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급 호러 액션 장인이 사이버펑크를 만나자 나오는 시너지.

로버트 로드리게스는 호러/B급 액션 성향의 감독이다. 로버트 로드리게스는 에드가 라이트나 쿠엔틴 타란티노와 더불어 컬트적 인기를 얻기도 한다. B급 정서를 가진 그의 뽕 맞은 액션 시퀀스가 스플래터 호러와 결합하면 쿠엔틴 타란티노도 그에게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는 가히 장르의 왕이라 불릴 만하다.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프로젝트로 둘이 같이 한편씩 맡아 동시 개봉을 했을 때 타란티노의 ‘데스 프루프’보다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플래닛 테러’가 더 끝내줬다는 것은 B급 덕후라면 상당수 동의할 것이다. 감독이 제임스 캐머런에서 로버트 로드리게스로 바뀐 이상 영화의 색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임스 캐머런 특유의 넓고 깊은 세계관과 내러티브보다는 강렬한 이미지와 이야기적 깊이보다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정형성보다는 B급 성향 등. 알리타는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느낌이 강하게 만들어졌다. 신체 절단을 잘하는 감독이 있다. <데드 얼라이브>의 피터 잭슨, 일본 고어의 상징인 소노 시온 등. 최근에는 ‘데드풀’ 시리즈가 메이저 영화에서도 마음껏 신체 절단을 해냈다. 하지만 이 분야의 가장 정신 나간 감독은 역시 로버트 로드리게스다. 여전히 브레이크가 없다. 물론 영화 내에는 피 한 방울도 나오진 않는다. 실제 사람이 신체 절단되는 장면은 신체가 프레임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 외의 캐릭터는 사이보그라서 마음껏 신체를 자르고 부서도 된다는 것이다. 감독이 신나지 않을 리 없다. 신체 분쇄 강도가 영화 ‘마셰티’보다 높다. 사람이 아니니까! 관객에 어린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화 등급 기준에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 정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고 현재 절판된 원작 만화와의 비교는 무의미할 것 같다. 어린 시절 <총몽>을 읽었던 필자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져 다시 읽고자 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책을 다시 구하기 쉽지 않았다. 영화 개봉과 더불어 전자책 출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터, 아쉬운 부분이다. 이 영화가 원작의 깊이까지 재현해내지 못한 것은 누가 봐도 흠일 것이나 스플래터 호러의 B급 향취가 절로 나는 영화가 된 시점에 장르적으로 별개의 작품에 가까워졌다. 오히려 19금으로 장르적으로 더욱 진하게 풀어냈다면 더욱더 좋았을 것이다. 블록버스터의 한계다. 20세기 폭스 영화다. 이제 디즈니 품으로 들어왔겠다, 데드풀3의 감독에 로버트 로드리게스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