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어가 중요한 게 아니었네요

시장 바닥 오지랖 할매와 구청 공무원의 적당적당한 가족 드라마 혹은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굉장한 이야기를 숨기고 있어서 깜짝 놀란 영화입니다.​ 옥분 할머니와 공무원 민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바로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그려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켜 후반엔 정말 제대로 폭발시키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 이미 다 알려져 스포일러라고도 하기 뭣하므로, 2007년 미국 하원 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실화가 모티브입니다. 청문회에서 증언하신 분은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라고 합니다.​ 당사자의 아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전해 듣고 보는 이의 입장에선 감정이 북받치는 대배우 '나문희'님의 명연기였습니다. 호박고구마부터 정말 폭이 넓으신 분 ㅎㅎ 연기상을 휩쓴 것이 충분히 납득되고도 남습니다. ​ 후반의 극적 요소가 너무 '극적'이라 약간 거슬리긴 합니다만, 시장 바닥 홀로 근근이 사는 옥분 할머니의 사연, 꿈을 접고 공무원이 된 민재의 사연 등등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꽤 많은 사연들이 있는데 이들을 놓치지 않고 잘 수습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대략 수습률은 80% 이상?! 그리고 감정이 고조된 순간에 적절히 환기 또는 이완하는 센스가 꽤 탁월했고 말이죠. ​ 덮고 잊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잊지 말고 수십 년이고 수백 년이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좋은 주제만이 아니라 그 자체의 완성도도 훌륭하므로 오래오래 기억되는 영화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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