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CineVet
2019.06.02
고질라보다 커져버린 단점의 존재감
(약간의 스포일러)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간단 후기 - 스토리의 개연성, 인물 행동의 당위성을 조금이라도 신경 쓴다면, 거르는 것을 추천한다. 오로지 괴수들이 한바탕 하는 장면,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 일단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감독이 생각보다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단순 괴수들의 결투를 다루는 것을 넘어, 환경 문제나 종교적 코드 이용 등 영화 속에 이것저것 담으려 노력한 티가 난다. 특히 후반부에 부서진 국회의사당을 노골적으로 비추는 것을 보면 현 미국 정부를 향한 비판도 담아보려 한 것이 아닐까란 추측도 해본다. 문제는, 제대로 건진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 먼저 환경 문제에 관한 논의는 너무 진부하다. 인간이 환경에서 병적 존재이므로 쓸어버려야 한다는 악당의 계획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것도 서로 싸우게 만들거나(킹스맨), 절반을 없애거나(인피니티워), 지구를 부수는(울트론) 등 아주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수없이 들었다. 이번 영화의 악당은 그걸 괴수를 이용하자는 계략으로 바꿨을 뿐이다. - 종교적 코드도 마찬가지이다. 환경의 혼돈마저 신성화하는 악역들, 그리고 고질라가 질서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통제 불가한 고질라를 전폭 지원하는 선역들. 둘 다 생각없는 광신도들이다. 십자가 너머로 기도라의 포효를 잡는 장면에서 이런 코드를 참 노골적으로 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물들 행동을 보면 단순 코드를 넘어 그냥 사이비 종교 수준이라 어이가 없었다. - 사실 위 두 가지 말고도, 기본적인 개연성이나 당위성 자체가 총체적 난국이라 답답했지만 오로지 괴수들만 생각하자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런데, 그것마저 아쉬움이 많았다. 2014년도에 개봉한 전편 <고질라>와 비교할 때, [퍼시픽 림] 시리즈에 비유하자면 이번 편이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 가까웠다. <고질라(2014)>의 경우, <퍼시픽 림>처럼 괴수들의 거대함과 육중함을 인상적으로, 제대로 표현했다(물론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퍼시픽 림>이 훨씬 재밌다). 그에 반해 이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단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단순 화려함에만 치장하다보니, 크기를 두드러지게 하는 연출보다는 괴수들의 액션에 집중하는 앵글, 연출이 많았다. 결국 스케일은 커졌는데, 체감되는 스케일의 차이가 딱히 없다. 그나마 영화를 살리는 액션 마저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 사실 이런 영화들은, 서사를 단순화하고 볼거리에 더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존 윅] 시리즈만 봐도 단순하지만 최소한의 개연성을 갖춘 스토리에, 철저한 고증과 노력을 담은 통쾌한 액션으로 찬사를 이끌어냈다. 하나 이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욕심이 과했다. <고질라(2014)>가 준수한 완성도에 지루함이 딸려왔다면, 이번 편은 지루함보단 답답함과 어이없음의 콜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