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약한 한 흑인 아이의 성장과정을 다룬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 라이트>.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성 소수자'와 '마약', '유색인종'이라는 다소 자극적일 수도 있는 소재들을 영화 제목 '달빛'이 주는 기운처럼 뭔가 절제된 분위기로 한 흑인 아이가 커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상처와 성장과정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성장기의 샤이론을 연기한 세 연기자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훌륭했으며, 아역, 청년, 성년의 모습을 조각처럼 모아 한 사람의 얼굴을 담아 만든 영화 포스트도 인상적이었다. 세 배우가 담아낸 성장과정 속 샤이론의 눈빛은 늘 뭔가 우수에 젖은 듯하다. 몸집이 왜소하여 '리틀'로 불리며 늘 따돌림을 당하며 마약에 찌든 무능력한 홀어머니의 무관심으로 지독한 사춘기를 겪으며 외롭게 자라던 한 흑인 아이가 자라 소년 '샤이론'이 되고 청년 '블랙'으로 성장해 가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조금씩 찾아간다. 그런 샤이론의 암울한 세상에 한 줄기 빛으로 나타난 후안과 그의 여자 친구 테레사, 그리고 그의 유일한 친구 케빈... 그들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자전거 탄 소년>에서 시릴의 자전거를 힘껏 밀어주었던 사만다 처럼 그들도 샤이론에게 있어 구원자가 아닐까 싶다. 언젠가는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된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말라. 후안이 샤이론에게 했던 말처럼 그는 어떤 삶을 결정했을까? 마약중독자 어머니와 마약거래상 후안, 보편적이지 않은 성 정체성 등 샤이론을 둘러싼 환경들은 마주하기 불편한 점들이 있다. 하지만 병든 샤이론 어머니가 잘못 살았다며 흘리는 참회의 눈물과 비록 마약거래상의 어두운 삶을 살아가지만 외롭고 힘든 약자 어린 샤이론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둘씩 알려주는 후안과 그녀의 여자 친구 테레사의 따뜻한 공감과 배려에서 그 불편함에는 한 쪽 눈을 지그시 감게 만든다. 나름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삶을 견디며 오롯이 살아내려 애쓰는 모습 때문일까? 달빛 아래 홀로 선 모든 삶을 위해 달빛 아래서 모두가 푸르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