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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헨리 5세 (The King)

드라마 / 2019

개요
드라마, 영국, 호주, 헝가리, 133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9.10.23 개봉
감독
데이비드 미코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숀 해리스
로버트 패틴슨
벤 멘델슨
릴리 로즈 멜로디 뎁
톰 글린 카니
토마신 맥켄지
시놉시스
왕위 계승을 원치 않는 까탈스러운 잉글랜드 왕자 할은 왕실 생활을 버리고 백성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폭압적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할은 왕위에 올라 헨리 5세가 되어 이전에 그토록 도망치고자 했던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젊은 왕은 궁정 정치와 아버지가 남기고 떠난 전쟁과 혼돈을 처리해야 한다.

절친이자 멘토인 늙은 알코올중독 기사 존 팰스타프와 관계를 포함하여 과거 삶의 감정적 가닥들도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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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리뷰
26

호도 님의 리뷰
2019.10.18 19:02:57
끝나지 않는 전쟁
영화 <더 킹: 헨리5세>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최초 상영되었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4000여석을 꽉 채운 열기. 10월에 국내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며, 넷플릭스에는 11월에 공개된다.

당대 잉글랜드는 오랜 원수 와도 같은 프랑스와 백 년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잉글랜드 곳곳에서 들고 일어나는 반란군에 진퇴 양난의 상황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혼란스러운 나라에서 방탕하게 살아오던 왕자 할이 점차 군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헨리 5세의 즉위를 기점으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초반부는 조금 갈피를 못 잡는 전개였다고 본다. 일단 부자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할의 방탕한 삶의 이유나,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 등에서 더 구체적인 표현이 필요했다. 영화에서는 헨리 4세의 무능한 통치 정도를 이유로 드러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골은 무엇이 시작이었는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일대일 전투를 하는 상황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적 고증을 실현하는 방식에서 각본의 섬세함이 떨어졌다. 그러나 헨리 4세의 죽음 이후 이어지는 시퀀스에서는 감탄을 멈출 수 없다. 영화에서 대사로 말하듯, 그는 믿을 수 없는 신하들의 자문에 의지해 일들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헨리 5세에 이입해 함께 결정장애를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완벽한 전쟁영화도, 영웅담도, 정치영화도 아니므로 그저 한 사람의 고뇌와 끝없는 발걸음만이 있을 뿐이다. 이 때 존 폴스타프의 등장이 숨통을 트이게 한다. 조엘 에저튼이 유쾌하고 듬직한 왕의 친구 폴스타프를 연기한다. 폴스타프는 유일하게 왕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와 함께 프랑스에서 치른 아쟁쿠르 전투는 백년전쟁 중 손에 꼽히는 잉글랜드 대승의 역사를 만든다. 영화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젊은 왕은 군사들의 앞에서 포효하며 사기를 돋우고, 진흙탕 한가운데에서 구르며 처절하게 싸운다. 아쟁쿠르 전투 전날 폴스타프와 대화를 나누던 할은 “이제 와서야, 나는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어.” 라고 말한다. 참담한 내면이 드러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왜 서로에게 칼을 들이미는지. 갑옷과 투구를 벗은 진흙탕 속의 군주. 이긴 전장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기분이 더럽다고 말하던 폴스타프의 말을 떠올리며 그는 전쟁터를 둘러본다. 잉글랜드로 돌아온 헨리 5세는 프랑스의 왕녀 까트린과 혼인한다.

이미 과거는 아득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걸어왔는데, 그의 앞에는 그보다 더한 길만이 남아 있다. 사람을 죽이고 몇 날 며칠을 토악질을 하던 할은 그것이 참혹할지언정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영화는 두사람의 혼인으로 끝이 나지만,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은 강한 여운을 남긴다. 전쟁은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주연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보기 위하여 이 영화를 접할 거라고 생각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연기다. 그간 티모시 샬라메가 스크린에서 보여준 연기를 떠올려 본다. 수많은 팬을 만들었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그는 첫사랑의 열병을 겪는 소년 엘리오를 연기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 특유의 섬세한 감정연기와 방황하는 내면을 그려냈다. 이후 작인 <뷰티풀 보이>와, 제작시기는 더 이르지만 최근 국내 개봉한 <미스 스티븐스>에서는 격렬한 감정 표현으로 관중을 압도한다. 미스 스티븐스 개봉 당시 영화 번역가 황석희 분이 티모시 샬라메의 필모그래피가 전부 비슷한 색을 띠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힌 적이 있다. 지브이를 관람하면서 어느정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는데, 이번 더 킹에서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연기한다. 감정을 토해내는 데에 통달한 듯했던 20대의 젊은 배우는 군주가 되어 끊임없이 감정을 삼켜낸다. 애절했던 눈은 아주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시기적으로 아주 영리했고, 이 배우가 CMBYN이후 우리를 또 한번 놀라게 할 수 있었다는 점에 찬사를 보낸다.

티모시 샬라메와 호흡을 맞춘 조엘 에저튼은 어린 왕이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든든하게 해낸다. 폴스타프가 전투 전 작전을 만류하는 할에게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며 볼을 쓰다듬는 장면은, 이후에 대법관이 왕에게 ‘친구’라고 칭하며 기만하는 것에 더욱 분노를 일으킨다. 로버트 패틴슨의 변모도 대단하다. 티모시 샬라메와 로버트 패틴슨의 대면이 영화의 킬링 포인트 중 하나인데, 아둔한 프랑스의 왕세자 역할을 기가 막히게 해낸다. 두 사람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흥미로운 장면으로, 꼭 영화관에서 보기를 추천한다. 티모시의 비공식(?) 여자친구 릴리 로즈 뎁 과의 후반부 대화장면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더 킹: 헨리 5세>, 배우의 앞날을 기대하게 되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두 번 정도 본다면,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말에 담긴 뉘앙스를 더 잘 이해해 볼 수 있다. 압도적인 아쟁쿠르 전투는 꼭 스크린에서 보는 것이 좋겠다. 무려 4500석의 야외상영이 매진이 되었다. 8일, 9일 biff가 티모시 샬라메와 더 킹의 열기로 가득했다. 10월 말 전국 일부 극장으로 찾아온다. 모두 이참에 티모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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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님의 리뷰
2019.10.24 02:15:12
셰익스피어의 미숙한 거울상
[더 킹: 헨리 5세]는 방탕한 왕자 해리가 아버지 헨리 4세의 죽음으로 왕위에 오르고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헨리 5세와 아쟁쿠르 전투를 다루는 창작물은 400년동안 셰익스피어가 [헨리 5세] 연극에서 만들어놓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영화로도 로렌스 올리비에와 케네스 브래너에 의해 두 번 만들어졌고 두 번 다 연극에 충실하게 각색되었다.

[더 킹]은 조금 다른 시도를 한다. [헨리 5세]를 세 번째로 각색하는 대신 그를 거울삼아 완전히 반대되는 헨리 5세를 스크린에 담으려고 한다. 셰익스피어 풍의 중세 영어 대사가 이어지지만 내용은 완전히 반전된다. 존 폴스타프는 해리 왕자에게 버림받고 쓸쓸히 죽는 대신 그에게 발탁받아 아쟁쿠르 전투까지 그를 보필하고, 아르플뢰르 공성전에서 "Once more unto the breach" 연설이나 아쟁쿠르 전투에 앞선 성 크리스핀 축일의 연설을 기대한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 길에서 배신감을 곱씹어야 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를 미러링한 면모는 영화 전체가 주는 메세지에서도 드러난다. 헨리 5세의 영광스러운 전투와 잉글랜드의 승리에 대해 노래했던 셰익스피어와 다르게 영화는 전쟁과 죽음을 통해 누가 이득을 얻는가, 누가 전쟁을 만드는가에 대한 반전주의적 물음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런 시도가 참신할지언정 잘 표현되진 못했다고 느꼈다. 영화의 주제에 맞게 셰익스피어풍으로 창작한 새 대사들은 셰익스피어가 쓴 대사들만큼 분위기를 장악하는 힘이 없다. 티모시 샬라메는 언제나 훌륭한 배우지만 미국 출신이라는 한계로 인해 얼굴값 이상을 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표정연기와 프랑스어 연기는 훨씬 나았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아쟁쿠르 전투씬은 최근의 여느 중세 전쟁영화가 그렇듯이 왕좌의 게임의 영향을 짙게 받은 느낌을 준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더 킹]은 넷플릭스의 이전 중세배경 작품인 [아웃로 킹]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기존에 유명한 작품이 있는 시대를 선택해서 그 이면을 보여준다는 개념의 영화를 만들지만 중세 시대의 느낌을 미술과 촬영으로 훌륭하게 재현하는 것 이상의 기억에 남을만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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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님의 리뷰
2020.03.12 03:26:58
시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전쟁은 엄연한 사실이자 팩트이다. 이는 자명하게 그 전쟁을 겪은 시대의 사람들이 아니여도 많은 부분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쟁을 이끄는 우두머리를 비롯한 일종의 지도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전쟁을 치루고 있음에 <더 킹: 헨리 5세>에서 그러한 심리전을 보여주며 드러나지 않는 진실에 대한 중요성을 대사로 까지 내뱉으며 강조하며 결국 이야기는 끝나지만 2시간이 훌쩍 러닝타임은 그 치밀한 감정을 고조시키지 못해서 계속 가라앉게 만든다. 애초에 너무 뻔한 서사라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무의미한 전쟁씬마저 넣어버리니 그것은 그것대로 지루해지는 클라이맥스가 되어버렸다는 게 아쉬울 따름. 하지만 연기만큼은 진실되어 그정도로 볼 가치는 있다.

(20200311 메가박스 명작 리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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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누키 님의 리뷰
2020.02.16 22:11:06
호구 프랑스
헨리 5세의 이야기는 정말 한국의 세종처럼 정말 많은 작품으로 만들어진 왕이라 또냐...싶긴 했지만 아버지가 프랑스인인 티모시 샬라메가, 영국왕에 영국인인 로버트 패틴슨이 프랑스 왕자로 나온다는 점에서 흥미로워 찾아봤는데...확실히 다른 작품들과 포인트가 약간 달라서 괜찮으면서도 이건 너무 영국 만만세 느낌이랔ㅋㅋㅋ

후반도 좀 맹탕이고 드라마나 영화라기 보다는 특선같은 느낌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할버드나 영국활을 이용한 전투 등 볼거리는 생각보단 괜찮았네요~ 물론 배우팬이 아니라면 추천하지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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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Job 님의 리뷰
2019.12.30 16:47:08
이것들이 하라는 일은 안하고...
#더킹_헨리5세 #The_King #넷플릭스_제작사 #판시네마_배급 #데이빗미코드_연출 #티모시샬라메 #조엘애저튼 #로버트패틴슨 #션해리스 #릴리로즈멜로디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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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Film 님의 리뷰
2019.11.10 19:46:04
굉장한 흡입력
말로 설명하면 지루할 것만 같은 탁상공론 장면들 위주의 길고 긴 140분의 러닝타임, 그러나 놀랍게도 '더 킹'의 러닝타임은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끔 빨리 지나간다. 훌륭한 각본, 배우들의 소름 돋는 호연, 웅장한 프로덕션 디자인, 아름다움 그 자체인 시네마토그라피, 깔끔한 연출과 편집, 섬세하게 디자인된 돌비 애트모스 특화 사운드 디자인과 아름다운 스코어... 가히 올해의 영화 리스트에 올려본다. 기생충, 조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애드 아스트라, 열여섯의 봄, 미드소마, 메기, 미드90, 돈 워리, 더 길티,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행복한 라짜로 등...좋은 영화들이 넘쳐났던 풍족한 2019년. 올 연말 최고 기대작들인, 극장 개봉이 확정된 세 편의 넷플릭스 영화 중 첫 타자부터 굉장한 만족감을 선사했기에, 순차적으로 개봉될 아이리시맨과 결혼 이야기가 매우 기대된다. 2019년이 영화 보기 아주 좋은 해였던 것만큼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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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님의 리뷰
2019.11.07 20:05:16
조명의 아름다움과
간결함이 주는 매끄러움에 대한 것을 상기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에서 나름 선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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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10:45:27
최소 5부작이라도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왕위의 자리와 지키고 싶었던 자기의 신념 등 좀 더 깊은 생각과 고뇌를 그려냈을거 같다. 2시간 안에 그 내용을 담기에는 부족한 시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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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님의 리뷰
2019.11.05 08:38:43
'헨리 5세', 익숙한 스토리와 영리한 플롯의 만남
1. 궁정 밖에서 퇴역 군인인 '존 팔스타프(조엘 에저튼)'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던 '할(티모시 샬라메)'. 왕위를 계승할 예정이었던 동생이 전쟁에서 사망하고, 부왕인 '헨리 4세(벤 멘델슨)'도 병으로 죽자 할은 잉글랜드의 왕으로 즉위한다. 할은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는 왕이 되고자 하지만, 프랑스의 왕세자인 '도팽(로버트 패틴슨)'의 도발로 인해 프랑스와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믿음직스러운 친구 존과 속을 알 수 없는 신하 '윌리엄(숀 해리스)'의 도움 속에 전쟁을 수행하면서, 할은 왕의 자격과 책임을 배우고 진짜 왕으로 성장해 나간다.

2. <더 킹: 헨리 5세>는 사실 예상 가능한 스토리를 지닌 영화다. 실제 역사와 원작인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스포일러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버지와 대립하는 아들이 여러 현실적인 역경을 딛고 아버지를 능가하는 업적을 이룬다는 스토리는 이미 숱한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접한 익숙한 전개다.

실제로 영화 초반부의 전개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영화는 반란으로 분열된 잉글랜드 왕국을 통합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도 소중히 여기는 성군의 탄생을 다룬다. 하지만 할이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에 도착하면서 이 단조롭고 익숙한 영화는 조금씩 생명력을 얻는다. 이 생명력의 원천은 바로 영화의 플롯이다. 할과 그 주변에 등장하는 세 인물 간의 관계를 신뢰라는 주제로 풀어낸 플롯은 인물에 따라 각기 다른 장르를 영화에 부여하면서 할의 성장담을 뻔하지 않게 만든다.

3. 할 주변에 있는 존, 도팽, 윌리엄은 친구, 적, 신하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우선 할은 존을 그 누구보다도 신뢰한다. 설사 그가 자신의 명령을 어길지라도, 단지 자신의 경험과 감에 의존해 전투의 전략을 짜더라도 할은 그를 신뢰한다. 그리고 그를 향한 신뢰는 할이 성장하는 초석이 된다. 존은 할의 신뢰에 보답이라도 하듯, 왕으로서의 부담감에 짓눌리는 할에게 본래 그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바쳐 할이 잉글랜드와 잉글래드인들의 왕이라는 사실도 정확히 일깨워준다. 이러한 할과 존 사이의 신뢰 덕분에 할이 병사들 앞에 서서, 그리고 존을 사지로 몰면서 외치는 격려사는 통상 성장드라마로부터 기대하는 것 이상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도팽은 할의 적으로, 그가 등장하면서 <더 킹: 헨리 5세>는 전쟁영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할은 그를 결코 신뢰하지 않으며 전장에서 만나기 전에도, 만난 후에도 그의 저의를 의심한다. 이러한 도팽에 대한 의심은 존에 대한 신뢰와 정반대 방식으로 할을 각성시킨다. 존으로부터 잉글랜드의 왕이라는 정체성을 깨우친 후에, 할은 도팽과 그의 프랑스 군에 대항해 처절하고 참혹한 전투를 펼치면서 왕으로서 다해야 할 책무를 배운다. 존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불신의 대상인 도팽을 꺾으면서 할은 병사들도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왕으로 거듭난다.

윌리엄은 할의 충실한 신하로 신뢰로 보이는 관계가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이 작품의 장르 중 정치 드라마를 대변한다. 왕으로서 만나는 사람들은 완전한 친구도 적도 없다. 할은 사람들을 존처럼 완전히 신뢰해서도, 도팽처럼 완전히 불신해서도 안된다. 설사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물이더라도 할은 그의 저의를 고려해야만 한다.

아쟁투르 전투 이후 윌리엄과의 대화를 통해 할은 신뢰와 불신 사이의 균형이 왜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마침내 왕의 정체성, 책무, 자격을 모두 깨달은 '헨리 5세'로 거듭난다. 이러한 할의 변화와 성장은 초반부 여동생과의 대화라는 복선을 회수하는 전개이기도 하며 이 영화의 플롯이 얼마나 영리한지를 보여준다.

4. 그래서 <더 킹: 헨리 5세>는 익숙하지만 뻔하지 않다. 이 영화는 흔한 시대극도 아니고, 평범한 성장기도 아니며, 일반적인 전쟁영화도 아닐뿐더러 손쉽게 예상할 수 있는 정치 드라마도 아니다. 모든 것을 포함하지만 전형적이지는 않다. 또한 주연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 그리고 빛과 그림자의 활용한 연출은 이 작품의 플롯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준다.

티모시 샬라메는 왕으로서 뚜렷한 의지를 지닌,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불안해하는 할의 외면과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배우 본연의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이 한계를 스스로 벗어나려는 작중 인물의 상황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할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형성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얻은 인기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빛과 조명의 활용도 인상적이다. <더 킹: 헨리 5세>를 보다 보면 인물들의 실루엣만 등장하거나 인물의 얼굴에 강한 명암대비가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조명은 영화 전개에 있어서 확실성을 제거해서 영화 전반적으로 낮게 깔리는 긴장감을 형성하고, 영화 말미 약간의 반전을 더 효과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한편 강한 그림자와 명암 대비를 통해서는 믿음과 불신, 두 주제 사이의 긴장관계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5.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 덕분에 살아난 할과 달리, 다른 인물들이 상당히 평면적으로 묘사된 부분은 그렇다.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지만 듬직한 동료, 비열한 적, 꿍꿍이를 알 수 없는 신하라는 인물들 자체가 단편적이고 도구적으로 활용된 결과인 셈이다. 실제로 이들은 할에게 가르침 혹은 깨달음을 주고 나면 영화에서 그 존재감이 사라져 버린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사뭇 스케일이 커 보이는 전투씬은 실제 전투 양상을 잘 반영하고, 영화의 분위기를 따라 사실적이고 처절하게 잘 연출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좌의 게임> 시즌 6의 윈터펠 전투 혹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아웃로 킹>의 전투씬처럼 어디선가 본,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전투씬들로 인한 기시감을 떨쳐내기 힘들다. 또한 영화의 전개가 다소 느리고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적으로 분출되는 것이 아니도 보니 호불호가 갈릴 여지도 크다.

그러나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단조롭지 않은 플롯과 적절한 빛의 활용, 그리고 배우의 연기를 통해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겨 낸 것은 분명히 높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 중 고민 없이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 <더 킹: 헨리 5세>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영리하고 안정적인 헨리 5세의 대관식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owlppami 님의 리뷰
2019.11.02 17:53:36
영국 맛이란 걸까
잉글랜드의 왕 '헨리 5세'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주인공 '할'이 왕에 즉위하고 '아쟁쿠르 전투'를 승리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로 쉽게 영국의 정통 사극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왕위 계승에 관심조차 없었고 아버지 헨리 4세와는 달리 온화한 성격의 그였지만 결국 잔혹한 정복자가 되고 마는 이름처럼 결코 멋지지 않은 왕의 자리를 그렸다고 할까요.​

얼마만큼 고증이 잘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통'이란 단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중세 시대를 멋지게 재현했구나 싶은 영상미입니다.
알록달록 튀고 어색한 화려함이 아닌 중후함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미술.​

그리고 결코 멋지지 않은 중세 전투의 재현이 그렇습니다.
챙- 챙- 짜여진 칼싸움 따위가 아닌, 그야말로 삶과 죽음이 오가는 처절한 진흙탕 싸움으로 극한의 현실성을 추구한 전투신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이름 그대로 '왕'의 자리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시대 배경이나 역사적 관계 등을 알지 못하면 이해와 몰입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정쟁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가 꽤 평이하게 진행되는 흐름이라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계사에 정통하고 이쪽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어떨까 싶지만... 그냥 영화로만 보기엔 꽤 어려운 내용입니다.
워낙 허구한 날 전쟁만 가득한 유럽의 역사라 짤막하게 찾아보기도 어렵군요.

아무래도 지식 부족이 그나마 있는 극적 요소들 마저 밋밋하게 만들어버려 꽤 어려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애초에 가벼운 오락영화도 아니긴 했지만... 별 관심 없는 역사 다큐를 본 느낌입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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