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에게 이름이란 무엇일까, 이름은 그 사람을 대표하고 또 귀속한다. 다른 누군가와 자신의 이름을 교환하고 그것으로 부른다는건, 그렇기에 그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가족의 여름 별장에 연구하러온 아버지의 동료와 사랑에 빠진 소년의 시각에서 사랑이 처음에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떻게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또 그것의 상실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보여준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꽤 고전적인 청소년 순정물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동시에 - 아주 당연하게도 - 퀴어 영화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리버의 목에 걸려있었고 그와 사랑에 빠진 엘리오의 목에도 걸린 다윗의 별은 정체성의 확인을 의미하고, 둘의 사랑은 헤테로 로맨스 영화였다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을 나이차와 시간적 제한을 넘어 더 큰 벽을 마주한다. 올리버가 떠난 뒤 엘리오에게 건네는 아빠의 조언은 사랑이 끝난 뒤 그것을 어떻게 돌아볼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랑의 기쁨을 기억하는만큼 그 상실이 주는 슬픔과 고통을 기억하고 있어야한다. 그것 역시 사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김광석의 유명한 노래 제목을 비틀어 얘기하면, '너무 아픈 사랑이었기에 진짜 사랑이었음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구성하는 연출, 음악, 연기 등의 요소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올리버와 엘리오가 이어지기까지 섹슈얼한 긴장감을 루즈하게 놔두지 않고 우상향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주제곡 Mystery of Love가 깔리는 부분에선 영화를 보기보다 눈을 감고 느끼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 역시 청춘 연기의 역대 최고 반열에 올라갈 정도인데, 난생 처음으로 게리 올드만이 원망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론 그것을 뒷받침해준 아미 해머와 마이클 스털버그의 연기 또한 쌍 엄지를 들 수 밖에 없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다. p.s.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고대 헬레니즘 문화와의 연관성이다. 물론 대놓고 엘리오의 아빠와 올리버의 직업이 고고학자로 나오지만, 알렉산드로스와 헤파이스티온을 언급하는 주제곡 'Mystery of Love'의 가사와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언급이 이런 생각을 가중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