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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Extreme Job)

코미디 / 2018

개요
코미디, 한국,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1.23 개봉
감독
이병헌
배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신하균
오정세
김의성
송영규
양현민
허준석
장진희
김종수
이중옥
시놉시스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는 마약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의 맏형 고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장형사, 마형사, 영호, 재훈까지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마약반은 24시간 감시를 위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게 되고, 뜻밖의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의 숨은 재능으로 치킨집은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수사는 뒷전, 치킨장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마약반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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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3.3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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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223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146

DaDaSi 님의 리뷰
2019.01.18 01:54:21
감독과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미 거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일부 감독을 제외하면 차기 작품이나 특정 개성을 가진 영화감독으로 누군가를 쉽게 떠올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은 이번 작품이 그의 3번째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영화라는 이유로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람평 역시 감독을 칭찬합니다. 배우보다 감독이 더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감독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에서 차기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을 꼽으라면, 전 이 영화를 연출한 이병헌 감독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이병헌 감독의 3번째 영화 [극한직업]입니다.




저는 이병헌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의 첫 장편영화인 [스물]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나 주제를 떠나서 [스물]이라는 영화 제목에 맞는 발랄하고, 풋풋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는 차진 대사는 그가 연출하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한국에서 자기 개성을 영화감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개성이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요소는 상당히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빠른 대사처리와 호흡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코미디 영화는 상당히 어려운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을 훌륭히 해냈다는 점입니다. 빠른 템포로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면서, 중간중간 센스 있는 대사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 살아나는 이유 중 하나인 살아있는 캐릭터입니다. 사실, 영화는 캐릭터보다는 스토리가 조금 더 중요합니다. 캐릭터의 매력이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스토리의 비중이 조금 더 높습니다. 하지만, 코미디나 액션같이 스토리의 비중이 조금 낮은 장르에서는 이 캐릭터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납득이 되려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충분해야 합니다. 때문에, 훌륭한 영화는 초반 10분의 시퀀스에서 인물에 대한 캐릭터와 그들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들이 흥미를 끄는 장면과 함께 등장합니다. [극한직업] 역시 오프닝 시퀀스에 이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느낀 것이 있습니다. 영화는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 작가를 유심히 찾아보게 됩니다. 스토리나 캐릭터가 있는 콘텐츠는 작가가 조금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연출자가 일부 참여하긴 하지만 연출자는 시나리오는 시각화 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입니다. 가장 좋은 경우는 연출자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을 살펴보면서 더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상업영화인 [스물]은 이병헌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병헌 감독의 개성이 아주 잘 드러납니다. 이 개성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바람, 바람, 바람]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개성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하려고 했던 작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래, [선생, 김봉두]를 연출한 장규성 감독이 제작하려던 영화를 이병헌 감독이 맡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참여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개성이 100%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존에 있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빠른 템포와 말장난 같은 대사를 통해 그나마 죽어가는 영화를 자신의 개성을 녹여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람, 바람, 바람]은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할 [극한직업]은 그가 처음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를 했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본래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입니다. 강형철 감독의 영화인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각색에 참여하면서, 강형철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대사의 리듬감을 잘 배웠다고 생각이 듭니다. 나름, 한국 영화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두 감독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의 중심인 류승룡 배우는 [광해]와 [7번방의 선물], [명량] 이후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류승룡이라는 배우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은 [내 아내의 모든 것]과 [7번방의 선물]에서 보여준 연기를 떠올릴 것입니다.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역할에서 그가 빛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우리들에게 인상적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극한직업]에서는 그와 딱 맞는 역할을 보여줍니다. 이것도 커리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가 캐스팅된 것에는 배달의 민족 CF가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CF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이 이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진선규 배우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는 될 수 있지만 매력적인 영화는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볼 것이 얼굴밖에 없는’ 진선규 배우는 이 영화에서 신의 한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진선규 배우가 극 중에서 중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중국어를 능숙하게 하는데, 중국 사람들이 놀랍니다. 그리고 자신을 화교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이 왠지 모르게 [범죄 도시]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의 필모를 살펴보면 이번 영화가 첫 코미디 영화로 보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이 배우는 코미디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배우들에게는 밝은 연기가 가장 기본적인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감정 없이 단순한 감정들을 표출하면 되기에 연기가 조금 모자라도 커버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영화 속에 배우들이 연기들이 모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명 배우가 의외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전에 드라마 [혼술남녀]를 통해 그를 처음 봤는데, 나름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 조금 매끄럽지 못한 연기를 보여줘서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물론, 이번 영화에서는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는 배우들 사이에 호흡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호흡은 배우들만 아니라 감독과의 소통도 아주 잘 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의 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감독이 배우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사실,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과 더불어 그것을 배우에게 이해를 시켜야 합니다. 이 장면에서 이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물론, 배우에게도 시나리오는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머릿속에 어떻게 표현하려고 하는지는 담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촬영을 순서대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촬영하는 전에 어떤 상황이나 감정들을 잘 이야기하면서 배우를 설득해야 합니다.



영화 [극한직업]은 배우보다는 감독의 칭찬이 많은 영화입니다. 저 또한 감독의 개성이 조금 더 빛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주연으로 등장하는 5명의 배우 그리고 코미디가 더 잘 어울리는 신하균 배우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은 캐스팅입니다. 감독이 모든 캐스팅에 100% 적합한 인물을 배치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존에 이병헌 감독의 영화에 나왔던 배우들이 다수 나온 것을 생각해보면, 그가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배우들이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도 그의 의도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배우들이 아주 잘 소화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영화를 보면서 어떤 배우가 튄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2주나 먼저 개봉하지만, 설 연휴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자신감을 가져도 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4.5 / 5 감독과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타잔 님의 리뷰
2019.02.04 12:40:29
'액션키드'말고 '코미디키드' 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재미일지도 모른다. 어떤 영화적인 성취보다도 우선되어야 할지도 모르고, 그러한 모든 관객들에 대한 반응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써 '당연'하고 '마땅'한 직업의식 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극한직업>은 나름의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 어떤 영화적인 성과를 떠나서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어 내고 그 웃음은 당연하게도 행복한 시간들을 같이 공유하게 된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고집하며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이병헌 감독의 3편의 영화를 모두 봤지만 4번째로 만들어진 <극한직업>에서 가장 완성도 있는 코미디를 만들어 냈다.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보여주는 참신함은 영화적인 만족도를 떠나서 힘겨운 감독의 열정과 과정을 느낄 수 있었고 호감과 동정의 시선이 생겨났지만, 그후의 두편의 코미디 영화들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데뷰작에서 느껴졌던 기대와 호감이 연결되지 않았고 그래서 코미디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이기도 했겠지만 우선 '웃기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극한직업>에 대한 기대치는 생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극한직업>은 '웃겼다' 코미디 영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다른 코미디 영화에서 쉽게 소비되는 억지를 부리는 장면들도 간혹 눈에 띄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코미디 영화에서 흔하게 반복되는 과한 장면으로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불편함은 없었다.

한국코미디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선웃음, 후감동'의 법칙을 무시한채 '선웃음, 후웃음, 끝까지 웃음'으로 직진하는 모양새는 나름의 세련미를 장착 하면서 억지스러운 몇몇 장면들을 여과시키는 기능으로 전이 되면서 코미디 영화의 소기의 성과를 이뤄낸다. 특히 벤츠녀와 'ㅇㅁㅂ' 장면은 뒤집어 질만큼 웃겼다.

배우들도 눈에 찬다. 다섯배우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배우들에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극한직업>속의 다섯배우들의 다섯 캐릭터의 재단은 충분한 장점으로 얘기할 수 있다.

특히, <범죄도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진선규와 이쁨 이쁨을 자랑하던 이하늬 콤비의 모습은 <극한직업>을 가장 빛나게 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류승완의 <베테랑>속에서 모델 장윤주는 그가 톱모델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수 있는 좋은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속에서는 이하늬가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아니 찰진 욕지거리와 막힘없는 행동들은 <베테랑>속의 그녀의 역할을 뛰어넘어 어느 순간 영화적인 중추적인 역할로 옮겨 가게 한다. 그 과정에는 그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진성규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진선규는 그야말로 '날아다닌다'고 할만큼 물만난 고기 마냥 영화속을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주무르는 수준이다. 송강호나, 최민식 정도의 캐리어와 이미지에서 나올 수 있는 '쥐락벼락'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그가 정말 갓 1년전의 신인배우를 탄 그 배우가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정도다. 앞으로 그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이 예정되어 있지만, 어쩌면 그는 이러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뛰어넘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배우의 모습으로 만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은 <극한직업>에서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고 찰지게 하는 코미디의 역할에 충분하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번 영화에서는 확실하게 이벙헌 감독의 코미디 성향에 대한 것들은 느낄 수 있다. 마치 류승완 감독이 데뷰초기때부터 액션영화를 고집하는 모습과 같이 이 영화에서도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 고집이 느껴진다. 작정하고 액션을 고집하며 '액션키드'라는 별칭을 얻은 류승완 감독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있고, 그러한 고집은 결국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현재 류승완 감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겹쳐지기도 한다. 아마도 이병헌 감독은 '액션키드'가 아닌 '코미디키드'가 짐작 된다.

현재 <극한직업>은 나의 기준으로 이해할 수 없는(?) 흥행 광풍이 불고 있다. 곧 천만 영화가 되것 같고, 이 천만 관객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긴 생각해보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천만 영화가 어디 한둘인가. 흥행은 며느리도 알수 없는 것이란걸 새삼 느낀다.

그렇지만 이러한 영화, 그러니까. 최근 한국영화의 영화들이 대부분 대규모 자본들이 들어가는 블럭버스터급 영화들에만 집중할때, 이러한 소소한 영화들이 등장해서 영화판을 한번 뒤집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소소한 영화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쉽게 개봉되고 쉽게 사라졌다. 그래서 <극한직업>의 흥행은 여러가지의 의미를 만들 수 있다.

영화 제작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판돈'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패가 어떤 것이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복불복의 게임처럼 진행되는 도박판과 전혀 다를게 없는 영화판에서 이런 적은 제작비로 알차게 만들어지는 영화들의 흥행은 반갑다. '판돈'의 거품을 뺄 필요가 있다.

물론 영화같지도 않은 정말 엉망진창 같은 영화들이 흥행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반대 하지만, <극한직업>은 그러한 영화들과는 다르다. 나름의 노력들과 함께 억지와 무지로 무장한채 관객들에게 애처롭게 구걸하는 답답한 영화는 아니다. 웃음을 만드는데는 분명 황당한 장치들이 필요하고, 그 장치들을 어떻게 기발하게 쓰여질 수 있는지가 큰 관건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장치들을 좋은 타이밍에 적재적소 한다.

기분 좋고 유쾌하다. 코미디 영화에 이거면 충분하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2.03 21:18:25
웃을 수 없는 이들을 웃겨주세요 ​
대부분 사람이 <극한직업>이라는 제목을 한 이 영화를 보면서 동명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EBS의 그것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큐멘터리와 이 영화는 완전 딴판이다. EBS의 다큐멘터리는 ‘극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을 찾아가 목소리를 듣고 경험을 나누는 데, 이 영화는 수사를 위해 치킨을 팔게 된 어느 형사들을 다룬 코미디 장르이다. 말하자면 동명의 두 작품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EBS의 다큐멘터리는 ‘웃을 수 없는 이들’을 보며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코미디 장르의 이 영화는 ‘웃을 수 없는 이들’을 보며 ‘웃겨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즉 두 장르는 피어나는 웃음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다르다. 그들의 삶에서 피어나는 웃음이 스크린 속에 환원될 때, 그것은 이해와 동정을 요구하는 다큐멘터리가 된다. 반면 그들의 삶에서 피어나는 웃음이 스크린 밖으로 환원될 때, 그것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도록 돕는 코미디 영화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눈여겨볼 부분은 무엇일까.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일까? 아닐 테다. EBS의 다큐멘터리는 그 일이 위험한 걸 알면서도 일해야만 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반면 <극한직업>은 그 일이 위험하다는 걸 아는 이들, 배에 12번 칼을 맞고도 살아남은 고상기(류승룡) 반장이 대표적인데, 그들의 행동에는 자신들이 처한 위험이나 위험도가 드러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영화 중간에 악당들에게 납치된 마봉팔 형사(진선규)를 보면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혼자서 다 때려눕히리라는 확신이 들 정도다. 즉 이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현실감이 전혀 없다.



그리고 늘 그렇듯, 현실을 반영하는 듯하지만 현실감이 없다는 점은 그것을 방패 삼아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하는 도구가 되어왔다. 겉보기에 현실의 무엇처럼 보이지만, 전혀 현실성이 없기에 그저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를 볼 때는 그 현실성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치장되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비현실성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때 이 물음에 추가로 물음을 얹어본다면, 이 비현실성은 그 장소가 아니라 ‘현실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그들로 하여금 현실을 부정하게 한 이유를 물어야 할 것이다.




웃을 수 없는 현실



웃을 수 없는 이들은 웃을 수 없는 현실에 있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웃겨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 웃을 수 없는 현실을 포기한다. 현실을 바꾸는 게 아니라, 현실이기를 포기하면 그건 붕 떠버려서 그저 맘 놓고 웃을 수 있게 된다. 어떤 망상으로의 도피는 바로 이때 벌어진다. 요컨대 작년에 개봉했던 <염력>이 어이없는 상상임에도 나름의 의의가 있었던 것은, 그 이야기의 불균형이나 개연성 부족에서 시선을 거두고 나면 보이는 ‘현실이기를 포기한’ 이야기 덕분이었다.



현실에 있지 않으면서 현실을 헤쳐나간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현실이기를 포기한 이들이 허공을 허우적댐에서 오는 시각적인 유머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 헤매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물에 빠졌을 때 살기 위해 허우적대는 모습이 지나가던 누군가에게는 우스꽝스러운 맥주병처럼 보일 수 있듯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겪는 시행착오가 지나가던 누군가에게는 근시안적이거나 덜렁대는 아둔함으로 보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우스꽝스러움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 일의 당사자가 아니라 관찰자라는 점에 있다. 영화를 본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우스꽝스러움은 우리 삶에 존재하는 어떤 일의 가능성이고, 그것이 타인에게 벌어졌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자신의 옛 경험을 이입하며 함께 슬퍼하거나 혹은 남일이라면서 그저 웃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 있지 않다고 상상하는 이들이 현실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 코미디 영화라면, 그 웃을 수 없는 상황을 보며 웃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또한 그들과 같은 상황에 부닥친 것일 테다. 왜냐하면 영화관에 있는 우리도 이곳이 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 영화관은 현실이 아니고, 영화 속 인물들도 자기들이 현실을 산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코미디 영화의 안팎은 일치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 이야기 같은 남 이야기를 코미디 영화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그들의 모습이 현실을 사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영화관 속의 우리도 현실이 아닌 장소에서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 된다. 따라서 영화 속에서 실수하거나 발길질 당하는 이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 모습이 사실은 우리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모른 체했기 때문이고, 그것을 알게 하지 못하는 게 코미디 영화의 주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치유로서의 영화



코미디 장르 연구가 서곡숙은 “코미디 영화의 핵심은 등장인물이 어떤 위기와 위협에 빠지더라도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관객에게 주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패트와 매트>나 <톰과 제리>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상황에도 늘 멀쩡하게 살아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들의 모습과는 별개로 그들이 처한 상황은 ‘정말로’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톰과 제리>에서 톰은 전기톱을 든 제리에게 쫓기고 <패트와 매트>에서 패트와 매트는 자기들이 뭘 하는지도 모른 채 물건을 수리하고는 한다.



그러나 영화관에 있는 우리는 그 위협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영화 속의 사건들은 영화 속에서만 위협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영화라는 것이 현실이 아닌 만큼 영화관에 있는 우리는 현실에 있지 않다고 여기게 되는데, 영화 속 이들에게 우리가 이입한다면 우리는 그때 ‘현실을 헤쳐나가는 것’이 된다. 요컨대 영화 속의 위협적인 상황은, 우리가 현실에서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모른 체하는 그런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코미디 영화의 아이러니는 그 인물들이 우리를 닮았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처한 상황도 사실은 우리의 고민이라는 점에 있다.



코미디 영화가 갖는 치유로서의 가능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은 치유로서의 영화(Cinema Therapy)이다. 예를 들어, 분명 이 영화에서 직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는 이들이 해고 위기에 처하고 얼떨결에 치킨으로 대박을 낸다는 것/업종을 바꾼다는 것은 실업난과 불경기라는 우리 사회의 양면이 담겨 있을 것이다. 즉 이들의 모습에는 위협적인 상황을 흘려 평범한 상황으로 만들고, 그 속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비범한 인물이 되어 문제를 격파하려는, 현실도피로서의 망상이 깃들어 있다. 어쩌면 이것을 점령당한 현실을 피해 아직은 안전한 현실 밖으로 잠시 도피하고는, 독립군을 모아 현실을 수복하는 것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조하자면, 이 ‘현실도피’는 부정적인 성격이 아니다. 이것은 어쩌면 비현실로의 망명에 가깝다.



그리고 위에서 했던 말을 암기하자면, 코미디 영화의 핵심은 등장인물이 어떤 위기와 위협에 빠지더라도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관객에게 주는 것에 있다. 다시 말해서, 코미디와 같은 삶은 어떤 위기와 위협에 빠지더라도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코미디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정말로 코미디인가?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헤쳐 나가는 힘겨운 삶을 코미디라고 생각하면서, 그 고통을 내면이 아닌 외부의 비현실로 흘려보내면서, 마치 모르핀처럼 코미디라는 단어를 고통을 잊기 위한 진통제로 남용하는 건 아닐까?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연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며 우리 자신을 치유하려 한다. 요컨대 그 다큐멘터리가 그들을 치유하려는 우리의 마음이라면, 이 코미디 영화는 우리를 치유하려는 시네마테라피이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에게 보내는 웃음이라는 게 치유의 주된 도구인데, 그렇다면 영화 속의 ‘웃을 수 없는 이들’은 왜 웃음이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테다. 그들은 웃음을 도둑맞은 걸까? 아니면 애초에 웃을 수 없는 상황인 걸까? 코미디라는 장르의 이상함은 바로 이곳에 있다. 영화라는 것이 관객을 스크린에 몰입하여 감정적인 동화를 끌어내는 치유의 역할을 겸한다면, 그 코미디 속의 상황은 결코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그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동질감을 느끼면서 함께 울어야 하지 않을까?



이 영화를 관람하던 도중에, 어느 남자가 우는 모습을 보았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그 슬픈 이야기의 전말은 이렇다. 고상기 반장이 형사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하)고 치킨집이나 하고 있다는 사실을 타박하는 부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겹쳐 떠올린 어느 관객이 울음을 터트렸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그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동질감이 느끼며 함께 우는 이는 바로 그 남자인 셈이다. 이 남자의 존재로 인해 이 영화가 ‘코미디’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모두가 웃는 그 장면에서 홀로 우는 그 남자의 존재가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면, 그 울음이 웃음으로 가득 찬 영화관 안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웃음이 사실은 비현실로 도피한 우리가 허심탄회하게 내뱉는 현실에 대한 실망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렇다면 어쩌면 그 남자야말로 현실에 남아 그 고통에 홀로 맞서 싸우는 게 아니었을까.



어떤 면에서 이 영화의 존재는 근래의 한국영화 사이에서, 그 현실에 홀로 맞서 싸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치킨집이라는 요소는 한국영화에서 메인은 아니지만 거의 주요한 요소로, 서민이나 서민에 버금가는 ‘눈물 젖은 빵’의 역할을 해왔고, 어떤 방식으로든 여러 영화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담당해왔다. 요컨대 그 치킨이라는 단어는 더는 유희적인 음식이 아니라, ‘눈물 젖은 빵’ 뒤에 있는 ‘장발장’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 눈물 젖은 빵을 훔친 장발장은 『레미제라블』이라는 소설에서 초반부에 잠깐 등장하고 말뿐이다. 다시 말해서 그 소설의 주인공은 장발장이 아닌데, 장발장은 그 비참한 이들과 그들로 이루어진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이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치킨집을 차린 형사들이 아니라, 그 비참한 이들과 그들로 이루어진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이고,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바로 관객석에 있노라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화법은 근래의 한국영화들이 역사는 선택받은 누군가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 실행에 대한 의무와 뿌듯함만을 영화 밖의 우리에게 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쉽게 말해, 이 영화는 미친놈을 이기기 위해 미쳐야 한다는 게 아니라(<베테랑>), 미쳤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상상과 그 세계를 풀어놓는 것처럼 보인다(<염력>). 그 미친 세계가 현실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게 영화의 주된 요지이다.



그 미친 세계는 무엇입니까. 이 영화는 어느 형사 영화처럼 부조리한 현실을 코미디의 힘을 빌려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한 후, 그 비현실에서 진행되는 일들은 웹툰 <신암행어사> 등장인물 문수가 말하듯이,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연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런 일은 절대로 바라면서 살지 마!”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그에 대한 근거로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상세한 스펙은 영화의 마지막에 밝혀진다. 여기서 방점은 마지막에 밝혀진다는 게 아니라, 그 밝혀짐의 쾌감이 마지막의 전투장면에서 올라온다는 점이다. 그 밝혀짐의 쾌감은 마치, 이들이 이렇게 잘 싸울 수 있는 이유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고 그런 이들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지 못했던 것은 단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게 미친 상황이고, 그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미친 짓이고, 그 작용을 영화 밖으로 돌리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세상이 미친 탓이요, 즉 우리는 미친 세상에 홀로 맞서 싸우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사실 그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부정된 현실이 현실 세계이고 부정되지 않은 세계는 미친 세상이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이 모두 우연이라는 말은 현실 세계에서 미친 세상으로 진입하겠다는 것, 요컨대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어쩔 수 없이 미친 세상에 내팽개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고, 그 미친 세상에서 잠시나마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기적은 영화관이라는 꿈의 스크린, 우리의 상상과 욕망을 보여주는 스크린이라는 거울의 존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노라고 이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물음은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한다.



EBS의 다큐멘터리는 ‘웃을 수 없는 이들’을 보며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코미디 장르의 이 영화는 ‘웃을 수 없는 이들’을 보며 ‘웃겨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이 두 가지 장르의 차이는 중요하다. 다만, 우리가 사는 곳이 다큐멘터리이고 그들이 사는 곳은 코미디이다. 다시 말해서 영화 속의 그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웃을 수 없는 우리를 보면서 웃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웃을 수 없는 이들은 웃을 수 없는 현실에 있다. 코미디 영화는 그들이 우리를 통해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불러온다. 현실을 바꾸는 게 아니라, 현실을 불러와서 현실이기를 포기하면 그건 붕 떠버려서 그저 맘 놓고 웃을 수 있게 된다. 어떤 망상으로의 도피는 바로 이때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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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JINU 님의 리뷰
2019.01.17 23:51:58
코믹에서 액션으로, 치킨에서 마약으로 / 극한직업 (2018)
코믹에서 액션으로, 치킨에서 마약으로 / 극한직업 (2018)



이 글을 써내려 가며 한편으로는 참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곽정은 컬럼리스트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적어도 산악인이라면,
이산, 저산, 여러산을 다녀본 사람만이 산에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말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은
분명 나는 이런류의 한국영화를 보는 빈도는 극히 드물고,
더욱이 이병헌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며,
마지막으로 전문가도 아닌 사람의 시선의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글을 작성하며 느끼는 바는
내용이 극히 주관성을 띌 확률이 매우 높을텐데
나의 자격이란 과연 괜찮은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괜찮을 것이다.

영화감독의 '영화라는 도구'는
자신의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해 세상에 던지는 것이 역할지만
그 영화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닐것이다.

나는 물론 전문작가는 아니라는 변호를 할 수 있겠지만
내가 글을 남기는 것 역시 모든 사람의 공감을 위하진 않는다.
혹시 또 모르지.
나와 취향이 비슷한 누군가는 내글을 보고 후회하거나 안심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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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다.
본론과 결론은 짧게 쓰고 싶다.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이 영화는
나쁘다, 형편없다로 구분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어떤 부분이 훌륭하고 인상적이며
'이것'때문에 이영화를 추천한다고 말하기역시 어려운 영화이다.

내러티브는 참신하지도 진부하지도 않다.
티저에서 보여진 내용이 전반부에 배치되어 호기심과 흥미를 유도하였고
이후 상황들은 티저에서 짐작할 수 없는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내가 '어색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아마 이병헌감독의 주된 표현방식인듯 해보인다.
일상에서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코믹요소를 형성하는 방식을 끌어오기보다는
슬랩스틱이나 다소 과장된 표정과 몸짓, 대사의 구성과 흐름 등이
개인적으로는 어색하였지만
그러한 방식을 꾸준히 어필하여 전체를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단히 아쉽지만
뭔가의 아류작인 느낌과
뭔가의 반복되는 클리셰들은 영화가 마치는 순간까지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의도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여러 영화에서의 오마주를 이 영화에서 가볍게 풀어낸듯 하며
개인차에(물론 개인이 확보?? 하고 있는 영화의 장면적인 DATA)
따라 그것이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 될수도 있겠다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러티브의 변곡선이 과하게 꿀렁거리는 최근 영화의 흐름이 대세라면
이 영화는 기승전결의 전개가 큰 곡선없이 무난하게 흘려보내는

무덤덤하고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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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 님의 리뷰
2019.02.10 01:57:14
마음껏 웃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지금까지 한국 코미디 영화는 전형적인 공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주인공의 코믹한 등장으로 시작되는 영화가, '갑자기 분위기가 진지'해지면서 작품의 톤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경우로,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과 구슬픈 음악이 등장하며 눈물을 흘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때면, 이제는 언제까지 이런 기획 영화를 봐야 하나라는 푸념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한 웃음을 보장해주는 구성으로 이뤄졌고, 이는 마치 1980~90년대 성룡의 영화들처럼, 코미디와 액션이 적절히 결합한 형태로 제작됐다.

이런 구성을 가능하게 해준 이병헌 감독은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2013년)로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후, <스물>(2015년)이나 <바람 바람 바람>(2018년)을 통해 충무로 차세대 코미디 감독으로 성장했다. 그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들을 연출해왔는데요. 그러면서도 특유의 '말맛'을 보여줘 왔고, '농담 수위의 줄타기'를 아슬아슬하게 잘타는 감독으로 인정받아왔다.

또한, '아무말 대잔치'처럼 들릴 수 있는 대사라 할지라도, 작품에서 큰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단서가 된다거나, 현재 한국의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퇴직금으로 치킨집 사장이라도 되어야 한다는 대사는 현재 은퇴 시기를 맞이한 '베이비붐 세대'의 모습을 대변해주기도 하며, 한 여성이 도둑으로부터 자신의 차를 훔치는 것을 막아내는 과정에 대해서 '경찰서장'(김의성)은 "이제 '김여사'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대사의 의미를 곱씹어가다 보면 <극한직업>이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영화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극한직업>에서 대표적인 캐릭터는 단연 '고반장'을 연기한 류승룡인데, 그는 <명량>(2014년)의 '구루지마'를 연기한 이후, 주연 영화에서 단 한 번도 흥행을 기록하지 못했다. <손님>(2015년), <도리화가>(2015년), <염력>(2018년), <7년의 밤>(2018년)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대로 스토리텔링 하지 못하며 실패했고, 이는 그에 대한 조롱으로 번졌다. 포털 사이트 영화 섹션의 '명대사' 목록만 보도라도, "류승룡 기모찌!", "리슌신('구루지마'의 대사)",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 그 조롱의 강도가 심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류승룡은 이 작품을 통해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와 액션을 동시에 선사하며, <내 아내의 모든 것>(2012년) 속 카사노바 연기 이후 오랜만에 자신의 매력을 톡톡히 제공하는 웃음 연기를 펼쳤다. 류승룡은 이번 영화에서 목숨을 걸고 수사에 나서지만, 실적은 바닥인 만년 반장인 '고반장'을 맡았다. 그는 7개월 동안 12kg의 체중을 감량하는 준비과정까지 거쳐야 했는데, 덕분에 작품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소품들인 치킨을 앞에 두고 먹지 않았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병헌 감독은 "류승룡의 캐스팅 소식에 나뿐만 아니라 제작사와 스태프 전원이 일제히 환호했다"라고 밝혔고,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로 시작되는 류승룡의 치킨집 전화 인사말은 그가 맡아 온 '배달의 민족' CF와 너무나도 잘 밀착되어 관객에게 자동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아마 이 덕분에 류승룡의 대표 필모그래피가 <극한직업>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도 감히 해본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단순히 류승룡의 원맨 코미디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고반장'이 있는 마약반 식구들의 불협화음 속에 공존하는 하모니를 가장 큰 예로 들 수 있다.

사실상 필터링 없는 거친 입담은 기본인 마약반의 살림꾼 '장형사'를 맡은 이하늬, 수원 왕갈비 집의 아들로, 갈비 양념을 전수하여 만들어낸 통닭을 입소문 내게 한 원인인 '마형사' 역의 진선규, 형사의 본업을 잊은 마약반 동료들 대신 나 홀로 수사에 매진하는 추격자 '영호' 역의 이동휘, 실전경험은 없지만 주방 보조로 열정을 불태우는 막내 '재훈'을 연기한 공명까지, 이들의 시너지 효과는 작품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여기에 빌런 캐릭터들도 웃음을 마음껏 선사한다. <바람 바람 바람>에서 이병헌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신하균이 마약반이 잡고 싶어 하는 악당 '이무배'를, 유쾌한 입담은 기본이며, 트레이닝과 헤어밴드라는 독특한 스타일로 '이무배'와 쌍벽을 이루는 '테드창'을 연기한 오정세의 호흡도 볼 만한 관람 포인트다. 또한, 이제는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에 자신은 '악역'이 아니라고 홍보까지 하는 배우 김의성이 경찰서장을 맡아 웃음을 선사해준다.

이러한 배우들의 하모니는, 지난해 여름 40도에 가까운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1주일간 만들어낸 오프닝 추격 장면, 배우들과 무술팀 100명이 동시에 싸우는 수사 장면 등 다양한 액션에서 더 빛을 발한다. 이를 위해 마약반을 연기한 배우들은 캐릭터별로 다른 액션을 구사하기 때문에, 7주간 액션 스쿨에서 기술을 배워갔다. 이런 배우들의 노력은 작품을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됐고, 영화는 웃음 반, 액션 반을 버무린 양념치킨처럼 만들어졌다.

2019/01/17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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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7 21:41:57
2019년 초부터 '천만 영화'가 탄생하였다.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2월 6일, 1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2019년 첫 1000만 영화가 되었다.

배우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 7번방의 선물 > 이후 4번째 천만 영화를 달성했으며 80년생 이병헌 감독은 최연소 천만 관객 동원 영화를 만든 감독이 되었다. <극한직업>의 천만 흥행을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이병헌 감독은 유쾌한 청춘 코미디 <스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한 성인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이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주연배우 류승룡의 경우 <손님>의 흥행 실패 이후 <도리화가>, <염력>, < 7년의 밤 >이 연달아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낮은 성적을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극한직업>은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열어본 성적표는 훌륭했고 설 연휴 효과를 톡톡히 받으며 천만 영화에 등극하였다. <극한직업>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인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극한직업>의 인상적인 측면 중 첫 번째는 익숙한 소재의 조합이다. 영화 <극한직업>은 고반장이 이끄는 마약반이 국제 범죄조직 일당을 잡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범죄 조직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러한 기본 골격은 수사극과 치킨이란 익숙한 두 소재를 적절하게 배합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장르물이 인기를 끌면서 경찰이나 형사는 익숙한 직업이 되었다. 2018년만 해도 <독전>, <암수살인> 등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치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먹거리라 할 수 있을 만큼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그만큼 대중적이며 치킨을 이용한 유머코드도 인터넷상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된다.

이 두 가지 소재의 결합은 자연스럽고 편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자극적이거나 매니아틱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웃음코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마약반이 형사와 치킨집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예기치 못한 반응을 선보이는 당황스러움은 이 작품의 웃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장사가 안 되는 치킨집인 줄 알고 수사본부를 꾸렸더니 연달아 찾아오는 손님에 닭을 튀기는 모습이나 범죄조직 일당의 뒤를 쫓다 지원이 오지 않아 실패한 영호의 불만 등. 여기에 '오늘 장사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설명하는 마약반의 반응은 공감대가 넓은 웃음을 자아낸다.

두 번째는 모든 캐릭터에게 부여한 코믹성이다. 코미디 장르의 많은 영화들이 모든 캐릭터를 코믹하게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발하는 웃음 때문에 관객들이 쉽게 질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색에 따라 웃음의 색깔이 정해져 있기에 반복되는 웃음은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대사나 장면이 나오지 않고서야 웃음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전개하는 캐릭터를 분리시키는 연출을 일반적으로 택한다. 그런데 영화 <극한직업>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게 웃음 코드를 부여한다.

진중한 얼굴과는 다르게 가벼운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고반장 역의 류승룡이나 예상치 못한 거친 매력을 선보이는 장형사 역의 이하늬는 물론 <범죄도시>, <동네사람들>에서 강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 진선규가 맡은 마형사는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한 사차원 캐릭터로 폭소를 유발해낸다.

여기에 꺼벙한 느낌을 주는 영호 역의 이동휘와 '제정신이 아닌 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재훈 역의 공명까지. 다섯 명의 마약반은 뚜렷한 개성을 통해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재미를 준다. 여기에 악역 이무배와 테드 창, 경찰서장과 씬스틸러 3층 아줌마까지 주조연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다양한 방법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세 번째는 감동을 포기한 스트레이트 코믹이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가장 큰 고질병 중 하나는 '무리한 감동 코드'라 할 수 있다. 마치 작품이 지닌 작품성을 위해서는 꼭 감동 코드가 들어가야 된다는 듯 눈물샘을 자극하는 지점을 집어넣었다. 이는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을 둔하게 만드는 건 물론 드라마 장르에 비해 깊은 감정을 주기 힘들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선택이 되곤 하였다. 특히 유튜브 등을 통한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세대는 흐름을 갖춘 서사가 있는 웃음보다는 더 재미있고 빵 터지는 웃음을 중요시 여긴다.

<극한직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만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극에 있어 늘어지거나 전개가 둔해지는 지점이 없다. 만년 반장인 고반장과 아내 사이의 갈등을 통해 감동 코드를 집어넣을 지점이 있었음에도 이런 감동 역시 예상치 못한 웃음으로 치환시켜 버린다.

코미디 장르의 쾌감이라 할 수 있는 웃음을 최우선으로 두다 보니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과 웃음을 주는 장면의 구분 없이 코믹함이 이어진다. 이 선택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고질병이었던 감동 코드를 치료함과 동시에 좀 더 부드럽게 코믹함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한국 영화계에서 코미디는 한때 가장 사랑받는 장르였지만 애매한 웃음코드와 감동의 강요라는 고질병으로 아쉬움을 낳았다. <극한직업>은 폭 넓은 웃음코드와 오직 코믹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승부하는 뚝심을 통해 큰 재미를 선사한다. 올 설 연휴 예상치 못한 천만 영화가 된 <극한직업>은 코미디 영화가 지닌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웃음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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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4 22:40:03
36000원짜리 통닭처럼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잘나가도 너무 잘나가는 영화. 설연휴에 극장에 가보니 한국 영화시장이 코미디를 못버리는 이유를 확실히 알겠다. 웃었으면 성공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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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01:34:48
마치 닭에 갈비 소스를 부은 것처럼
닭과 갈비소스의 조화가 좋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극한직업>은 마치 갈비 소스 치킨과 같다. 생각하지 못한 두 존재의 만남으로 인해 영화는 상당히 흥미로워진다. 소스와 치킨의 만남은 코믹과 범죄의 만남처럼 어울리지 않을듯하지만 상당히 어울린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 적절하게 이 두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는 <극한직업>은 긴장이 아닌 코믹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즉, 영화는 철저하게 코믹을 중심으로 범죄 드라마를 꿈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속해서 웃음을 주고 있는 영화는 마치 이들이 치킨집 장사를 하면서 형사임을 망각하듯, 범죄 드라마임을 순간적으로 망각시킨다. 이렇게 계속해서 망각을 연속하다 보면 영화를 코믹적으로 보게 된다. 코믹적으로 흘러가는 영화는 한없이 가벼워지다가도 어느 순간 무거워진다. 이 사이 완급조절 역시 어느 정도 진행을 하고 있기에 영화의 장르 변화가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르가 장르인 만큼 영화는 오락성을 잡고 이야기보다는 상황과 대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상황은 끊임없이 웃기고 대사도 끊임없이 웃긴 부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흐름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예상처럼 흘러가되 <극한직업>은 자신의 색을 갖추고 영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뻔한 이야기에 매력 있는 웃음 코드와 상황을 끊임없이 던져주고 있기에 상황에 맞춰서 영화가 흥미롭게 전개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개그 코드를 최대한 대중적으로 맞추고 흥미롭게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전혀 상반되는 두 직업 치킨집과 형사의 만남이 생각 이상의 흥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단순한 이야기를 영화는 자신만의 코믹과 흥미로운 상황 전개를 통해 계속해서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유발하고 있는 흥미는 영화에서 큰 동력을 주고 있고 그 동력은 영화의 힘이 되고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각자의 매력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18.01.24 cgv 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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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19.01.24 00:25:03
영화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장르가 무엇인 것 같냐고 누군가 물으면, 난 바로 코미디라고 할 것 같다. 그리고 충무로에서 이 코미디라는 장르를 책임질 유망한 감독을 꼽으라면 바로 이병헌을 꼽을 것이다. 이병헌 감독이 '스물'에서 보여준 각본과 연출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스물'에서 갓 성인이 된 철부지들의 세상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과 패기를 담은 그의 각본은 일상의 말투를 리드미컬하게 살리며, 그 박자 위에서 춤추는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끊임없이 질주하는 스토리는 예측불허다. 본인의 이야기 속 인물들의 왁자지껄한 모험을 통해 이병헌은 현실 속의 고민들과 문제들을 위로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웃음을 통해 해소하고자 했다다. 그 다음 작품인 '바람 바람 바람'은 다소 실망적인 작품이 됐으나, 리메이크가 아닌 본인의 각본으로 다시 돌아온 이병헌 감독은 다시 한번 그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어떤 면으로는 성장한 면모까지 보였다.
각본가 이병헌의 캐릭터들은 찌질하고 나약하게 묘사된다. 그들의 약점은 굉장히 선명하고, 첫 몇 씬 안에 관객은 이들의 문제점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병헌의 캐릭터들 또한 본인들의 문제들을 굉장히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캐릭터들은 영화 내내 본인들의 결점에 대해서 만큼은 해탈한 듯한 태도, 그리고 그런 뻔뻔함에 서로가 답답해하며 부딪히는 모순적인 상황들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아가는 이병헌의 코미디 전략인 듯하다. 게다가 '스물'이나 '극한직업' 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여러 명이기 때문에 이 충돌이 잦다. 다시 말해, 쿨내가 진동하는 캐릭터들은 수적으로 넘쳐흐르는데, 서로가 서로의 쿨함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 많아서 웃음 포인트가 자연스레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 충돌을 표현하는 대화들은 일상적인 뉘앙스가 잔뜩 풍기며, 슬랩스틱은 찰지게 연출되기 때문에 코미디에 공감이 됐다. 여기에 각본가로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이병헌의 모습을 더 보자면, '스물'에 비해 시각적 코미디의 비중을 더 늘렸다는 것과 셋 업과 페이오프로 꽉 찼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에 나온 디테일들이 후에 유머의 형태로 돌아오는 군더더기 없는 각본과 배우들의 출연작들인 '범죄도시', '서울역'에 대한 레퍼런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머 포인트가 이곳저곳에 숨어있다. 이런 재치 넘치는 각본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에드가 라이트가 연상되는 수준이었다 (물론 에드가 라이트의 천재성에 범접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말이다).
보통 캐릭터에 허점이 있다면,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그 캐릭터는 본인의 허점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병헌 감독은 이미 본인들의 캐릭터들이 그 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고 전제하는 것 같다. 영화의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성장하기 위한 무대가 아닌, 이들의 약점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계속 꼬집는 용도로 쓰인다. 세상이 계속 본인들의 약점을 후벼파며 고통의 몸부림을 치는 모습에서 관객은 웃음을 얻게 되지만,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이 인물들의 장점을 조금씩 더 부각시킨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는 장점과 단점이 뒤섞인, 멋있는 모습과 추한 모습이 공존하는 인물들의 본모습을 아름답게 그린다. 여기서 감독은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도 최선을 다해 세상과 맞서려는 주인공들을 응원한다. 특정 계기나 모험이 아닌, 이미 그 자체로도 충분히 멋있는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 담긴 시선으로, 그는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고 싶은 것이다. '스물'이 이제 갓 성인이 된 청년들을 응원했듯이, '극한직업'은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화이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극한직업'과 '스물'을 조금 더 비교하자면, '스물'은 한국의 청춘을 주 소재로 삼은 반면, '극한직업'은 조금 더 광범위한 듯하다. 경찰, 자영업자, 가장의 애환을 조금씩 조금씩 골고루 다루기 때문에, 좋게 보면 한국 사회의 다양한 구석들을 모두 담아냈다고 볼 수도 있고, 안 좋게 보면 주제가 좀 난잡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만약에 주제가 조금 더 명확하고 집중됐었다면 여운까지 겸비한 최고의 코미디 영화가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스물'은 주인공이 3명이었던 반면, '극한직업'은 사실상 류승룡이라는 주인공 1명과 비중이 굉장히 높은 조연 4명을 두고 있다. 물론, '스물'은 청춘의 다양한 고민들을 보여주기 위해 주인공을 여러 명으로 둔 것이긴 하지만, 그 대가로는 각자의 플롯들이 좀 불균등하게 됐다고 느껴졌다. 반면, '극한직업'은 마약반의 형사들이 모두 특급 케미를 뽐내는 다자간 버디캅 코미디를 연출하는 동시에, 류승룡의 고민에 좀 더 집중하는 동시에 모든 인물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 면에서는 훨씬 선명한 듯하다.
아쉬운 점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액션 연출인 듯하다. 클라이막스의 액션 씬은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그 전에 있는 액션 씬들은 모두 편집이 너무 빨라서 좀 난잡하게 느껴졌다. 음악도 처음에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클리셰와도 같은 스타일로 시작해서 좀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클라이막스의 시원시원한 록 사운드는 상당히 괜찮았다. 여러모로 클라이막스가 아주 훌륭한 영화다.
배우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캐스팅과 연기였다. 류승룡, 이하늬, 이동휘, 진선규, 공명, 신하균, 오정세 모두 각자의 인물들의 개성을 대사와 뉘앙스를 통해 정말 훌륭하게 표현하며 인물들 간에 밀고 당기는 역학과 호흡도 완벽하게 살렸다. 영화를 보고 나고, 이 배역들을 다른 연기자가 맡을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아예 상상이 안 될 정도로 그냥 완벽히 소화했다. 단, 공명 정도는 좀 아쉬웠는데, 이는 배우 본인의 문제라기 보단 그의 캐릭터가 너무나 단순하고도 뻔한 경찰 막내 캐릭터였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아쉽다는 감상일 뿐, 공명의 연기도 굉장히 좋았다.
코미디가 어려운 이유는 말, 문화, 어조, 상황, 환경 같은 것들이 구체적이어야 극대화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에서 치킨의 의미, 치킨집 시장의 상황, 경찰의 처우와 인식, 한국 영화들의 클리셰, 배달의 민족 CF과 류승룡, '범죄도시'와 진선규 같은 것들은 그 누구도 아닌 한국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병헌 감독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범죄 코미디로 합치며 말도 안되게 웃긴 동시에 어딘가 그럴듯하고 익숙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 다양한 클리셰들을 비틀어 버리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빚어냈다. 벌써부터 나는 이병헌표 코미디 차기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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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K 님의 리뷰
2019.01.18 22:47:29
이번엔 다릅니다, 정말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상업물이 아닌 ‘작품성을 가진 상업영화’로 꽤 좋은 가치를 지니는 코미디물이 적당히 지켜줘야할 것들이 있다.

1. 웃겨야하지만, 약자성을 비웃는 치졸한 유머는 안 된다.
-한국의 몹쓸 코미디 코드는 여태 약자성을 건드리며 생명력을 유지해왔던 경우가 많다. 특히 영화를 보다보면 불쾌한 지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이 약자성을 건드려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다.

2. 공통적 코드를 건들이되, 너무 질질 끌면 안 된다.
-배우들은 웃기려고 스크린 안에서 발악을 하지만 관객들이 한 번도 웃지 않는 건 무척이나 민망한 일이다.

3. 플롯의 정교함보다는, 기존의 플롯을 비틀어서 ‘어떻게’ 보여주냐가 더 중요하다.
-코미디 장르의 장점이다. 뻔한 플롯이라도 그것을 표현할 때 현명하게 비틀어서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면, 또 새롭게 느껴진다.

극한직업은 위의 세가지를 무난하게 지켜주며, 익숙함과 동시에 참신함, 새로움으로 무장해 무려 두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을 무리 없이 끌어간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들에 실망한 관객들도 많을 것이나, 이번엔 그가 저격한 코드들이 드디어 ‘알맞게’ 관객들에게 와 닿은 것 같다. 두 시간 동안 쉴틈없이 유머를 생산하는 그 에너지와, 뻔할 틈 없이 계속해서 캐릭터와 연출을 비틀어 유쾌한 패러디를 보여준 감독의 저력에 꽤 놀랐다. 무엇보다도 치킨 장사라는 대한민국의 웃프지만 별 볼일 없는 작은 소재를 가지고 이만큼의 코미디 장르물을 뽑아냈다는 건, 이병헌 감독의 뛰어난 감각과 센스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오로지 돈을 위해 생산되는 흔한 상업영화들과는 다르다. 감독의 야심과 힘이 돋보이며, 영화적 다양성이 충족되어있는 영화다.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고, 영화적 클리셰에 현실적 면모를 반영해 잘 비틀어 ‘새로움’을 연출했다. 각종 유명한 장면들과 코드들을 패러디 해 다양한 시퀀스를 선사해주기도 한다. 코미디 장르로서의 작품성을 갖추고서, 철저히 대중적인 맛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캐릭터와 연출, 플롯, 다양성, 코드, 캐스팅 그 무엇 하나 엉성한 것 없이 잘 꾸려져 있다. 특히 진선규 배우는 엄청난 힘을 보여주며 스크린에서 춤을 춘다.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그런 유머를 할 줄 아는 감독. 이병헌 감독은 비틀기와 패러디에 뛰어난 것 같다.

포스터를 보고 많은 관객들이 그저 그런 한국영화라고 생각할 것 같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정말로.

+)영화가 뻔하고 클리셰가 많다는 점이 모든 장르의 영화에 있어서 단점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보단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비틀어서 표현하는지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사랑 영화가 수없이 나와있지만, 앞으로도 사랑 영화는 끊임없이 생산될 것이다). 가끔 관객들은 상업 코미디 물에 지나치게 인색하다. 영화가 자신의 ‘컨셉’을 정해두고, 그것을 향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해내 뛰어나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상업영화는 어렵지 않고 친숙해야한다는 일종의 법칙을 따라야 그 목적을 이뤄낸다. 모든 영화가 예술 영화처럼 진지한 고민과 사유를 담아내야하는 건 아니다. 모든 영화가 번쩍이듯 새로워야하는 것도 아니다. 기존의 것을 비틀고 패러디할 때 그 가치가 더욱 커지기도 한다. 모든 영화는 다른 영화의 모방물이고, 동시에 새로운 창조물이다.

어쨌든 영화도 ‘예술’이다. 문제 의식이나 철학적 메시지가 존재하기 이전에, 어떠한 컨셉과 그를 따르는 연출적 미학이 존재한다. 장르마다 나름의 미학적 요소들을 충족하고 있다면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예술 영화에 재미가 빠졌을때 그것을 비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이것도 일종의 눈치싸움이다). 그런데, 상업물에 진지함이 빠지면 왜 이렇게도 인색하게 따지려 드는 걸까?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다는 말에서, ‘대중성’이란 것과 ‘작품성’의 의미를 영화마다 다르게 봐야할 필요가 있다.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시상식 드레스에 무채색의 면 소재가 어울리지 않듯(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심플하고 톤 다운된 일상복에 커다란 다이아몬드는 어울리지 않는다. 왜 다이아몬드가 없냐고 물으면, 영화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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