이, 역사들이 관객을 이미 매혹 시킨 상태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게으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매력은 극대화 시켰고 프레임 밖의 사정으로 이별이 예정된(스포라고 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히어로들의 퇴장은 정중하게 배웅한다. 


슬픔에 잠겨있던 영화의 전반부는 중반부의 회상을 거쳐 후반부엔 사랑과 미래를 기대한다. 그들은 그들이 제시한, 혹은 발견한 미래를 희망이라 말한다.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확신하지 못 할 미래를 향해 내걷는 단 하나의 선택. 마블이 그리는 어벤져스의 도전은 그들 자신과 닮았다. 기획의 승리로 대성공을 마주한 마블 2.0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 누군가는 같이 나아가고 누군가는 아니겠지만, 그동안 만들어준 즐거움과 추억에 감사하다. 3000만큼.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4.25 16:39:13
'어벤져스:엔드게임' 초간단 리뷰
1. MBC '무한도전'을 매주 챙겨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즐겨보고 좋아하는 주말예능이었다. 13년간 주말을 책임진 이 예능에서 아주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도 있었고 그냥 그랬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은, '무한도전'은 마치 문화대통령처럼 예능과 문화의 판도를 바꿔놨고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것은 마블씨네마틱유니버스(MCU)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2008년 '아이언맨' 이후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까지, 이 시리즈는 영화 자체를 넘어서 문화와 가치관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이것은 '무한도전'과 MCU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두 작품 모두 '쇼(Show)'라는 점이다.

2. 사실 MCU 영화들은 볼 땐 재미나게 보지만 돌아서면 불만이 생길 때가 있었다. 영화로써 작품 안에서 완결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앞에 어떤 영화가 있었는지 알아야 하고 뒤에 어떤 영화가 나올지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영화는 숨겨둔 단서를 찾아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흐름을 읽어야 했다. 작가주의 영화에서도 기피하는 일들을 MCU 영화들을 보면서 불가피하게 해야 했다. 초창기 MCU 영화들을 볼 때는 그 부담이 적었지만 영화가 계속 나오고 이 세계관에 '역사'가 생기면서 관객은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영화를 보다 보면 불가피하게 해야 할 일이지만 MCU 영화들을 보면서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일들을 굳이 하게 된다.

3. '어벤져스:엔드게임'은 그 불만들을 모두 잊게 만들었다. 그것은 영화가 재밌기 때문이 아니라 이 영화들이 온전히 자기 정체성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것은 '쇼'이자 '상품'이다. '엔드게임'은 지난 10년간 MCU의 모든 영화들에게 '상품'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화룡정점과 같은 영화다. '엔드게임'은 분명 재미있는 영화다. 그런데 그것은 이야기가 탄탄해서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MCU에 대한 기억들을 모두 아우르는 '이벤트'라서 재미있는 것이다. 사실 이야기 자체만 본다면 루소 형제가 만든 모든 MCU 영화 중 가장 허술하다. 그것은 '이벤트'가 되기 위해 이야기의 합리를 희생한 것과 같다.

4. 이야기는 모두가 예상한대로 '시간여행'으로 비롯된다. 이것은 MCU 히스토리에 대한 복습과 같다. '인피니티워'를 장식한 히어로들부터 단 한 작품에 출연한 조연들까지 모두 등장해 자기 역할을 한다. 지난 10년간 MCU 영화를 즐긴 관객들은 지난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끝나면 이제 타노스(조쉬 브롤린)과 해야 할 일을 마무리 짓는다. 이것은 '인피니티워'처럼 여러 히어로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파티라기 보다 주요 캐릭터 3인방(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의 메인 이벤트다. 예를 들자면 WWE '레슬매니아'에서 월드헤비웨이트챔피언쉽 경기와 같다.

5. '엔드게임'이 '쇼'라고 느낀 장면은 굉장히 많다. 몇 가지 언급해보자면 타노스의 군대에 맞설 군대들이 포털을 타고 등장하는 장면에서 왜 발키리 군대까지 끼어있는가. 걔들을 쓸어버린건 헬라(케이트 블란쳇)가 아니었던가(사실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영화 내내 본 적 없던 마법사들도 쪽수를 맞추려고 등장한다(그렇게 많이 있는줄도 몰랐다). 그러니깐 군대 vs 군대로 맞서는 장면은 타노스의 군대와 머리수 맞추려고 오만 군대 다 불러온 인상이다(이럴거면 엘리스 대통령의 군대까지 불렀어도 될 뻔 했다). 게다가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의 장례식에서는 정말 MCU의 모든 히어로가 다 나왔다. 한 두 사람 정도 바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그러니깐 영화의 합리성보다 '이벤트'에 더 무게를 두고 만들었다는 의미다.

6. 이 '이벤트'는 단순히 마무리에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다음 시즌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예고도 하고 있다. 건틀릿을 들고 가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공격받자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우)가 나서서 도와준다. 그녀와 함께 MCU의 모든 여성캐릭터들이 뭉친다. 그러지 마란 법은 없지만 굳이 누나들만 뭉친 지점이 다소 인위적이다. 이는 '캡틴마블'에 부여한 정체성을 MCU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캡틴마블의 헤어스타일까지 여기에 결부시킬 수 있겠지만 그 정도 확대해석까진 하지 않겠다). 게다가 캡틴아메리카가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는 장면은 굳이 콕 찝어서 팔콘(안소니 마키)에게 물려준다. 절친한 버키(세바스찬 스탠)를 놔두고 굳이 팔콘을 지명한다. 인종의 이슈도 뛰어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니깐 앞으로 MCU 영화에서는 여성과 흑인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정말 그렇게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7. 엔딩크레딧은 이 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결정타와 같다. 미래의 히어로들과 조역들이 먼저 이름을 올리고 과거를 이끌었던 주역들은 그보다 더 화려하게 퇴장한다. 이것은 "지난 10년동안 우리 쇼를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떠나는 스타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시사회가 있었다면 이 엔딩크레딧은 정말 박수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엔딩크레딧까지 완성되면서 이 영화는 '거대한 쇼'라는 정체성을 지킨다.

8. 그런데 나는 이 마무리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사람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애시당초 말도 안되는 것 투성이인 마블세계관에서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오싹했기 때문이다. 극장문을 나서면서 잊혀지는게 아니라 한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하이드라'가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다. 그 진지함에 대해 '엔드게임'은 "뭐 어때, 이건 그냥 '쇼'야"라고 답한다. 10년을 끌고 가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은 정말 메인이벤트만 치르고 끝을 맺었다. '해리포터'의 마지막 영화는 여정의 결말이자 이야기의 완성이다. 그리고 '엔드게임'은 간간히 진지했던 순간들을 모두 내려놓고 즐기게 만든다. MCU 영화는 어차피 다 '쇼'이기 때문에 마지막은 큰 '이벤트'를 마련한 셈이다. 이제서야 나는 MCU 영화들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9. 결론: 10년짜리 쇼의 주인공이었던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 토르는 결핍을 보상받았다. 아이언맨은 모두 구하지 못했다는 부담을 내려놨고 캡틴은 잃어버린 70년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토르는 왕관의 무게를 내려놓고 배불뚝이 자유인이 됐다. 호크아이는 가족들과 안정을 찾았고 브루스 배너는...헐크와 합의점을 찾았다. 블랙위도우는 처음 가족의 존재를 알게 됐고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게 됐다. 암살자이자 스파이였던 그녀는 가장 영웅다운 행동을 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행복하게 마무리지었다. ...아무튼 아이맥스로 한 번 더 보긴 봐야겠다.


추신1)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배를 보고 내 배를 봤다. ...확실히 남 일은 아니다.

추신2) 그래서 로키(톰 히들스턴)는 어디로 튄건가. 그리고 과거의 토르는 망치를 잃어버린건가.

추신3) 분명 캡틴은 망치도 같이 들고 갔는데...그거 옷장에 두고 온건가.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동구리 님의 리뷰
2019.04.25 05:14:04
최고의 팬서비스일 뿐
*스포일러 포함


드디어 끝났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11년 동안 22편의 영화를 통해 이어지던 MCU의 첫 마무리, ‘인피니티 사가’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개봉일 영화를 보고 나오니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과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느낌이 공존한다. 국내에서만 해도 사전예매량이 200만이 넘고, 개봉일 오전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엔드게임 광풍’이 불고 있지만, 막상 본 영화는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영화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핑거스냅’ 직후에서 시작한다. 캡탄 마블(브리 라슨)의 도움으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네뷸라(카렌 길런)가 지구에 도착하고,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토르(크리스 햄스워스), 블랙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헐크(마크 러팔로) 등 살아남은 히어로들은 타노스(조쉬 브롤린)를 추적한다. 이들은 인피니티 스톤의 사용으로 쇠약해진 타노스를 처치하는데 성공하지만, 타노스는 이미 스톤의 힘으로 스톤들을 제거해버렸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시간, 어벤져스는 패배감과 죄책감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양자영역에서 돌아온 앤트맨(폴 러드)이 양자영역을 통한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마지막 희망을 받아들인 어벤져스는 시간여행을 통해 스톤들을 모아 죽은 이들을 살려내려 하고, 타노스와 최후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엔드게임>은 시종일관 마지막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어벤져스> 때부터 이어진 최종빌런 타노스와의 이야기, 첫 <어벤져스>부터 출연해온 원년멤버들의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때문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캡틴 마블 등을 비롯한 뒤늦게 ‘인피니티 사가’에 참여한 캐릭터들의 분량은 매우 적다(이들 대부분이 <인피니티 워>에서 먼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엔드게임>은 과연 적절한 마무리인가?”라는 질문이 <엔드게임>에 대한 만족도를 결정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게는 봤지만 아쉬웠다. 181분의 러닝타임 동안 아쉬운 지점들이 여럿 드러났다.


재밌는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시간여행 설정을 통해 과거의 MCU 영화들에 등장했던 여러 사건과 장소들이 다시 등장하는 부분이다. 살아남은 어벤져스 멤버들은 스톤을 찾기 위해 세 팀으로 나누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앤트맨은 <어벤져스> 뉴욕 침공으로, 토르와 로켓(브래들리 쿠퍼)은 <토르: 다크 월드> 시기의 아스가르드로, 네뷸라와 워머신(돈 치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모라그 행성으로, 블랙위도우와 호크아이(제레미 레너)는 <인피니티 워>에 등장한 보르미르로 떠난다. 이들의 여정에서 그간 등장했던 수많은 캐릭터와 사건들이 다시 등장한다. 더욱이 이 장면들의 많은 부분이 코믹스에서 따온 장면들이기에, 팬들에게 더욱 인상 깊을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기 전, ‘핑거스냅’으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의 묘사도 만족스럽다. 마치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포스트-아포칼립스 영화의 황량한 도시의 풍경을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아쉬운 지점 또한 좋았던 부분들과 거의 동일하다. 어벤져스 멤버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사건, 그리고 인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를 직접 찾아가 MCU의 11년을 되돌아보는 컨셉은 도리어 <백 투 더 퓨처> 보다는 <나의 마지막 액션 히어로>와 같은 영화 속으로 주인공이 들어가는 영화를 연상시킨다. 문제는 캐릭터들이 과거에서 만나는 인물들이 자신 혹은 자신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가령, 아이언맨은 1970년의 쉴드 기지에서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를 만나고, 토르는 어머니 브리가(르네 루소)를 만난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 패배감, 죄책감을 풀어놓는다. 러닝타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 과정은 ‘팬서비스’ 그 이상의 것이 되지 못한다. 아버지에게 조언해주는 토니나 어머니에게 조언을 받은 토르의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온 이후 어떠한 변화의 지점도 만들어주지 못한다. 아주 짧게 치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팬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길게 늘여 놓은 것 밖에 되지 못한 장면들이다.


가장 아쉬운 지점은 시간여행 설정이 전개되는 방식이다. <엔드게임>은 헐크나 네뷸라 등의 대사를 통해 영화 속 시간여행이 <백 투 더 퓨처>나 <터미네이트> 등의 시간여행 영화라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영화는 어느 정도 그 설정을 맞춰 따라가는 듯하다.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은 ‘타임 스톤’을 얻기 위해 자신을 찾은 헐크에게 시간여행에 따른 평행우주들이 생겨날 것이라 설명하지만, 헐크는 스톤들을 다시 과거로 돌려놓을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설정은 얼추 들어맞는 것 같다. 영화의 엔딩 직전까지 이 설정은 큰 결함이 없다. 하지만 엔딩 부분에서 스톤을 반납하기 위해 다시 한번 시간여행을 떠난 캡틴 아메리카가 그대로 과거에 머무르고, 노인이 되어 팔콘(안소니 마키)과 재회하는 장면은 영화가 내세운 시간여행의 논리를 붕괴시킨다. 그 장면의 감동보다 영화 스스로 무너트린 설정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이 더 컸다.


어벤져스 ‘원년 멤버’의 은퇴식에 가까운 이 영화가 특정 캐릭터를 대우하는 방식 또한 불만족스럽다. 토니 스타크는 죽었고, 캡틴 아메리카는 시간여행을 통해 새 인생을 살았으며, 호크아이는 가족과 함께 하고 있고, 토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블랙위도우와 헐크의 이야기는 없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심지어 호크아이에게도 주어진 에필로그가 헐크에겐 없다. 특히 블랙위도우에 대한 대우는 최악에 가깝다. 호크아이와 함께 소울스톤을 구하러 과거의 보르미르 행성으로 간 둘은, 서로가 각자를 희생해서 소울 스톤을 얻고자 한다. 결국 블랙위도우가 죽게 되고, 호크아이가 소울 스톤을 얻어 귀환한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절벽에서 추락해 죽은 블랙위도우의 모습을 <인피니티 워> 속 가모라의 최후와 같은 구도로 촬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블랙위도우는 ‘어벤져스’라는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 그리고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성녀로 간단하게 치환되어 버린다. 심지어 생존한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모이는 토니 스타크의 성대한 장례식 장면과는 달리, 블랙위도우의 장례식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사실 <캡틴 마블>이나 <블랙팬서>, <앤트맨과 와스프> 정도를 제외하면 MCU 영화들 속 여성캐릭터의 대우는 언제나 좋지 않았다. <엔드게임>은 그 전통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원년멤버인 블랙위도우의 퇴장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안 좋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은 분명 비판받을 지점이다. 아마도 많은 팬들이 이 부분에서 분노하지 않았을까? 심지어 당장 내년 블랙위도우의 첫 솔로영화가 예정되어 있는 와중에 이러한 방식으로 퇴장시키는 것에서, 제작진이나 팬보이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캐릭터에 대한 예우’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캡틴마블을 비롯한 여성캐릭터들이 팁업하는 장면은 (그 장면 자체로는 괜찮지만) <엔드게임>, 더 나아가 MCU의 많은 영화들이 여성캐릭터를 다뤄온 방식에 대한 인식개선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알라바이이다. 네뷸라가 조금 더 입체적인 캐릭터성과 서사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미약한 위로가 뿐이다.


<엔드게임>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원년멤버의 은퇴’에 있다. 중년 백인 남성 셋과 젊은 백인 남성 둘, 백인 여성 하나로 구성된 이 팀의 인종적, 젠더적 구성은 계속해서 비판받아온 지점이다. <엔드게임>은 3시간의 긴 러닝타임을 할애해 이들의 마지막을 보여준다. 어쩌면 <엔드게임>은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추억팔이로만 가득한 영화이지만, 어쨌든 타노스를 대적하는 기나긴 ‘인피니티 사가’는 끝났다. 백인 중년 남성 위주의 이야기는 저물었고, 블랙팬서, 캡틴 마블, 발키리, 와스프, 스파이더맨 등의 비백인, 여성, 청소년 캐릭터들이 앞으로의 MCU를 이끌어 갈 것이다. <블랙팬서2>나 <캡틴마블2> 이외에도 <상치>, <미즈마블> 등 동양인 남성, 무슬림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들이 제작 중이라는 루머들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당장 캡틴 아메리카가 버키가 아닌 팔콘에게 방패를 물려준 것만 봐도, 이러한 변화의 조짐이 드러난다. 아직 MCU에 데뷔하지 않은 코믹스의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마블은 지금까지의 단점을 (물론 느린 변화겠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엔드게임> 자체는 지난 10년 동안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극대화한 아쉬운 결과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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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미 님의 리뷰
2019.04.25 08:14:40
현재에 대한 고민은 늘 과거로 던져질 수밖에 없다
이 글엔 본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웅의 탄생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아마도 마블 영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알맞은 키워드란, 다름 아닌 영웅 신화일 것이다. 건국 이래로 짧은 역사를 지녀 자신들의 기원에 관한 결핍과 공허감에 시달리는 미국에게, 서부극의 존 웨인이나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이 일종의 ‘살아있는 신화’로서 기능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때 그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르는 사실이 바로 ‘무근본성’이다. 말 그대로 그들에게는 근본이 없다. 어느 서부극에서도 총잡이들은 어딘가로부터 흘러들어와 다시금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이를테면 고전 서부극인 <수색자>에서 이든 에드워즈(존 웨인)가 바로 그러하다. 서부극의 스페이스 오페라 버전에 해당하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두말할 것도 없다. 온 우주에 있는 제다이들은 영화 속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등장한다. 바로 요다가 그러하다.



이것은 마치, 자궁 없이 태어난 아이처럼 자신의 근원에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자신의 강한 모습이 있는데, 과연 그것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고민은 슈퍼맨과 같은 강한 초인에게도 자신의 고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게 했다. <맨 오브 스틸>에서 우리가 보았듯이, 슈퍼맨의 고민은 단순히 힘을 어떻게 사용하고 누구를 지킬지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실존에도 던져진다. 따라서 우리는, 슈퍼맨 코믹스의 원작이 대공황 당시에 탄생했다는 점을 알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현재의 미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잘 알게 된다. 현재에 대한 고민은 늘 과거로 던져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재에 대한 고민은 늘 과거로 던져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간 실존에 관한 제1의 원리이자, 시간 여행을 주제 삼은 여러 미디어에서 언급되는 교훈이기도 하다. 구태여 따져보면 과학적으로 신체 시간을 멈추어서 냉동인간의 형태로 미래로 향할 수는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빛을 쫓는 시간의 속도보다 더 빨라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실에서 우리의 시간 여행은, 한없이 무(無)에 가까워질지언정 그 이상을 탐하지는 못한다. 어쩌면 미디어에서의 시간 여행이 주로 과거로 편중되는 것에는 그러한 이유도 있을 듯하다. 미래는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스스로를 던질 수 있는 곳이다. 반면에 과거는 그들이 우리를 현재로 던져버린다. 하이데거식으로 말하자면 미래에 기투하던 우리는 과거로부터는 피투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라는 국가의 무근본성이 자리한 장소가 바로 그러한 과거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 과거가 우리를 현재로 던져버렸고, 즉 우리는 과거로부터 피투되었다. 그렇다면 이때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 또한 명확하다. 스스로를 국제 사회의 질서를 추구하는 영웅으로 여기는 그들의 모습이 현대의 영웅 신화를 만들어냈다면, 그 영웅들이 힘이 아닌 실존으로 고개를 돌리는 최근의 경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어쩌면 영웅을 품었던 것은 특정한 자궁이 아니라 시대라는 이름의 모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유하자면 영웅의 탄생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그 탄생에 관한 목격담은 얽히고설키어 실체를 알아볼 수 없으니, 직접 과거로 흘러가 현장을 포착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셈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웅들은 우리이자 우리네 현실



10년을 달려온 마블의 영웅 신화가 안착한 지점 또한 과거로의 여행이다. 팬서비스로 보면 오마주에 가깝고, 한 편의 영화로 보면 그동안에 있었던 마블이라는 이름의 소우주를 횡단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지적해두고 싶은 점은, 그들의 작전이 성공했던 건 단순히 개인이 개인의 역할을 온전히 잘 수행했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에는 영웅에 가려진 영웅들이 과거의 어느 지점에서 줄곧 발견된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상관이자 연인인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도 그러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전에 소서러 슈프림으로 활약했던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도 있다. 이때 에이션트 원이 자신을 찾아온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에게 하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자신(과 타임스톤)이 이곳에 없으면 이곳 세계가 위험하다며 (처음에는) 타임스톤을 달라는 요청을 거부한다.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 마블 영화가 말해왔던 멀티버스(평행세계)가 여러 곳에 존재하고, 그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대목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자리라는 게 단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세상 전체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이 영화에서 ‘앤드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혈투는 단지 그들의 세계 안에서 그들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고, 영화의 카메라 밖에 존재하는 여러 차원과, 더 나아가서는 스크린 밖에 있는 우리의 세계 또한 하나의 멀티버스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웅들은 우리이자 우리네 현실이라는 뜻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여러 영웅 신화를 떠올리고 있다. 마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까지, 또는 제임스 본드나 <신과 함께>의 김자홍(차태현)까지. 이들의 모습이 각기 다를지는 몰라도 개인의 자리에서만큼은 영웅임이 확실하다. 요컨대 마블이 말하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평행우주라는 점에서, 영웅이 등장하는 여러 영화 자체가 하나의 멀티버스로서 작용한다는 가정하에서, 그러한 영화라는 타이틀 하나가 담론으로의 인격을 띠고 영웅 그 자체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말인즉슨, 우리가 서부극에서 시작되어 마블에 다다르는 영웅 신화 혹은 영웅 영화의 계보를 세워보기보다는, 그것들 모두가 각자의 시대와 자리에서 개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서부극과 그에 파생된 영웅 영화의 계보를 이 글에서 세세하게 나열해보지는 않을 예정이다. 위에서 말한 이유가 가장 크고, 두 번째로는 범주가 너무 넓어 모호함이 있을뿐더러, 세 번째로는 이 글이 영웅 영화가 아닌 마블 영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웅이라는 단어의 뜻에 대한 논의를 미루어 둔다면, 적어도 위의 맥락에서 우리가 영웅이라는 단어를 붙여볼 가장 알맞은 자리는 영화의 오프닝 장면일 것 같다. 영화의 서두에 호크아이(제레미 레너)가 가족을 잃고 허망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언급되는데,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영웅 중에 오직 호크아이만이 (보통 의미에서의)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왔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그 가족이라는 단어에 어벤져스라는 영웅 공동체를 포함시키는 게 영화 전체의 줄거리라는 점을 생각하고, 가족이라는 것이 어느 특출난 하나가 아니라 모두의 힘으로 밀고 당겨지면서 안정을 찾는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영화는 그런 영웅들에게 가족을 이루는 법을 알려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문장에서 다시금 이 글의 가장 첫 문단으로 돌아가서, 바로 그것이 마블이라는 영화가 영웅들의 공허감을 채워주는 방법, 혹은 그것을 채울 수 있노라고 제시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





과거는 우리를 현재로 던져버린다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가정을 해보자. 훗날 시간이 흐르고 이 영화를 과거의 유물로서 돌아볼 우리가 떠올릴 생각은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그 무엇보다 우리가 이 영화를 되돌아봄으로써 (흔히 말하는 정주행) 얻는 효과는 각각의 영웅들이 등장하게 된 계기가 아니라, 그 반대로부터의 진행일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함은 다음의 설명을 참조하라. 마블 영화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세계관에 여러 영웅을 차례로 투입하는 장식으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각각의 영웅들이 탄생하게 된 원인, 즉 탄생의 기원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어벤져스>라는 대전투에 끼워 넣기가 어색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우리는, 그들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으므로 딱히 반복해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 마블 영화들을 되돌아볼 때 우리는, 그들의 기원이 아니라 그 반대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가족이 된다는 것, 그 영웅들이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시대상을 반영하며 성장해온 마블의 영화들을 차례로 돌아보는 우리에게도, 그러한 시대상들이 일종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점 또한 자명하다. 2008년의 <아이언맨>에서 이라크전과 그 배경을, 2018년의 <블랙 팬서>를 보면서 1960년대의 흑인 운동이나 현대 미국의 (여전한) 인종차별 문제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러한 시대상을 굳이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알아두면 영화를 보며 세상을 들여다보기에는 편리할지도 모른다. 다만 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그러한 문제의 기원이 아니라, 그러한 문제들이 과거에서 현재로 던져져 와 이곳에 뭉쳐지는, 현재라는 이름의 가족이다. 위의 문장을 다시 반복하자면, 미래는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스스로를 던질 수 있는 곳이다. 반면에 과거는 그들이 우리를 현재로 던져버린다. 즉, <엔드 게임>의 시간 여행에서 과거로의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바로 그것이다.



과거가 우리를 현재로 던진다는 말은, 다르게 말해 우리가 과거에서 ‘현재에도 통용될 만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른바 세월을 관통하는 담론, 이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우리 앞에 데려다 놓는 것일 수도 있다. 전자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도덕, 후자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었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가 해당할 테다. 이를테면, 나는 마블 영화가 지난 10년 동안 반영해온 시간 중에 <블랙 팬서>의 흑인 인권이나 <캡틴 마블>에서의 여성 인권을 이 대목에서 떠올리고 있다. 그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서 등장했으리라고 보는 것은 타당한 시각이지만, 나는 이것들을 훗날 되돌아볼 때 우리가 어떤 현재를 사는 중일지가 정말로 궁금하다. 해결되었든 해결되지 않았든 간에, 그것은 여전히 하나의 평행세계로서 현재라는 이름의 미래로 우리를 기투시키고 있을 테니 말이다.



요컨대 나는, 이 영화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시간 여행을 목격이 아닌 체험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영화가 첨언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백 투 더 퓨쳐> 같은 시간 여행은 다 거짓말이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렇게 해서 바뀐 현실이 분기점으로 갈라져 나오는 것일 뿐, 원래 있던 우리의 현실은 변하지 않아.” 이 대사가 영화 내에서 직시하는 부분은 그들의 미래는 바뀔 수가 없고, 앞으로도 바뀔 일이 없으리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은 단지 관측된 지금 이 순간으로서의 현재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재들이 동시대를 살아가며 하나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 바로 평행우주라는 이름의 멀티버스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영화에서 목격하는 것은 그들이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흘러가는 현재를 끝없이 연장해 무(無)에 가깝게 만듦으로써 겹친 세계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때 그건 아마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수천만분의 일의 확률일 테다.


영웅이라는 세계가 아니라 영웅이라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 세계 안의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그러니까, 영웅이라는 세계가 아니라 영웅이라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를테면 타노스(조시 브롤린), 우리가 각자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영웅들 앞에 주어진 공공의 적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있다. 이들이 <시빌 워>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가히 세계 경찰로서의 미국이 갖는 내부적인 갈등처럼 보이기도 했다. 대의를 위해 히어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게 캡틴의 주장이었고, 대의를 위해서라면 히어로 개인의 자유는 억압될 수도 있다는 게 아이언 맨의 주장이었다. 마블 영화는 이러한 논쟁을 확대해서, ‘어벤져스’라는 미국을 은유한 집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타노스라는 전 우주적인 재앙으로 만들어버린다. 모두가 죽지 않기 위해서는 반절이 죽어야 한다는 타노스의 논리는, 대의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시빌 워> 논쟁의 연장선이다. 따라서 마블 영화가 말하는 동시대의 모습이란, 우리의 문제가 타인을 통해 비추어질 때 그에 대한 논의와 화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타노스의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통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그들은 이제, 자신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졌는지를 깨닫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때 특기할 점은 개인으로 활동하던 영웅이 하나로 뭉쳤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 여행을 통해 실수를 바로잡는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마블의 10주년을 끝내는 이 영화가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함은 위에서 말했던 평행우주 단락으로 다시금 거슬러 오를 필요가 있다. 그에 대한 부가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인피티니 사가의 마지막에 도달한 이 영화가 거쳐온 스물 몇 편의 영화들이 하나의 정지된 현재로서 작용한다는 점이 매체론의 관점에서 그러하다면, 덩달아 거기에 딸려온 시간들은 우리가 과거를 들여다보면서 여전히 변하지 않은 곳으로 남아있는 현재의 어느 지점들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금 말해서 <엔드 게임>의 시간 여행은 결코 시간 여행이 아니요, 오히려 그 여행길에 오르는 건 영화 밖의 우리이다. 조금은 낭만적으로 표현해보면,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그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 때의 우리에겐, 그 때의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얻는 교훈들을 통해 어느 순간 훌쩍 성장한다는 점에 반론의 여지는 없다. 다만, 그런 디딤돌 자체를 없던 일로 치부하려고 떠나는 역사 수정 여행이 나에게는 달갑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그런 것들을 인정하면서, 그런 시간들이 개인의 우주로서 줄곧 이어지고 나아가고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요즘의 영웅에게 힘보다는 과거로의 여행이 더 의미가 있는 이유이다. 자궁 없이 태어난 아이들에게 주어진 근본적인 문제, 자신을 있게 한 시대상이 이미 과거의 유물로 변해버린 영웅들이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슈퍼맨이 대공황 당시에 태어났다는 것도, 블랙 팬서가 1960년대 흑인 운동 시기에 탄생했다는 것도, 아이언 맨이 베트남전 당시에 태어났다는 것도 지금은 모두 잊혀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현재에도 여전한 영웅이다.



평행으로서의 서부, 마블이라는 시대의 마지막 매듭



그래서 나는 아이언 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그는 탄생과 죽음이 명확하게 고지된 (내가 아는 선에서는) 최초의 히어로다. 자신이 태어난 시대를 잊고 사는 영웅들에게 있어 그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 다시금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솔선수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성격상으로 미국의 독단적인 무력 혹은 재력, 그리고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것들을 모두 감당하려 했던, 세계 경찰로서의 미국을 반영하는 게 그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런 시대의 종말을 지금 목격한 셈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의 마지막 손짓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지막 순간, <라스트 미션>을 떠올린 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기막힌 공통점을 짚어보도록 하라. 예전에는 옳았어도 현재에는 마냥 옳다고만은 볼 수 없는, 아니 어쩌면 틀렸다고도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신념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면서, 결국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구하려던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라. 그런 과거가 현재에는 옳지 않게 되었더라도 오히려 나는 그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었다는 점을, 또한 그들이 살아있는 현재가 또 하나의 우주로서, 현실로 남아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회한이나 반성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게 정론이었다고 (타노스처럼) 필연성을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시대로 보면 우리가 그곳에 있었고, 할리우드로는 또 하나의 서부가 이곳에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요컨대 그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대의 연속, 혹은 나란한 평행으로서의 서부, 마블이라는 시대의 마지막 매듭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4.24 16:06:52
새로움보다는 익숙함과 향수를 선택한 최종 단계
상당히 긴 여정이었다. <아이언맨>(2008)을 시작으로 11년이 지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했고,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음에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이들의 활약이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너무나 당혹스럽게도 '드라마'에 모든 것을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영화는 너무나 당연하게 기존의 이야기의 마무리와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그 과정을 다소 길게 두고 있다. 181분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이들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탄생기에 대한 드라마적 요소와 이들의 고난 등 여러 면에서 이미 이들의 드라마를 충분히 겪었기에 강력한 적 '타노스'의 등장 하나만으로 이 드라마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즉, '타노스'로 인한 사태를 수습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적 소모가 강하게 든다. 각자 생각하는 방향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지라도,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마지막을 위한 장식이라는 것이 너무 크게 다가온 느낌이 강하다. 이들에게 있어서 이 위기 극복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팬 서비스'와 '뒷이야기'를 선택한 것은 너무나 야비하다. 철저하게 자신들의 팬을 위한 영화를 선택하면서 이야기부터 액션까지 기존의 것을 다시 한번 복습을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문제는 이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와의 전투를 했기에, '타노스'를 이용한 액션을 새롭게 보여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새로움 없이 이들의 위기 극복을 봐야 하는 것인데, 이 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발판들마저 '어벤져스'와의 이별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기에 만들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새로움보다 익숙함을 남기고 이별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을 하면 각 캐릭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기존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가장 주축이 되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 역시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의 답습과 같다.

새로운 것은 이들의 행보다. 위기를 직면했을 때, 각자 생각하고 극복하는 방향이 너무나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자의 생각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행보는 새로운 것인가?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살짝 비틀어 생각하면 이들의 현 행보를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마저도 새롭지 않다. 모든 기존의 것을 하나로 뭉쳐 만들어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고찰 역시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든 것이 기존의 것을 답습하고 추억하고 위하는 것이기에, 향수를 느낄 수는 있을지라도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나, 이들의 영웅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에 대한 고찰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이 선택이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최종 단계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된다.

상당히 긴 여정의 끝은 결국 팬 서비스와 향수로 그치는 것에 상당히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던 '타노스'마저 매력이 없게 느껴지게 되니,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남는 것이 없다. 결과적으로 영화만 보고 느끼는 것은 아쉬움만이 가득 남게 된다.

-2019.04.24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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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l 님의 리뷰
2019.05.20 06:26:04
이 영화의 주요 소재인 시간여행 자체가 앞뒤가 전혀 안 맞고, 제대로 설명되지도 않으며, 그저 팬서비스성 장면을 넣기 위한 장치인 점은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마블 영화에 대단한 개연성을 바란 적은 애초에 없기 때문이고, 그 팬서비스 장면들을 보면서 설레인 것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저 성장기 십 년 내내 MCU 시리즈를 따라오며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쌓은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하겠다.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의 캐릭터는 충분히 잘 다뤄졌다. 캐릭터들의 서사와 결말이 충분히 납득가게 그려진다. 토니 스타크의 결말은 슬프다기보다는 (솔직히 나는 얘가 죽었다고 슬퍼할 만큼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이언 맨 1편의 엔딩을 보고 두근두근 설레여하던 초등학생 시절의 나를 떠올리고 그간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만들어서 뭉클했다. 스티브가 과거로 돌아가 페기와 함께 춤을 추는 엔딩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여운이 남았다.



하지만... 이 둘을 제외한 다른 원년멤버의 취급도 마찬가지였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마블이 팀업무비에서 늘 저지르는 뻘짓거리가 있다. 솔로무비에서 쌓아온 캐릭터의 서사를 싸그리 무시하는 것이다. 아이언 맨 3의 엔딩에서 아크리액터를 떼내고 마침내 인간적으로 완성된 토니 스타크가 시빌 워에서 뜬금없이 대디이슈에 휘둘리고 멘붕하고 퇴보하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번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는 토르의 캐릭터적 서사가 완전히 무너졌다. 분명히 토르는 라그나로크에서 무기 없이 자신의 진정한 힘을 찾고, 백성이 있는 곳이 곧 국가임을 깨달아 진정한 왕의 재목이 되었지만, 인피니티 워에서 다시 뚝딱뚝딱 무기를 만들질 않나, 엔드게임에서는 무책임하게 나라를 내버린 술꾼 한량이 되어버린다. 이건 뭐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마블에서 일하는 놈들 전부가 라그나로크의 존재를 싸그리 까먹은 건 아닌지 내 눈이 의심될 정도였다. 나는 별로 토르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적어도 캐릭터 무비를 만드는 사람들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냔 말이다.



여기저기서 말 많은 블랙 위도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원년멤버 중 유일한 여성 캐릭터를 그딴 식으로 내버릴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것도 자살이라니. 죽음이 캐릭터 본인의 선택이란 식으로 얄팍하게 눈가림하고 지나가려는 거 같아서 어이없다. 서사도 뭣도 없고 비중도 없고 쓰잘데없는 일뽕 장면에나 나오던 호크아이를 이쯤에서 퇴장시켰으면 딱 알맞았을 것을. 왜, 호크아이는 아이와 아내가 있는 가장이라 살려야 했니?ㅋㅋ 그럼 가정이 없는 독신 여성 캐릭터는 그렇게 내버리듯 죽여도 괜찮다는 건가?



사실 마블이 블위를 다루는 방식은 참 한결같았는데, 캡틴 마블 하나 내 줬다고 좀 바뀌었을 걸로 기대한 내가 바보 멍청이지. 블위는 MCU 십년 내내 매번 천방지축 남캐들 뒤 봐주는 수단적인 캐릭터로만 사용되어 왔다. 게다가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블위가 불임이라는 이유로 나는 괴물이라고 자학하던 장면과, 가정이 있는 남자 대신 죽은 블위의 결말을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 만에 하나 블위가 솔로무비에서 되살아난다고 한들(물론 그러지도 않을 것 같지만) 이번 영화에서 블위라는 캐릭터를 전개를 위해 손쉽게 희생시킨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더욱 토나오는 건 후반부에 나오는 여성 히어로들의 합동 공격 장면인데, 서사는 전부 이른바 빅3 백인 남성 히어로들한테 몰아줘놓고선 그런 면피성 장면 한 번 넣어놓은건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블위를 그딴 식으로 죽여놓고선 그 한 장면으로 페미뽕이라도 채우길 바랬냐? 블위가 그 합동 공격을 같이 했으면 이야기가 아주 조금은 달라졌을지 모르겠는데 지나치게 속 보여서 짜증만 날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좋았던 여캐는 가모라와 네뷸라 정돈데 (가오갤2에서도 유.일.하게 좋은 부분이 이 둘의 애증관계였다) 이 둘은 어떻게 다뤄질지 이후를 봐야겠지. 물론 제임스 건이 감독하는 가오갤 따위를 극장에서 챙겨볼 생각은 없지만.



성장기 십 년간 MCU를 따라온 관객으로서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 점도 조금은 있었지만 단점이 너무 컸다. 확실한 것은 나는 적어도 앞으로는 이전처럼 MCU 영화들을 죄다 챙겨보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몇 솔로 무비 시리즈만 챙겨볼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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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8 10:53:48
여러 결점을 가진 영화일 수 있다. 하지만 훗날 이 시기는 '마블'과 '어벤져스'로 영화사에 남을 것이고, 그것을 목격했다는 경이로움에 줄 수 있는 모든 별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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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7 03:12:01
관객이 기억하는 지난 11년
1.호불호가 갈리는 원인 : 난해한 제작과정


많은 대중을 만족시키는 상업영화는 누구나 쉽게 받아들여야한다. 허나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같은 거대한 공유세계관은 어느정도 연차가 쌓이면 그 공유세계관 자체가 하나의 진입장벽이 된다.


<인피니트 워(이하 인워)>에서 맨 마지막에 "Thanos Will Return(타노스는 돌아온다)"라는 문구가 뜬다. 즉 주인공이 타노스라는 반증이다.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히어로들이 패배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선보여서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무시무시한 공포를 안겨줬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대중들의 예상에서 빗나가면서 어떻게 하면 팬들을 만족시킬지 고민에 또 고민을 한 흔적이 산재해있다. 오죽하면 레퍼런스 삼았던 영화들을 직접 대사로 언급하겠는가? 제작진은 팬보이들을 달래면서도 관객들의 예상을 뛰어넘기위해 최선을 다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캐릭터활용을 색다르게 하거나, 인물들이 가진 지난날의 트라우마(앙금)들을 해소해주고, 깨알같은 카메오를 등장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불호는 왜 갈리는 걸까?

일단 등장인물 수가 지나치게 많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블랙위도우, 호크아이, 워머신, 앤트맨, 로켓, 네뷸라, 캐럴 댄버스까지 총 11명이다. 결국 감독은 원년맴버 중에서도 토니 스타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총 3인에게 집중하며 캐릭터 분배하였다.


이렇게 캐릭터 비중을 최소인원에게 집중하지 않았다면 <엔드게임>은 산만한 구성으로 후반부에 급격히 무너졌을 것이다.







둘째, 개연성 부족(설정오류)은 왜 생기는가?


<엔드게임>는 지난 11년간 진행되어온 인피니트 사가(Infinity Saga)를 마무리하며 계약이 만료된 배우들을 위한 성대한 송별회 같은 작품이다. 그러면서도 새롭게 런칭되는 스트리밍서비스 '디즈니+'에 새롭게 시작할 드라마와 '영 어벤져스'에 대한 떡밥을 심어놔야했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게 아쉽다.


히어로물로는 이례적일정도로 3시간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사를 차곡차곡 쌓기보다는 지난 MCU영화를 샘플링했다. 기존의 음원을 복사해서 작곡하는 샘플링 방식처럼 지난 마블영화 21편을 셀프오마주하면서 팬무비가 되는 길을 택했다.


결국, <엔드게임>는 MCU 11년 역사를 3시간에 압축해서 그 속에 숨어있는 이스터에그를 찾는 영화가 되버렸다. 문제는 <엔드게임>은 확고한 메인 플롯이 있던 <인피니티 워>와는 다르게 MCU영화, 코믹스, 인터넷 밈까지 마블세계관에 정통하지 않다면 풀기 어려운 시험이 되버렸다. 시험에 안 나올거 같은 구석구석에서 발췌한 문제를 푸는 기분이 든다고할까?


그리고, 디즈니 특유의 가족주의로 개연성의 빈틈을 메운다. 이별을 앞두고 있다는 명분아래 <엔드게임>은 감성에 의존한다.








셋째, 루소 형제의 연출에 관하여


지난 11년간을 되돌아보고, 원년맴버들을 위한 송별회라고 해서 신파로 치장할 필요는 없다.

루소형제의 초기작들은 죄다 코미디영화였고, <인워>의 씁쓸한 결말와는 정반대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엔드게임>의 구조적 약점은 앞서 말했듯이 등장인물수와 서사분량이 많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면, 전투장면이 등장하다가 대화장면으로 휙휙 바뀌며 맥을 끊어먹는다.

전개와 설명을 하기위해 대화장면이 필요한데, 루소 형제는 유머로 구조적 약점을 가린다. 캐릭터들의 색다른 이면을 끄집어내거나 인터넷에서 회자되던 밈을 이용하거나,

코믹스와 MCU작품들에서 일부 차용하며 유머를 만든다.



코미디를 내세우며, 변화된 캐릭터성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킨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탓에 인물들이 지닌 앙금을 힐링하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끝으로, 액션연출만 따로 보자, 루소형제는 각각 캐릭터들의 특성에 따라 맞춤액션을 부여하는 능력을 뛰어나나 <인워>와 <엔드게임>에서 봤듯이 대규모 전투장면 묘사가 굉장히 투박하다.

<엔드게임>만 따로 놓고보면 러닝타임의 한계가 더 직접적인 원인이지만,그래도 전개과정 자체가 매끄럽지 않다. 전투상황을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2.총평

<엔드게임>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만족시키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토록 훌륭한 마무리는 영화역사 전체를 뒤져봐도 없을만치 훌륭하다.물론 오마주가 많아서 (21편을 챙겨본) 마블 팬들로 한정짓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건 <엔드게임>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단점은 히어로 장르가 가진 내재적 한계일 것이다.

히어로물이 결국은 '캐릭터무비' 라는 명제만 재확인시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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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21:03:11
전체적으로 보면 분명 훌륭하다. 그치만 디테일을 구석구석 보자니 의문점과 흠이 많이 보인다. 타노스는 빌런으로의 매력이 퇴색되었다. 액션신도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지만 <어벤져스>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처럼 오밀조밀한 매력이 없다. 여러 가지 설정 부분에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너무 많다. 일부 우연스러운 스토리전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나 <에이전트 오브 쉴드>같은 다른 MCU 작품들과의 연계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라제급으로 너무 혼란스럽고 밸런스 붕괴가 많아 보인다…… 한번 더 감상해봐야 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줄평
- 영화 자체로는 합격이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일부로 보자면 불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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