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규원
2022.09.16
추억은 방울방울.
아이들의 생존기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살아남기>> 시리즈 만화를 정주행했었고, <<15소년 표류기>> 역시 굉장히 재밌게 읽었었죠. 그렇기에 이 작품이 공개되고 예고편이 공개됬을 때 분위기는 살짝 다르더라도 아이들의 생존극이라는 점에서 꽤나 큰 기대를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유쾌한 생존극하고는 꽤나 거리가 있는 결과물이었지만요. 이 작품의 감독 이시다 히로야스의 전작인 <<펭귄 하이웨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느 날 주인공 소년의 일상에 기이한 현상이 관측되고, 그것에 대하여 아이들이 필사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자신들이 목표했던 바를 이뤄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특출난 것은 아니나 이 작품이 가지는 휘황찬란한 작화에 눈을 뺏기게 됩니다. <<펭귄 하이웨이>>때처럼 역동적이지는 않으나 역광을 활용한 바다의 황홀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이더군요. 이런 작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듯 이 작품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생존극이라기 보다는 정적인 비주얼이 빼어난 판타지 영화에 가까운 구성을 띄고 있으며, 생존과 관련된 부분은 플래시포워드 형태로 가볍게 넘어갑니다. 오히려 작중 인물들이 처해진 공간은 마치 그들의 유년기의 추억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인사이드 아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고편에 나온 여름의 이별여행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죠. 아이들이 추억을 묻어두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어쩌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봐왔던 <<펭귄 하이웨이>>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뭔가 이 작품이 좀 더 향수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편이죠. 물론 <<펭귄 하이웨이>> 때처럼 구체적인 설정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입장에선 뭔가 개운하지 못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바다를 묘사하는 유려한 작화와 아이들의 기억을 섬세하게 보듬는 연출력은 꽤나 인상적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