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inoDAY
KinoDAY

KinoDAY

2024.08.13

리볼버 | 돌고 도는 탄실을 대화와 미장센으로 장전하다

약속을 깬 대가가 없다 흔히 장르를 관객과의 약속이라고 한다. 스토리텔링과 미장센, 연출 등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 변하지 않는 선이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약속은 상업영화에서 중요하다. 관객이 특정 장르에 특정 재미와 쾌감을 기대하는 한, 장르 영화는 이를 충족할 때 흥행하기 때문. 전투기 시퀀스로 중무장해 액션 블록버스터의 자격을 뽐낸 <탑건: 매버릭>과 슈퍼히어로 영화답지 못한 서사, 빌런, 액션을 보여준 <더 마블스>의 차이가 그 방증이다. 물론 모든 영화가 언제나 장르의 관습을 따르지는 않는다. 과감하게 규칙을 깨부수기도 한다. 그런 작품은 종종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는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대중적이지 않은 내용의 전기 영화였다. 그러나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두 개의 시간선으로 나눈 후 교차하는 과감한 시도로 관객과 비평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도전과 위험은 한 쌍이다. 규칙을 파괴하고도 대중을 매료하려면 그 관습을 깬 이유와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는 이 리스크를 간과했다. 익숙한 한국 누아르 영화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노력으로 가득하지만, 그 시도가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을 가시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리볼버>는 고이 숨겨 놓은 진의를 보여주기도 전에 관객으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 다만 <리볼버>을 위한 변명이 한 가지 남아있기는 하다.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개봉일과 플랫폼을 잘못 선택한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 의도나 메시지, 연출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여름 시장에 통하는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OTT에서 공개하거나, 1달 먼저 개봉한 <탈주>와 개봉일을 맞바꾸는 게 더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리볼버>의 완성도가 받쳐 줬다면 이 모든 악조건도 어렵지 않게 넘겼겠지만. Acceptable 무난함 액션과 스릴 대신 대화와 미장센으로 장전한 누아르. 지루하거나 묘하거나.

https://blog.naver.com/potter1113/223547350763